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마음의 근본(증일아함경-1320-264)

근와(槿瓦) 2018. 10. 6. 15:56

마음의 근본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그 때 석제환인은 밤중이 되어 아무도 없을 때를 틈타 왕자 수보리의 처소로 가서 허공에서 수보리 왕자에게 말하였다.  '왕자여, 그대는 옛날에 (만일 내가 집에 있게 되면 나이 장성(壯盛)할 때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리라) 하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이유로 다섯 가지 욕망에 빠져 스스로 즐기면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나도 또한 (왕자를 권유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리라)고 그렇게 말하였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만일 출가하여 도를 배우지 않으면 후회하여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 석제환인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물러갔다. 그 때 왕자 수보리는 궁녀들 속에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음향왕은 나에게 애욕(愛欲)의 그물을 주었다. 나는 그 애욕의 그물 때문에 출가하여 도를 배울 수가 없다. 나는 이제 이 그물을 끊어 더러움에 끌려 다니지 않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되, 텅 비고 고요한 곳에서 부지런히 공부하고 수행하여 날로 새롭게 하리라.' 그 때 왕자 수보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음향의 부왕은 6만이나 되는 채녀(婇女)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다. 나는 지금 그들에게 혹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이치가 있는가를 관찰해 보리라.' 그 때 왕자 수보리는 궁중을 두루 관찰하여 보았다. 그러나 어떤 여인(女人)도 영원히 세상에 존재할 사람은 없었다. 수보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바깥 물질만 관찰하는가? 몸 안의 인연으로 일어나는 것들을 관찰해 보리라. 지금 이 몸 속에 있는 머리카락 · · 손톱 · 발톱 · · · 골수 따위 중에 혹 세상에 영구히 존재할 것이 있는가?' 그래서 머리에서부터 발끝에 이르기까지 36가지 물질에 대해 관찰해 보았으나 그것들도 모두 더러운 물건일 뿐 어느 것 하나 깨끗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한 가지도 탐낼 만한 것이 없고 진실한 것이 없었다. 모두 허깨비

 

                                                                                                                    [1318 / 1393]

요 거짓이라서 진실한 게 아니고, 모두 공()으로 돌아가는 것으로서, 이 세상에 오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때 왕자 수보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그물을 끊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리라.' 그 때 수보리는 이 5수음(受陰)의 몸을 관찰해 보았다. 이른바 '이 색()은 괴로운 것이요, 이 색은 발생하는 것이며, 이 색은 소멸하는 것이요, 이 색은 벗어나야 할 것이다. (: ) · () · ()도 그러하고, 또 이 식()은 괴로운 것이요, 이 식은 괴로움이 발생하는 것이며, 이 식은 소멸하는 것이요, 이 식은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 때 이 5()인 몸을 관찰하고 나서 '이른바 발생하는 법[習法]은 다 사라지는 법[盡法]이다'라고 깨닫고 그 자리에서 곧 벽지불(辟支佛)이 되었다. 그 때 수보리 벽지불은 스스로 부처가 된 것을 깨닫고 곧 이 게송을 읊었다.

 

나는 너의 근본을 알고싶어 했나니 마음은 생각에서 생겨났구나. 내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너는 곧 존재하지 않으리.

 

이 때 벽지불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허공을 날아 떠나갔다. 그는 어떤 산속으로 가서 혼자 나무 밑에서 무여열반(無餘涅槃) 세계에서 반열반(般涅槃)하였다. 그 때 음향왕은 곁에 있던 신하에게 말했다. '너는 수보리 궁전에 가서 왕자는 자나깨나 편안하신가 보고 오라.' 대신은 왕의 분부를 받고 왕자의 궁전으로 갔다. 그런데 그가 쉬고 있는 내실(內室)의 덧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 대신은 왕이 계신 곳으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왕자는 자나깨나 편안하신 듯 덧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러자 왕은 두 번 세 번 물었다.

 

                                                                                                                    [1319 / 1393]

'너는 가서 왕자가 잘 주무시는지 보았느냐?' 그 대신은 다시 궁문(宮門)으로 갔다. 그러나 덧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왕자는 궁에서 잠이 들어 깨어나지 않았고 덧문은 굳게 닫힌 채 아직까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 때 음향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아들 왕자는 어릴 때에도 잠을 잘 자지 않았는데, 더구나 지금은 한창 장성한 나인데 무슨 잠을 그리 자겠는가? 내가 직접 가서 아들의 길흉(吉凶)을 살펴보리라. 내 아들이 행여 무슨 병이나 난 것이 아닐까?' 그 때 음향왕은 곧 수보리가 있는 궁전으로 가서 문 밖에 서서 어떤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나를 위해 문을 열어라.' 그 사람은 왕의 분부를 받고, 곧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왕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왕은 궁 안으로 들어가 궁전 안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가 누워 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 있었고 왕자는 보이지 않았다. 왕은 채녀들에게 물었다. '왕자 수보리는 지금 어디 계시느냐?' 모든 채녀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도 왕자께서 어디 계신지 모르겠나이다.' 그 때 음향왕은 이 말을 듣고 스스로 땅에 쓰러졌다가 한참 후에야 비로소 깨어났다. 그 때 음향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은 어렸을 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자라면 꼭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리라.) 그러니 지금 왕자는 틀림없이 나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지금 왕자가 어디 있는지 사방으로 찾아보아라.' 그 때 신하들은 즉시 수레를 타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왕자를 찾았다. 그 때

 

                                                                                                                    [1320 / 1393]

어떤 신하가 산 속으로 길을 가는 도중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만일 왕자 수보리가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 틀림없이 이 산에서 도를 배울 것이다.' 그리고 그 대신은 왕자 수보리가 어떤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있는 것을 멀리서 발견했다. 그러자 그 신하는 곧 '저 사람이 바로 왕자 수보리일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세히 살펴본 다음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왕자 수보리께서는 저기 가까운 산 어떤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계십니다.' 음향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그 산 속으로 갔다. 멀리서 수보리가 어떤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있는 것을 보고, 또 땅에 쓰러지며 말하였다.  '내 아들이 전에 서원(誓願)하기를 (만일 내 나이 스물이 가까워지면 출가하여 도를 배우리라)라고 하더니, 이제 그 말이 틀리지 않았구나. 저 하늘도 나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아들은 반드시 도를 배울 것입니다)라고 하였었다.' 그 때 음향왕은 곧 앞으로 나아가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왜 나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느냐?' 그 때에도 벽지불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네 어머니는 지금 크나큰 근심에 잠겨 기필코 너를 봐야 밥을 먹겠다고 하신다. 어서 일어나 궁궐로 가자.' 그러나 벽지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음향왕은 곧 앞으로 나아가 아들의 손을 잡았으나 그래도 그는 꼼짝 하지 않았다. 그러자 왕은 다시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왕자는 오늘 이미 목숨을 마쳤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이 전에 나에게 와서 (당신은 반드시 아들을 얻을 것이다. 다만 그는 장차 출가하여 도를 배울 것이다)라고 말하더니, 이제 왕자는 이미 출가하여 도를 배웠다. 이젠 이 사리(舍利)[팔리어로는 ar ra라고 하며, 음역하여 설리라(設利羅)라고도 한다. 원래 어원적 의미로는 신체를 뜻하지만 그 복수형은 유골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대부분 부처님이나 성자(聖者)의 유골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하는데, 본문에서 불도를 성취한 수보리 왕자의 육신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이 두 가지 의미를 다 이해해야만 문장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를 싣고 왕국으로 돌아가 화장[蛇旬][다비(茶毗)라는 뜻으로 죽은 시신을 화장(火葬)하는 것을 말한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성본(聖本)에는 순사(旬蛇)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다.]하자.

 


출처 : 증일아함경-1320-264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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