ᄇ(비읍)

부처님의 권유와 경계(삼독을 경계함)-무량수경

근와(槿瓦) 2018. 8. 17. 00:33

부처님의 권유와 경계(삼독을 경계함)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세존께서 미륵보살과 천신과 인간 등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극락세계의 성문과 보살들의 공덕과 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국토가 한량없이 미묘하고 안락하며 청정하고 장엄한 것은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중생들은 힘써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인가. 대도(大道)에 순응하면 상하귀천(上下貴賤)의 차별이 없이 평등하고 한없이 자유로운 것을 통달하니, 제각기 부지런히 정진하여 스스로 그것을 구해야 하느니라.

그러면 반드시 생사의 바다를 뛰어넘어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 등 다섯 가지 나쁜 세계(五惡趣)의 인연을 끊고 공덕이 한량없는 성불의 길에 오르게 되느니라.

참으로 극락세계로 가는 길은 쉽건마는 가는 사람이 없구나! 저 아미타불의 정토인 극락세계에 가는 것을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으며, 아미타불의 원력을 의심 없이 믿기만 하면 아미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자연히 이끌려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세상 일을 뒤로 미루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왕생의 공덕을 구하지 않는가. 극락세계에 태어나면 한량없는 수명과 지극한 즐거움을 얻느니라.

 

탐욕의 고통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마음이 저속하여 하잘 것 없는 세속일에 골몰하여 서로 다투고, 세상의 모진 죄악과 심한 고통속에서 다만 몸을 위하여 생활에 허덕이고 있느니라. 그래서 신분이 귀하거나 천하거나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재물에만 눈이 어두워 애를 쓰니, 있는 이나 없는 이나 그 시름은 마찬가지니라.

 

항상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얽히고 쌓인 욕심과 근심으로 사뭇 쫓기고 허둥대니, 잠시도 마음 편할 새가 없느니라.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 때문에 걱정하며, ·말 등의 가축이나 노비나 금전·의복·음식 등의 물건에 이르기까지 가지가지 재산을 가진 사람은 또한 그것 때문에 갖가지 근심과 걱정을 거듭하여 시름과 두려움이 끊이지 않느니라.

그들은 뜻밖에 화재나 수재를 만나서 재산을 불에 태우거나 물에 떠내려 보내기도 하며, 도적이나 원한이 있는 이나 빚쟁이들 한테 빼앗기기도 하여 재물이 흩어지고 없어지면 마음은 답답하고 분하여 괴로움에서 풀릴 날이 없으며, 분한 마음이 맺혀 근심과 번뇌를 여의지 못하느니라.

마음을 굳게 하고 뜻을 굳게 세워 재물을 지키지만 버리지 않을 수 없으며, 마침내 몸이 허물어져 목숨이 다하게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게 되느니라. 그러나 아무 것도 그를 따르는 것이 없으니 이러한 서글픔은 존귀한 이나 부자나 마찬가지이며 갖가지 근심과 두려움과 애타는 괴로움은 끝이 없으니, 마치 춥고 더움이 몸속에 맺혀 생기는 고통과 같으니라.

 

또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궁색하여 항상 가진 것이 없고, 논밭이 없으면 논밭을 가지려고 애쓰고, 집이 없으면 집을 가지려고 애쓰며, ·말 등의 가축이나 노비나 금전·의복·음식 등의 재산이 없으면 이를 가지려고 괴로워하느니라.

그래서 한 가지가 있으면 다른 것이 부족하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부족하여 애써 이것 저것을 다 함께 가지려 하며, 바라는 것이 생겨도 곧 다시 사라지느니라.

이와 같이 근심하고 괴로워하여 다시 구하려 찾아 헤매나 얻지 못하며, 생각해도 이익이 없으며, 몸과 마음이 피곤하여 안절부절 못하고, 근심이 끊이지 않아 고통스러운 것이 마치 춥고 더움이 몸속에 맺혀 생기는 고통과 같으니라.

어느 때는 그러한 괴로움과 근심 때문에 몸을 상하게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나니, 평소에 착한 일을 하지 않고 공덕을 쌓지도 못한 채 수명이 다하여 몸이 죽으면 홀로 멀리 가야 하지만, 선의 길인지 악의 길인지도 모르고 가느니라.

 

성냄의 고통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부모·자식·형제·부부·가족·일가 친척간에는 마땅히 서로 공경하고 사랑해야 하며 결코 미워하고 시새우지 말지니라. 있는 것 없는 것을 서로 주고 받아 탐내거나 인색하지 말며, 항상 상냥한 말과 부드럽고 화평한 얼굴로 상대하여 아예 다투지 말아야 하느니라.

혹시 다투게 되어 분한 마음이 남게 되면 비록 이 세상의 원한은 적다고 할지라도 그 쌓이고 쌓인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다음 세상에서는 큰 원수가 되고 마느니라. 왜냐하면 이 세상 일이란 서로 미워하고 괴롭혀도 그것이 바로 드러나서 크게 서로 벌어지지는 않지만, 서로 마음 속으로 독을 품고 노여움을 쌓고 분함을 맺어서 풀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고 자라서 사라지지 않으며, 마침내 다같이 한 세상에 태어나서 서로 앙갚음을 하게 되느니라.

 

인간은 세간의 애욕 속에서 홀로 태어나서 홀로 죽으며, 홀로 가고 홀로 오니, 어떤 괴롭거나 즐거운 처소에서도 자기가 지은 선악의 행위에 대한 과보는 스스로 받고 스스로 감당해야 하며,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는 없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한 사람은 몸을 바꿀 때 즐거운 곳으로, 악한 일을 한 사람은 괴로운 곳으로, 각기 태어날 곳을 달리하여 이미 업에 따라 정해진 처소로 홀로 가야 하느니라. 멀리 떨어진 다른 곳으로 가면 서로 만나볼 수 없으니, 선악의 행위에 따라 태어나는 것이니라.

그리하여 가는 길은 멀고도 어두워 서로 오랜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다시 만나볼 기약이 없으니, 서글프고 아득하여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느니라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여 덧없는 세상 일을 뒤로 미루지 않고, 몸이 젊고 건강할 때에 힘을 다하여 선()을 행하고 더욱 정진하여 고해를 벗어나려 하지 않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진리의 대도를 구하려 하지 않는 것인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그 무엇을 기대하고 그 어떠한 즐거움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어리석음의 고통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선을 행하면 안락을 얻고 진리를 닦으면 불도를 성취하는 도리를 믿지 않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는 것과,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선악에 따른 인과의 엄연한 사실을 믿지 않으며, 세상 일이란 그렇지가 않다고 그릇 생각하고 바른 가르침을 믿으려 하지 않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그릇된 생각에 의지하여 더욱 이것을 옳다고 고집하여 우기는데, 나이든 이나 젊은 이나 다 한결같이 그러하니라. 그래서 인과의 도리를 부정하는 그릇된 생각을 대대로 이어받고 부모는 자식에게 그것을 도리어 교훈으로 가르치느니라.

따라서 선조(先祖)들도 아예 선을 행하지 않고 도덕을 알지 못하여 행동은 어리석고 정신은 더욱 어두워서 마음은 막히고 옹졸하게 되느니라. 그러기에 죽고 사는 생사의 이치와 선악에 따른 인과의 도리를 알 수도 없고, 또한 그에게 말하여 주는 사람도 없느니라.

 

인간의 길흉화복은 인과의 도리에 의하여 어김없이 스스로 이를 받는 것이니, 추호도 다를 리가 없느니라. 인간이 죽고 사는 생사의 법칙은 언제나 변함없는 도리로서 영원히 이어나가고 있느니라. 부모는 자식을 잃고 슬퍼하고, 자식은 부모를 여의고 통곡하며, 형제·부부간에도 서로의 죽음을 당하면 애통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런데 죽음에는 늙고 젊음의 차례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 그것이 덧없는(無常) 인생의 실상이니라.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마는 것, 항상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느니라. 그런데 이러한 덧없음의 도리를 말하여 깨우치려 하나 이를 믿는 사람은 너무나 적고, 그러기에 생사를 거듭하여 윤회하며 잠시도 그칠 사이가 없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마음이 어리석고 어두워 반항적이기 때문에 성인의 말씀을 믿지 않고, 멀리 앞을 내다보는 슬기가 없이 다만 각자의 쾌락만을 탐하느니라. 그래서 어리석게 애욕에 미혹되어 도덕을 깨닫지 못하고, 미움과 분노에 빠져 이리처럼 처자 권속과 재물만을 아끼고 탐낼 뿐이니라. 그러기에 생사를 여의는 대도(大道)를 얻지 못하고 마침내 지옥·아귀·축생 등 삼악도에 떨어져서 생사윤회(生死輪廻)가 끝이 없나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기 그지 없느니라.

 

세상을 살다보면 어떤 때는 한 가족인 부모나 가족, 형제나 부부간에 누군가가 먼저 죽게 되면 남은 사람은 못내 슬퍼하고 못잊어 하느니라. 그래서 그 은혜와 사랑에 마음이 얽매여 쓰라리고 그리운 심정은 가슴에 사무치고, 날이 가고 달이 바뀌어도 맺힌 마음은 풀릴 길이 없느니라. 참된 도리를 일러 주어도 그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고, 먼저 가버린 사람과의 정리(情理)를 생각하면 마음은 혼미하고 답답하여 더욱 어리석은 미혹에 덮이게 되느니라.

그래서 깊이 생각하여 헤아리지 못하고, 마음을 돌이켜 오로지 불도에 정진할만한 결단이 없으며, 끝내 덧없는 세상 일을 단념할 수 없느니라. 그리하여 한 세상 허둥지둥 헤매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고, 이미 묵숨이 다하면 진리의 도를 얻을 수 없으니,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느니라.

 

세상은 온통 혼탁하고 마음은 어리석고 어지러워 거의 다 애욕만을 탐하고 있으니, 인생의 길을 헤매는 사람은 수없이 많고 진리를 깨달은 이는 지극히 드무니라. 그러니 세상 일이란 부질없이 바쁘고 어지럽기만 하여 믿고 의지할 아무 것도 없느니라.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귀하거나 천하거나 어른이거나 아이거나 할 것 없이 다 한결같이 고통스럽게 애쓰고 허둥대다가 서로 이해(利害)가 상충하면 원수같이 미워하나니, 그 사납고 표독스러운 마음은 마침내 재앙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이렇듯 천지의 바른 도리를 거스르고 인간의 참다운 본심(本心)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릇된 악업과 과보가 저절로 앞뒤를 다투어 거듭되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그 죄업의 결과만을 기다릴 뿐 달리 어찌할 수 없느니라. 그래서 미처 그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죄업의 힘은 별안간에 그의 목숨을 빼앗아 악도(惡道)에 떨어뜨리고 마는 것이니, 몇 생을 거듭하여 지독한 괴로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그 괴로운 악도 가운데서 돌고 돌며 몇천만겁의 오랜 세월이 지나도 나올 기약이 없고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한 일이니라.

 


출전 : 무량수경(無量壽經)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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