화두 수행단계 챙김

어두운 방에서도 소홀하지 않다

근와(槿瓦) 2017. 11. 9. 00:41

어두운 방에서도 소홀하지 않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굉지¹(宏智)선사는 처음에 단하순(丹霞淳)선사를 뫼시고 지내는데 대중과 더불어 공안을 가져 담론하다가 불각중에 크게 웃으니, 순 선사 꾸짖어 말하기를 너의 이 한 웃음 소리에 잊은 공이 적지 않다. 너 잠시라도 화두를 잊으면 곧 죽은 사람과 같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느냐?하니 지가 재배 복응하고 나서는 후에는 비록 어두운 방에 있을 때라도 소홀함이 없었다.

 

<>

고인은 도를 논하다가 웃는 것을 오히려 꾸짖었거늘 하물며 지금에 공부하는 이들이 세간의 우스개 소리로 배를 안고 웃되 싫은 줄을 모르니 단하가 이것을 보면 무엇이라 말하랴.

 

1. 굉지(宏智) : (1091~1157) 명주(明州) 천동정각(天童正覺)선사다. 정원(靑原)14(), 단하순(丹霞淳)선사의 법을 이었다. 일찍부터 총명하여 7세에 하루 수천언을 외우고 10세에 오경(五經) 칠사(七史)를 외웠다고 한다. 경을 보고 발심하여 정명사(淨明寺) 본종(本宗)에게 축발하고 18세에 유방하면서 대사를 발명하지 않고는 맹세코 돌아오지 않으리라.하고 여주(汝州) 고목성(枯木成)에 참예하여 오래 있어도 깨치지 못하고 단하순에게 갔다. 단하 묻기를 어떤 것이 공겁(空劫)이전의 자기냐?」「샘밑(井底)의 개구리가 달()을 삼켰으니 삼경(三更) 어둠에 밝은 발()[,주렴]이 소용없습니다.단하 아직 멀었다. 다시 일러라!하는데 사가 머뭇거리는 것을 불자로 한번 내려 치면서 또 쓸데 없다고 말해 보라!하는 데서 크게 깨치고 일어나 예배를 드리니 단하 왜 한마디 이르지 않느냐?」「정각은 금일 돈을 잃고 또한 죄를 만났습니다.」「내가 너를 때릴 틈이 없구나! 여기 있거라.하였다. 그후 여러 곳에서 교화 하였는데 특히 천동사(天童寺)에서는 30년을 있으면서 거기서 입적하였다. 사는 조동종의 거장으로 묵조선(黙照禪)을 주장하여 임제종과 크게 대립하였다 임종에 당하여 목욕하고 대중에게 후사를 부촉하고 붓을 들어 몽환이여 공화여 67년 이여, 흰 새는 사라지고, 가을 물이 하늘에 잇닿았구나!(夢幻空華 六十七年 白鳥煙沒 秋水連天)쓰고, 붓을 던지고 시화 하였다. 시호는 굉지(宏智)선사.

 

참고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출전 : 이것이 선의 길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