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145-629

근와(槿瓦) 2018. 7. 2. 00:43

대보적경-3145-62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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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손톱·발톱은 검푸르게 되지도 않으며, 손발이 어지럽지도 않고 또한 움츠려들지도 않는 등 이러한 좋은 모양들이 나타나느니라. 또 공중에 높고 큰 전각(殿閣)이 있는데 칠하고 새긴 백천의 기둥이 화려하게 줄지어 있고 거기에는 모든 방울 그물이 드리워져서 온화한 바람에 청아한 음성을 내어, 즐겁게 하여 주며 갖가지 향과 꽃으로 보배 전각이 장엄되어 있고 모든 하늘의 동자(童子)들이 여러 보배로 몸을 장엄하여 전각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들을 보게 되느니라. 그런 일들을 보고 나서 빙그레 웃으면 이가 드러나는데 마치 군도화(君圖花)와 같아 듬성듬성하게 이가 나지도 않고 지나치게 촘촘하지도 않으며, 말소리는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몸은 극히 차지도 않고 극히 뜨겁지도 않으며 친속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역시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않느니라. 해가 처음 돋아날 때에 그 수명을 버리게 되는데 보이는 것은 밝고 똑똑하여 모든 어두운 것이 없으며 기이한 향기가 사방에서 자욱하게 피어나는 가운데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뵙게 되므로 기뻐하면서 공경하고 존중하느니라. 이러한 일을 보고는 친근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기쁨을 느끼면서 말씨조차 여의느니라. 마치 잠시 동안 여행하였다가 이내 되돌아온 것처럼 친지들이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도록 편안히 위로하면서 '존재[]는 흐르는 법이라, 당연히 그러하듯 나면 반드시 죽게 마련이나, 부디 이별한다 하여 괴로워하지 말라'고 하느니라.
 

대약아, 착한 업을 지은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갖가지 게송을 읊고 찬탄하며 인연을 밝히면서, 거듭거듭 바른 법의 가르침을 찬양하고 말하다가 마치 잠이 든 듯 잠들지 않은 듯 편안하고 고요히 목숨을 버리게 되느니라. 장차 목숨을 버리려 할 때에는 천상의 아버지와 천상의 어머니는 같이 한자리에 앉아 있는데 천상의 어머니 손안에 저절로 꽃이 솟아나게 되느니라. 천상의 어머니가 그 꽃을 보고 천상의 아버지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아주 복되고 길하며 희귀하고 훌륭한 과보입니다. 당신은 이제 아십시오. 아들이 태어날 경사가 머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느니라. 하늘의 어머니는 드디어 두 손으로 그 꽃을 흔들면서 희롱하는데 그 꽃을 희롱할 때에 그는 목숨을 다하면서 형상이 없는 식()은 모든 감관을 버리고 모든 대상의업을 지닌 채 모든 경계를 버리며, 모든 경계의 일을 지니고 옮아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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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과보를 받는 것이니, 마치 말을 탈 때에 한 마리의 말을 버리고 다른 한 마리의 말을 타는 것과 같으니라. 그것은 마치 해가 빛을 불러들이기 좋아하는 것과 같고, 또 나무가 불을 내는 것과도 같으며 또 달 그림자가 맑은 물에 나타나는 것과 같이 식이 착한 업에 의지하여 옮아가 하늘의 과보를 받나니, 마치 맥()의 바람이 옮아가 속히 꽃 속으로 의탁하는 것과 같으니라. 천상의 아버지와 천상의 어머니는 함께 앉았다가 이것을 보고 감로(甘露)의 음욕 바람을 꽃에 7일 동안 불어와서 보배 귀걸이로 화려하게 몸을 장엄하고 빛을 내면 하늘의 동자[天童]가 밝고도 깨끗하게 천상의 어머니의 손에 나타나느니라.”
대약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형상이 없는 식이 어떻게 해서 인연의 힘을 빌면서 형상을 지닌 채 나며, 어떻게 해서 형상을 지니고서 인연 안에 머무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약아, 나무가 화합하여 서로가 접촉하면서 불을 내는 것과 같나니, 이 불은 나무 안에서 구하여도 얻을 수 없고 그렇다고 나무를 떠나서도 역시 얻을 수 없나니, 인연이 화합해서 불을 내므로 인연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불은 곧 생기지 않으며, 나무 등의 안에서 불의 빛깔과 모양을 찾아도 끝내 볼 수가 없지만 불이 나무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모두들 여기느니라.
그와 같아서 대약아, 식은 부모의 인연을 빌려 화합하여 형상 있는 몸을 내지만 형상이 있는 몸 안에서 식을 구하여도 얻지 못하며 그렇다고 형상이 있는 몸을 떠나서도 역시 식은 없느니라.
 

대약아, 마치 불이 아직 생기기 전에는 불의 모양이 나타나지도 않고 또한 따뜻한 느낌도 모든 모양도 없는 것과 같나니, 만일 못이 아직 있기 전이면 느낌[생각[지어감[] 모두가 다 나타나지 않느니라.
대약아, 마치 태양의 빛을 보면서도 모든 범부는 해 그 자체를 보지 못하여 그것이 검은 것인지 흰 것인지 황백색인지 황적색인지를 알지 못한 채 다만 뜨거운 광명이 비추고 돋고 지고 순환하는 모든 작용의 일만으로 해가 있음을 아는 것처럼 식도 그와 같아서 모든 작용으로써 식이 있음을 아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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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약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이 식의 작용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약아, 느끼고 깨닫고 생각하고 행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들이 식의 작용이니라. 또 착하고 착하지 않은 업으로 훈습(熏習)하여 종자가 되는 작용이 식을 나타내느니라.”
대약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해서 식이 몸을 떠나면서 이내 몸을 받는데 옛 몸을 버리고 새 몸을 아직 받기 전의 식은 어떠한 모양을 짓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약아, 마치 팔이 길고 용감하고 씩씩한 어떤 장부가 견고한 갑옷을 입고 말을 질풍같이 타고 적진으로 들어가 무기를 맞대고 싸우다가 마음이 어지러워 말에서 떨어지면 무예가 민첩한지라 다시 재빨리 말 위로 뛰어오르는 것처럼 식이 몸을 버리고 재빨리 몸을 받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또 마치 겁이 많은 사람이 적()을 보고 두려워서 말을 타고 도망치는 것처럼 식이 착한 업에 의지하여 천상의 부모가 한자리에 같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속히 그들에게 가서 의탁하여 태어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대약아, 너는 묻기를 '옛 몸을 버리고 새 몸을 아직 받기 전의 식은 어떠한 모양을 짓느냐'고 하는데, 대약아, 비유하면 마치 사람의 그림자가 물 속에 나타날 적에 취할 만한 형질은 없지만 그 손··얼굴·눈 그리고 모든 형상은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체질이나 일들은 그림자 안에 모두 없고 찬 것도 없고 더운 것도 없고 그 밖의 모든 촉감도 업으며, 또한 고달픔이나 고깃덩이나 모든 요소[]도 없으며 말소리도 몸의 소리도 괴롭다거나 즐겁다거나 하는 소리도 없는 것처럼 식이 옛 몸을 버리고 새 몸을 아직 받기 전의 모양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대약아, 이것은 착한 업에 의지하여 모든 천상에 가 나는 이들이니라.”
대약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식이 지옥에 태어나나이까?”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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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약아, 악한 업을 행한 이는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니, 너는 자세히 들을지니라.
대약아, 이 안의 중생들은 착하지 않은 뿌리를 쌓은지라 목숨을 마칠 때에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여기서 죽는구나. 부모와 친지와 사랑하는 것들을 버리게 되니 몹시 걱정되고 괴롭도다'라고 하면서 모든 지옥을 보게 되며 그리고 자기 몸도 보게 되는데 그곳에 마땅히 들어가야 될 사람이면 발이 위로 있고 머리가 거꾸로 아래를 향하여 있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또 한 곳의 땅이 순전히 피뿐인 것을 보게 되는데 이 피를 보자마자 마음이 쏠리게 되고 마음이 쏠리면서 바로 지옥에 가 나는 것이니, 썩고 나쁜 물에서 더러운 악취가 나는 그 인연의 힘으로 식은 그 안에 가 의탁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더러운 똥이나 쓰레기가 있어서 악취가 나는 곳과 타락[]이 썩고 술이 썩어서 악취가 나는 데는 그 악취가 나는 인연의 힘으로 벌레가 그 속에서 생기는 것처럼, 지옥에 들어가는 사람이 저 악취가 나는 물건에 의탁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현호(賢護) 승상 동진(勝上童眞)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옥의 중생은 어떤 빛깔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몸은 또 어떠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약아, 그 피범벅인 땅을 좋아하며 지옥에 태어난 사람은 온몸이 피로 번들거리고 몸은 마치 핏빛과 같으며, 끓는 물이 담긴 해자[湯隍]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이 검은 구름과 같고, 젖물이 끓는 강물[乳湯河]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에 갖가지 빛깔로 된 얼룩덜룩한 점이 박혀 있느니라. 그리고 그 몸은 극히 연하고 물러서 귀엽게 생긴 어린 아이의 몸과 같고, 키는 커서 8()가 넘으며, 수염과 머리카락과 몸에 난 털은 모두 다 길어서 질질 끌리고손과 발과 얼굴의 생김새는 모두 삐뚤어져서 온전치 못하므로 염부제(閻浮提) 사람은 멀리서 보기만 하여도 즉사하느니라.”
대약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옥의 중생은 무엇으로 음식을 삼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145 / 3476]

대약아, 지옥의 중생은 먹는 것에 조금의 즐거움도 없느니라.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 도망 다니다가 멀리서 구리를 녹인 붉은 즙()을 보게 되면 '이것은 피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모두가 그 곳으로 달려가게 되느니라. 또 그 곳에서 어떤 이가 '배고픈 이들은 빨리 와서 먹어라' 하고 부르므로 그 곳을 향하여 달려가는데 그 곳에 가 닿으면 옥졸(獄卒)이 손으로 입을 받쳐들고 이글이글 끓는 구리 즙을 억지로 쏟아 넣으면서 마시게 하느니라. 그리하면 그 구리 즙이 배로 들어가 온 뼈마디가 터지고 찢어지면서 온몸에 불이 일어나느니라. 대약아, 지옥 중생들이 먹는 음식물은 오직 고통만 더하고 조금의 안락도 없느니라. 지옥 중생의 고통이 이러할 때에 식은 그것을 버리지도 않고 무너뜨리지도 않으며 뼈무더기와 같은 몸을 떠나지 않나니, 업보가 다하지 않으면 괴로운 몸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니라.
또 배고프고 목이 말라서 몹시 괴로울 때도 문득 동산 숲에 꽃과 열매가 탐스럽고 널리 무성한 것을 보게 되느니라. 그것을 보고는 기뻐하고 웃으면서 서로가 말하기를 '이 동산 숲은 푸르고 무성한 데 맑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겠구나'라고 하면서 모두가 서둘러 그 동산으로 들어가면 그 즐거움은 잠시 동안이요, 나무와 잎사귀와 꽃과 열매가 한꺼번에 칼로 변해서 그 죄인을 베고 자르고 하느니라. 혹 그 중에는 몸이 두 조각으로 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크게 울부짖으면서 사방으로 도망치는데 옥졸의 무리가 들이닥쳐 금강봉(金剛棒)을 쥐고 혹은 쇠몽둥이와 쇠도끼와 쇠막대기를 쥐고는 입술을 깨물고 눈을 부릅뜨고 몸에서 불길을 뿜어내면서 그 죄인들을 치고 찍고 베며 나가지 못하게 막나니, 이 모두는 자기의 업으로 이런 일을 당하느니라. 옥졸들은 죄인의 뒤를 따라오면서 그 죄인에게 말하기를 '네가 어디로 간다는 것이냐. 너는 여기에 있을 것이요, 이리저리 피하지 말라. 어딘 가로 도망가서 자취를 감추고 싶겠지만, 지금 이 동산은 너의 업으로 장엄한 것인데 어떻게 떠날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하느니라.


그와 같아서 대약아, 지옥의 중생은 온갖 고통을 7일 동안 받으면서 죽었다가 도로 다시 그 지옥에 태어나니, 업의 힘 때문이니라. 마치 꿀벌이 돌아다니면서 꽃을 딴 뒤에 도로 본래 제 살던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이, 죄업의 중생이라 도로 지옥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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