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165-33

근와(槿瓦) 2018. 10. 12. 10:48

장아함경-165-3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61 / 10012] 쪽
“저는 구시성에서 옵니다.”

가섭이 또 물었다.

“그대는 우리 스승님을 아십니까?”

그는 답했다.

“압니다.”

또 물었다.

“우리 스승님은 살아 계십니까?”

그는 대답했다.

“멸도하신 지 벌써 7일이 지났습니다. 저는 거기서 오다가 이 하늘 꽃을 얻었습니다.”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슬퍼했다. 그 때 500명의 비구들도 부처님께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듣고 모두 슬피 울면서 뒹굴고 부르짖으며 스스로 억제하지 못해 했다. 그들은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여래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세존께서 멸도하심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큰 법이 사라지고 가리워짐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중생은 영영 쇠하고 세간의 안목은 없어졌구나.”

마치 큰 나무가 뿌리째 뽑혀 가지들이 꺾인 것 같았고, 또 허리 잘린 뱀이 뒹굴고 헤매며 나아갈 길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때 그 대중 가운데 발난타(跋難陀)[수발타(須拔陀, Subhadda)로 나와 있다.]라는 석가족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비구들을 만류하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라. 세존이 멸도하였으니 우리는 이제 자유를 얻었다. 그 자는[피자(彼者)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피로(彼老)로 되어 있다.] 항상 말하기를. '이것은 꼭 행하라. 이것은 마땅히 행하지 말라'고 하였었는데 지금부터 나는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리라.”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섭섭해 하고 언짢아 하면서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빨리 옷과 발우를 단속하라. 어서 쌍수가 있는 곳으로 가자. 사유하기 전에 도착하면 부처님을 뵐 수 있을 것이다.”


                                                                                                                    [162 / 10012] 쪽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대가섭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섭을 모시고 따라갔다. 구시성으로 들어가 니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도착했다. 아난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아 아난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한 번만이라도 사리를 직접 뵙기 위해 사유하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어떻게 뵐 수 없겠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아직 사유하지 않았지만 다시 뵙기는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 몸은 벌써 향탕으로 목욕시켰고, 겁패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금관에 넣어 쇠곽에 안치하고, 전단향나무로 만든 덧관으로 그 겉을 거듭 싸서 덮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 몸을 다시 뵙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가섭이 세 번이나 청했지만 아난은 처음과 같이 부처님 몸을 다시 뵙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 때 대가섭은 향더미로 향해 걸어갔다. 바로 그 때 부처님께서 겹곽[重槨] 속에서 두 발을 나란히 내미셨는데, 발에 이상한 빛이 있었다.

가섭은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몸은 금빛인데 지금 발은 왜 이상합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아까 어떤 노파가 못내 슬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부처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그 때 눈물이 그 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그 빛이 이상한 것입니다.”

가섭은 그 말을 듣고 매우 불쾌했다. 곧 향더미를 향해 부처님의 사리에 예배했다. 그 때 4부중(部衆)과 위의 모든 하늘도 동시에 예배했다. 이에 부처님의 발이 갑자기 사라졌다.


대가섭은 향더미를 세 번 돌고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은 짝할 데 없으신 분 거룩한 그 지혜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짝할 데 없는 거룩한 지혜에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니다.


                                                                                                                    [163 / 10012] 쪽
짝할 데 없는 높은 사문은 가장 높고 더러움 없네. 모니(牟尼)는 애욕의 가지를 끊은 큰 신선이며 천인(天人) 가운데 높은 이 사람 중에서 제일의 영웅 저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니다. 고행(苦行)에는 짝할 이 없고집착을 떠나 사람을 가르치시던 물듦도 없고 티끌도 때[垢]도 없는 위없는 어른[無上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세 가지 때는 이미 다하고 공(空)하고 고요한 행을 즐기며 둘도 없고 또 견줄 데 없는 10력의 어른[十力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선서(善逝)는 가장 높은 어른 이족존(二足尊)[일컫는 존칭이다. 2족(足)은 복덕[福]과 지혜[慧]를 뜻한다. 부처님은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셨으므로 2족존(足尊)이라 한다.]중에서도 높으니 4제(諦)와 지식(止息:禪定)을 깨달은 사람 안온한 지혜 갖춘 이에게 머리 조아립니다. 모든 사문 중에서 가장 높으시며 삿됨[邪]을 돌이켜 바름[正]에 들게 하셨던 세존께서 적멸(寂滅)을 보여주시니 고요한 그 자취에 머리 조아립니다.


                                                                                                                    [164 / 10012] 쪽
번뇌도 없고 티도 틈도 없으사 그 마음은 항상 적정(寂定)하여라. 모든 티끌과 더러움을 없애신 때 없는 어른[無垢尊]께 머리 조아립니다. 지혜의 눈은 한량이 없고 감로같은 위엄 있는 말씀 과거에는 없었고 사의(思議)하기 어려워라. 짝할 이 없는 이께 머리 조아립니다. 외치는 소리는 사자가 숲속에서 두려워함이 없음 같고 악마를 항복받고 4성(姓)을 뛰어넘으시니 그러므로 머리 조아려 경례합니다.”


큰 위엄과 덕이 있고 네 가지 변재를 갖춘 대가섭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자 그 때 그 화장 더미는 불을 붙이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탔다. 모든 말라족 사람들이 각각 서로 말했다.

“지금 불이 맹렬하게 타올라 불꽃이 너무 거세어 제어할 수 없다. 사유한 사리가 혹시 녹아버리지나 않았을까? 어디에서 물을 구해 이 불을 꺼야 할까?”

그 때 화장 더미 곁에 불도를 독실히 믿던 사라수신(娑羅樹神)이 있었다. 그는 곧 신력(神力)으로써 화장 더미의 불을 껐다. 그 때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또 서로 말했다.

“이 구시성 부근 12유순에 있는 향과 꽃을 모두 채취(採取)해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자.”

그래서 곧 성 외곽으로 나가 모든 향과 꽃을 채취하여 공양하였다. 그 때 파바국에 있던 말라족 백성들이 부처님께서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다.


                                                                                                                    [165 / 10012] 쪽
'이제 우리들은 가서 사리를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래서 우리 본토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자.'

파바국의 모든 말라족 사람들은 나라에 명령을 내려 네 종류의 군사[兵], 즉 코끼리 군사[象兵]ㆍ말 군사[馬兵]ㆍ수레 군사[車兵]ㆍ걷는 군사[步兵]를 정비하고 구시성에 도착하여 사자(使者)를 보내어 말했다. “중우(衆祐)[Bhagavat의 번역어이다. 바가바(婆伽婆)ㆍ박가범(薄迦梵)이라고 음역하며 현장(玄奘) 이후의 신역(新譯)에서는 세존(世尊)이라 한역했다.]께서 이곳에 이르러 멸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우리는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 때문에 이렇게 찾아와 그 사리를 분배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본국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고자 합니다.”

구시왕이 대답했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 말이 옳다. 하지만 세존께서는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이곳에서 멸도하셨다. 그러므로 이 나라 백성들이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만 사리의 분배는 있을 수 없다.”

그 때 차라파(遮羅頗)국의 모든 발리(跋離)족의 백성들과 라마가(羅摩伽)국의 구리(拘利)족 백성들, 그리고 비류제(毘留提)국의 바라문들, 가유라위국의 석가족 백성들, 비사리국의 리차(離車)족 백성들과 마갈국의 왕 아사세(阿闍世)는 여래께서 구시성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도 꼭 가서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자.' 그 때 아사세 등 여러 국왕들은 곧 나라에 명령을 내려 4종의 군사 즉 상병ㆍ마병ㆍ차병ㆍ보병을 정비해 가지고 진격하여 항하를 건넜고, 곧 바라문 향성(香姓)[Doṇa이며, 일찍이 구류(拘留)와 반타파인(班陀波人)의 전술 지도를 맡았던 바라문의 이름이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셨을 때 사리(舍利)를 분배하는 담당자로 선출되었다.]에게 명령했다.

“너는 우리의 이름으로 구시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족 사람들에게 다음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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