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食)

음식의 조절

근와(槿瓦) 2017. 4. 7. 00:14

음식의 조절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앞에서는 마음을 조절하여 일체 반연을 끊게 하였고, 여기서는 음식을 조절하여 먹는 것을 절제하게 한 것으로서 이를 조식(調食)이라고 한다.

조식은 부처님 당시 수행자에게 하루에 한 끼니만을 먹도록 하신 데서부터 엄격히 절제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먹는 것과 잠자는 것은 수행이 깊어지면 자연히 조절되는 것이지만 여기에서 각별히 유념케 한 것은 초심자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지관에서는 조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대개 음식을 먹는 법은 본래 몸을 보살펴 도에 나가고자 함이다. 지나치게 배불리 먹으면 호흡이 급하고 몸이 포만하여 모든 혈맥이 통하지 않음으로써 마음을 가리고 막히게 하여 앉아 있어도 불안하게 된다.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몸이 여위고 마음이 불안하여 생각이 견고하지 못하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선정을 얻을 수 있는 도가 아니다. 만일 정갈하지 못하거나 탁한 음식을 먹으면 마음과 의식을 혼미하게 하고, 적절하지 못한 음식을 먹으면 움직일 때나 잠잘 적에 병이 생겨 몸이 어긋나게 된다. 이는 선정을 닦는 처음에 반드시 깊이 삼가야 한다.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몸이 편안하면 도가 높아가니 음식의 양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영원한 즐거움은 마음을 비우고 한가한데 있고, 마음이 고요하니 정진(精進)하기에 즐겁다하였다. 이것을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 음식을 먹는 까닭은 몸을 살찌우게 하기 위해서,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며, 또한 맛에 대한 탐닉이나 탐욕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몸을 유지하여 도를 얻기 위해서이다. 지나치게 먹는 것도 아주 적게 먹는 것도 모두 선정을 얻는 데에는 장애가 된다. 원효대사께서는 나물 뿌리와 껍질로 주린 배를 위로하는 정도로 먹으라 하였으며, 부처님께서도 목숨을 연명할 정도만 먹도록 하셨으니, 이것은 존재의 의미가 육신을 보존하는데 있지 않고 오직 도를 이루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신 것이다.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에도 밥을 받는 것이 다만 몸이 마름을 치료하여, 도업(道業)을 이루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고,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서도 맛있는 음식은 마땅히 시은(施恩)이 무거워 도를 덜고, 누더기 가사와 거친 음식은 반드시 시은이 가벼워 은덕을 쌓는 것이니,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 물도 소화하기 어려우니라고 하였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여 육신이 건장하면 번뇌가 일어나게 되고, 번뇌가 일어나게 되면 삼매에 들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을 잘 조절하여 자기 분수에 맞게 먹어야 한다.

 


출전 : 참나(혜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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