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ㅁ(리을~미음)

문수사리의 법문(짓는다는 것과 일으킴)-대보적경

근와(槿瓦) 2018. 9. 2. 22:08

문수사리의 법문(짓는다는 것과 일으킴)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986 / 3476]

모두가 곧 마음을 낸 보살이라 할 것입니다. 그 까닭은 저 모든 범부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항상 이러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 3()의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문수사리가 선주의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그대는 '온갖 범부는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항상 이 3독의 마음을 낸 이'라고 하나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모든 범부는 마음의 세력이 미약하고 하열한지라 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킬 수 없거니와 오직 모든 부처님·세존과 아라한과 벽지불과 물러남이 없는 지위[不退轉地]의 모든 보살들만이 비로소 이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범부는 일으킬 수 없습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는 지금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말씀을 하시어 이 모인 대중으로 하여금 잘 알지 못하여 모든 의심의 그물에 빠지게 하십니까? 몹시 두려워할 만한 일입니다.”
그 때 문수사리가 선주의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마치 저 나는 새가 공중을 오고 갈 때, 그 새의 발자국이 허공에 있는 것입니까, 오고 감이 없는 것입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오고 감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천자여, 이런 이치 때문에 나는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이라도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일으킬 수 있다면 오직 저 모든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물러나지 않는 보살만이 일으킬 수 있을 뿐입니다. 천자여, 알아야 합니다. 의지하는 곳이 없는 것을 이름하여 일으킨다[]고 하고, 취착(取着)이 없는 것을 이름하여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미 의지하는 곳이 없고 또 취착이 없으면 이것은 곧 없는 구절[無句=斷見]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분별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생길 수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진실하지 않은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합니다. 이것은 물건이 아닌 구절이

 

                                                                             [2987 / 3476]

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오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가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생김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반연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증득함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다투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합니다. 이것은 생각하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무너지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것은 말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깨지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글자가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붙잡음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머무름이 없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취하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며, 이것은 버리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하고, 이것은 뽑지 않는 구절이니 이것을 일으킨다 합니다. 천자여, 이것이 보살로서 처음에  마음을 낸 것입니다. 천자여, 마음을 낸 보살이 만일 이와 같은 온갖 법에 대하여 애착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보지도 않고 알지도 않으며, 듣지도 않고 인식하지도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하면 이것을 일러 곧 참으로 마음을 내었다 합니다. 천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와 같은 법계(法界)와 평등(平等)과 실제(實際)와 방편(方便)에 의지한다면 그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또 만일 기필코 이와 같이 의지한다면 곧 그는 눈과 귀와 뜻 등을 일으키는 것이요, 곧 그는 색취(色取)와 나아가 의취(意取) 등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곧 모든 소견이 일어나고, 무명(無明)과 유애(有愛)가 일어나며 12인연(因緣)의 갈래가 일어나고, 5()의 일들이 일어나며, 삼계(三界)에 대한 애착이 일어나고, 나라는 소견[我見]이 일어나며, 내 것이라는 소견[我所見]이 일어나고, 나라는 소견이 근본이 되어 예순 두 가지 소견이 일어나며, 부처님이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승가라는 생각이 일어납니다. 자기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다른 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땅이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물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불이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바람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허공이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의식이라는 생각이 일어나며, 사전도

 

                                                                             [2988 / 3476]

(四顚倒)가 일어나고, 사식주(四識住)가 일어나며, 5()가 일어나고, 8()가 일어나며, 9()가 일어나고, 십악업의 길[十惡業道]이 일어납니다. 천자여, 알아야 합니다. 내가 이제 요약하여 말하건대 온갖 분별과 분별하는 곳과 온갖 언어와 모양과 온갖 나아갈 데와 욕구(欲求)와 온갖 취착과 생각과 기억과 장애를 보살은 마땅히 일으키니 그대는 사실대로 알아야 합니다. 천자여, 이런 이치 때문에 이제 그대가 만일 이 모든 법에 대하여 애착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 그것을 곧 진실로 일으킨다고 합니다.”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를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문수사리야, 너는 이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처음 마음을 내는 이치를 자세히 연설하였도다. 문수사리야, 너는 일찍이 한량없고 끝없는 항하의 모래 수보다 많은 모든 부처님·세존께 공양하였었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느니라.”
 

그 때 존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문수사리가 말한, 보살이 맨 처음에 마음을 내는 것과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는 일은 서로 평등하면서 차이가 없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옛날 연등(然燈) 세존께서 나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마나바(摩那婆), 너는 미래 세상에 아승기 겁을 지나 부처를 이루리니, 그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응공·정변각이라 하리라'고 하셨느니라. 사리불아, 나는 그때 역시 이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서 무생법인을 얻었느니라. 그와 같이 사리불아, 너는 마땅히 저 모든 보살이 처음에 마음을 내는 이치를 알아야 하리니, 마치 문수사리가 말한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그 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의 이치를 이해하옵건대, 모든 것이 처음에 내는 것이옵니다. 왜냐 하면 세존의 말씀과 같이 처음에 내는 것은 모두가 내지 않는 것이며, 그 내지 않는 것이란 곧 보살이 맨 처음에 마음을 내는 것이옵니다.”

 

                                                                             [2989 / 3476]

이 법을 말할 때에 33천의 보살은 무생법인을 증득하였고, 5천의 비구는 모든 법 가운데서 번뇌가 다하면서 해탈하였으며, 60억의 모든 천자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遠塵離垢] 법눈이 깨끗해졌다.
그 때 존자 대가섭(大迦葉)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문수사리야말로 다시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지었나이다. 이와 같이 의미가 깊은 법문을 널리 연설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이롭게 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옵니다.”
문수사리가 가섭에게 말하였다.
대덕 가섭이여, 나는 정말로 짓기 어려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모든 법은 지을 것이 없고 또한 이미 지었거나 지금 짓거나 장차 지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가섭이여, 나는 모든 법에 있어서 지은 것도 짓지 않은 것도 없을 뿐이니, 그 이치도 역시 그렇습니다. 또 대가섭이여, 나는 중생을 해탈시킨 일도 없고 속박한 것도 없습니다. 그 까닭은 모든 법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여, 어떻게 세존 앞에서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짓는다'는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또 대가섭이여, 나는 지은 바가 없으니, 부디 나에게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짓는다'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또 대가섭이여, 나는 참으로 짓지 않았습니다. 유독 나만이 짓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여래께서도 짓지 않으셨고 벽지불도 짓지 않았으며 아라한도 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가섭이여, 어떠한 사람이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지었단 말입니까? 만일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지었다고 굳이 말한다면 오직 젖먹이나 범부로서 그렇게 말한 것이요, 그것은 잘한 말이라 할 것입니다. 그 까닭은 마치 모든 여래께서 이미 다 얻었거나 지금 얻거나 장차 얻을 것이 없는 것처럼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도 역시 얻을 것이 없거니와 오직 저 범부만이 모두를 다 얻기 때문입니다.”
 

때에 대가섭이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대사(大士), 모든 부처님께서 어떤 것들을 얻지 못하셨다는 말씀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나를 얻지 못하시고, 복가라(福伽羅)를 얻지 못하시

 

                                                                             [2990 / 3476]

, 중생을 얻지 못하시고, 수명(壽命)을 얻지 못하시며, 사부(士夫)를 얻지 못하십니다. 또 단견(斷見)을 얻지 못하시고, 상견(常見)을 얻지 못하시며, 모든 음()을 얻지 못하시고, 모든 입()을 얻지 못하시며, 모든 계()를 얻지 못하시고, 모든 이름과 물질[名色]을 얻지 못하시며, 욕계(欲界)를 얻지 못하고, 무색계(無色界)를 얻지 못하십니다. 또 분별을 얻지 못하시고, 생각을 얻지 못하시며, 염처(念處)를 얻지 못하시고, 원인으로 생김[因生]을 얻지 못하시며, 뒤바뀜을 얻지 못하시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얻지 못하시며, 이 세상을 얻지 못하시고 저 세상을 얻지 못하시며, 나를 얻지 못하시고, 내 것을 얻지 못하시며, 나아가 온갖 모든 법을 얻지 못하십니다. 대덕 가섭이여, 이와 같이 모든 법을 차례로 얻지 못하시고, 또한 상실하지도 않으시며, 얽어매지도 않으시고, 풀지도 않으시며, 취하거나 버리지도 않으시며, 가까이 하거나 멀리하지도 않으시나니, 가섭이여, 그러므로 마땅히 이와 같은 법문을 깨달아 아셔야 합니다. 만일 모든 부처님·세존께서 모두를 얻지 못하신다면 곧 그것들은 법이 아니고 들을 것도 없거니와 모든 범부는 이것을 얻나니 그러므로 범부는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짓지마는 모든 부처님은 짓는 것이 아니요, 벽지불도 짓는 것이 아니며, 아라한도 짓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범부가 짓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가섭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들을 짓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단견을 짓고 상견을 지으며 염착(染着)을 짓고 의지(依止)를 지으며 기억[憶念]을 짓고 취하거나 버림을 지으며 나아가 저 온갖 쓸모 없는 이론과 높거나 낮음을 분별하고 따르는 등의 일을 짓습니다. 그러므로 대덕 가섭이여, 모든 부처님·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일체의 법을 모두 짓는 것이 없고, 이미 지었거나 지금 짓거나 장차 지을 것도 없으시거니와 오직 저 범부만은 짓기 어려운 일을 능히 짓습니다.”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무생법인(無生法忍)이란 어떠한 것을 이름하여 무생법인이라 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무슨 이치 때문에 다시 법에서 생함이 없...

 


출처 : 대보적경-2990-598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