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175-43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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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후궁(後宮) 안에서는
7일 동안 보배의 비를 내렸고
법답게 천하를 다스렸으나
욕심을 부리다가 죽게 되었느니라.
저 하늘의 제석천왕과 함께
반 자리씩을 나누어 앉아 있다가
나쁜 생각에 어지럽히게 되어
많은 욕심 때문에 떨어졌느니라.
그 나고 죽음의 바다에서
지혜가 없는 까닭에 침몰하였으며
5욕(欲)에 즐거이 집착하는 이가
하늘에서 욕심을 부리다가 죽게 되었느니라.
마치 목마를 때 꿈에서 물을 마셔도
갈증을 없애지 못하게 되듯이
5욕을 받는 것도 역시 그러하여
끝내 만족해 할 줄 몰랐느니라.
지혜가 있는 모든 중생은
어리석은 어둠을 끊어 없애며
그 지혜 있는 이는 만족할 줄 알고
바르게 모든 존재의 세계[有趣]를 관찰하느니라.
지혜롭게 존재의 갈래를 관찰하고
슬기롭게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는 이는
모든 갈애(渴愛)를 끊어 없애고
존재의 갈래를 버리면서 집착이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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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觸]을 관찰하여 불에 탄 것 같이 여겨
곧 갈애를 버릴 것이요
느낌[受]을 관찰함도 그와 같이 하면서
느낌은 바로 선이 아닌[非善] 줄 알 것이니라.
마치 뭇 음악을 울리는 것처럼
감관[根]과 경계도 역시 그러하나니
성인의 교법 안에서 조복하여야
감관의 제 성품[自性]을 버릴 수 있느니라.
모든 다섯 가지의 입(入)은
이름과 물질[名色]에서 생기게 되며
의식[識]이 그 안에서 분별하면
곧 사량분별[思覺]을 생기게 하느니라.
성인은 이러한 관(觀)을 짓는지라
갈래[趣]와 존재[有]에서 집착하지 않으며
슬기로운 이는 지혜[慧]가 만족하여
사라짐[滅]을 증득함이 마치 땔나무가 다함과 같으니라.'
정생왕은 그곳의 왕과 신민들에게
이런 말을 다하여 마치자마자
모든 존재[有]의 무상함을 보이면서
그 자리서 곧 목숨을 마쳤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정생왕이란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달리 보시지도 마시고 의혹하지도 마십시오. 바로 지금의 저의 몸입니다. 저는 옛날 일찍이 정생왕으로 있을 적에 인간과 천상을 다스리면서 세력과 부귀가 자재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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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으로 만족할 줄 모르다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시여, 마땅히 세력과 부귀와 교만의 자재함을 버리고 방일(放逸)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셔야 하십니다. 만일 방일하지 않은 행에 머무를 수 있으면 이 사람은 곧 모든 선근을 닦을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일 방일하지 않으면 다시 법계의 평등[法界平等]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만일 방일함을 잘 여의면 이익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경계는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며,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닙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 법에 마음을 편히 머무르면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따르지 마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 법이야말로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세존의 위없는 보리입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온갖 세력과 부귀를 멀리 여의고 온갖 갈애(渴愛)의 바다를 바짝 말리며, 교만의 산을 거꾸러뜨리고 온갖 재앙을 멀리 여의며, 온갖 것에서 평등하셔야 합니다. 이 법은 온갖 범부로서의 자리가 아니요 또한 성문으로서의 행할 경계도 아니며 모든 연각의 경계도 아닙니다. 이야말로 모든 보살이 행할 자리이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에서만이 증득할 자리입니다.
왕께서는 마음을 편안히 가지시면서 산란함이 없게 하셔야 하며 마땅히 생각하시기를 '나는 어떻게 하면 미래의 세상에 세간과 천상과 인간 가운데서 등불이 되고 횃불이 되며, 광명이 되고 배가 되며, 길잡이가 되고 스승이 될 수 있으며, 또 상주(商主)가 되고 우두머리가 되며 위없는 이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도 제도되고 남들도 제도하며 자신도 해탈하고 남들도 해탈시키며 자신도 편안하고 남들도 편안하게 하며 자신도 열반을 얻고 남들도 열반을 얻게 할까?'라고 하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지나간 세월 동안에 있었던 세력과 부귀의 자재함을 자세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모든 감관은 마치 환술과 같아서 만족해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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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고 만족시킬 수 있는 것도 없으며, 경계는 마치 꿈과 같아서 만족하게 하지도 못합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지나간 세상에 니미(尼彌)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모든 법을 환히 통달하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거듭 방일하지도 않았으므로 설령 하는 일이 있어도 모든 방일함을 여의었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니미왕은 항상 3세(世)가 평등하다고 관찰하였고 또 모든 법은 마치 3세가 평등한 것과 같다고 관찰하였으며, 과거의 모든 법은 제 성품을 멀리 여의었다고 관찰하고 미래의 모든 법도 제 성품을 멀리 여읠 것이라고 관찰하며 현재의 모든 법도 그와 같아서 제 성품을 멀리 여읜다고 관찰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그 니미왕은 온갖 3세의 법이 평등하다고 관찰하고 나서는 모든 법에 대하여 취착(取着)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으며 그 니미왕은 모든 세간은 네 가지 뒤바뀐 것[四顚倒]이 다시 뒤바뀐지라 청정하지 않은 법 가운데서 청정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괴로운 법 가운데서 즐겁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덧없는 법 가운데서 항상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나 없는 법 가운데서 나라는 생각을 낸다고 관찰하였습니다.
세간이 이런 것이라고 보면서 곧 생각하기를,
'세간은 곧 허물어져 아주 크게 패망할 것이다. 이러한 중생들은 모든 법의 제 성품이 공하고 고요한데도 그것을 깨달아 알지 못하도다'라고 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그 때에 니미왕은 다시 생각하기를 '나는 네 가지 거두어 주는 법[四攝法]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리라. 만일 내가 이 네 가지의 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준다면 이 모든 중생들은 나를 따르고 나의 말과 가르침을 받들리라'고 하고, 니미대왕은 먼저 이러한 방편을 짓고 나서 곧 네 가지의 거두어 주는 법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거두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고 나서 니미대왕은 곧 사람들에게 모든 법은 평등하다고 가르치면서 말하였습니다.
'너희 중생들아, 모든 법은 제 성품을 여의었느니라. 만일 모든 법이 제 성품을 여의었다면 그 법은 역시 과거도 아니요,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그 법의 제 성품은 진실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법이 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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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을 여의었다면 그 법은 또한 그 법이 과거요 미래며 현재라고 설명할 수도 없느니라'고 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그 때에 그 니미왕이 그 중생들에게 이 3세가 평등하다는 법을 가르치고 나자 그 80천만 나유타의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시여, 그 때에 삼십삼천들은 선법당(善法堂)에 모여 앉아 있으면서 이런 논의를 하였습니다.
'장하고도 장하구나. 비제가국(羼提呵國) 사람들은 아주 좋은 이익을 얻고 있구나. 이 니미왕은 모든 법을 환히 알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방편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뒤바뀐 중생들에게 좋은 방편으로써 뒤바뀌지 않은 법을 보이고 계시니 말이다.'
그 때에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다른 곳에 있으면서 그 선법당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곧 천이(天耳)로써 그 하늘들이 하는 말들을 듣고 바로 선법당으로 나와서 자리에 앉은 뒤에 그 하늘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 하늘들은 선법당에 있으면서 무엇들을 논의했느냐?'
이렇게 묻자 그 때에 여러 하늘들은 제석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예, 천주시여, 저희들이 하는 말을 들으십시오. 저희들이 아까 선법당에 있으면서 논의한 일이란 바로 저 비제가국 사람들은 아주 좋은 이익을 얻고 있구나. 이 니미왕은 모든 법을 환히 알고 법답게 왕이 되었으며 방편을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뒤바뀐 중생들에게 좋은 방편으로써 뒤바뀌지 않은 법을 보이고 있구나?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른바 모든 법의 제 성품을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그 모든 하늘들이 이렇게 말을 하자 그 때에 제석천왕은 여러 천자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니미왕은 불가사의하고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두루 갖추고 성취하였다. 너희들은 이 도리천 위에 있으면서 그 니미왕을 만나보고 싶으냐?'
그 때에 모든 하늘들은 모두가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말하였습니다.
'예, 천주시여, 저희들은 여기에 있으면서 그 니미대왕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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