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사찰 음식

근와(槿瓦) 2013. 5. 26. 00:38

 

 

우리가 다알다시피 절 음식에는 육식을 배제하고 조미료는 자연 그대로를 사용하여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낸다. 그럼 절음식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

 

 

 

절음식은 김치나 국이나 어떤 밑반찬을 먹어봐도 그 맛이 담백하고 깊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오신채를 넣지 않아 그런 맛이 난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그러나 진짜 ‘절밥’의 맛 비결은 나물을 무치거나 무국을 끓이거나 밥을 짓는 등 모든 음식을 만들면서 수행하는 태도로 전심전력을 다하는 정성에 숨어 있다.


 

-1,600년 세월 이어온 음식-

 

절밥은 또 궁중이나 어느 양반가, 특정지역보다도 우리나라 음식의 전통과 맛을 가장 잘 보전하고 이어온 음식이다. 1,600여년 전 불교가 들어와 절집이 지어지면서 시작된 절음식은 계율상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오신채를 쓰지 않는 등 엄격한 재료의 통제를 받았지만 천연의 조미료를 개발하는 등 독특한 제조기술과 맛을 간직해 왔다. 때문에 사찰음식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 먹어도 성인병과 비만 등이 저절로 치료되는, 조상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름대로 천연 조미료 개발-

 

중국을 거쳐 동북아로 전파된 대승불교도 초창기에는 술과 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이후 주식은 죽, 부식은 채소나 두부, 버섯 등으로 제한되었고 점차 오신채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찰음식은 대승불교의 엄격한 계율에 따라 처음부터 고기나 생선 등을 사용하지 않고 이른바 오신채(五辛菜) 즉 파, 마늘, 부추, 달래, 무릇 등도 넣지 않았다.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오신채도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고 날것으로 먹어도 성내는 마음이 더하기 때문이라고 능엄경에서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찰에서는 수도하는 스님들의 영양과 건강을 위해 산초로 장아찌를 담궈 구충제와 보온역할을 하게 하는가 하면 다시마·버섯·들깨·날콩가루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맛을 내고 고기나 생선과 비슷한 영양을 고루 갖춘 음식을 개발해 냈다.

 

-화엄사 죽순나물 등 맛소문-

 

지역별 유명사찰의 소문난 음식으로는 화엄사의 죽순나물과 갓김치, 여천 흥국사의 쑥떡· 머위당이, 합천 해인사의 찹쌀죽과 고수나물 무침, 수원 용주사의 국화전과 두부소박이 등이 알려져 있다. 또 김치는 젓갈과 파·마늘을 쓰지 않고 잣을 사용하는 경기·충청지역의 백김치와 보쌈김치, 고수김치, 깍두기가 유명하며 들깨죽을 이용한 전라도지역의 고들빼기 김치, 갓김치, 죽순김치와 늙은 호박죽과 보리밥을 사용한 경상도지방의 콩잎김치, 우엉김치, 깻잎김치, 그리고 북한지역의 동치미와 백김치가 유명하다.

 

사찰음식의 종류는 국·밥·죽·김치·나물 및 무침·조림·볶음·찜과 부침류· 튀김과 구이·밑반찬류·떡·다식 등 수백가지가 넘어 일반 가정에서 먹는 음식보다 가지수면에서도 부족하지가 않다. 간식으로는 쑥개떡·감사송평·물호박떡·메밀떡 등 떡종류와 찹쌀·콩·깨·녹두·밤·송화가루 등을 사용한 다식, 아카시아 꽃·옥잠화 꽃 등을 튀기는 튀김류가 있다.

 

-영양균형의 비밀은 콩-

 

절음식의 재료 가운데 콩은 스님들이 고기를 먹지 않고도 영양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귀한 재료다. 콩을 많이 생산하는 미국의 농산관계자가 콩을 이용한 식품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콩으로 나물을 길러 먹고 삶아 발효시켜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가 하면, 갈아서 두부를 만들고 떡(콩가루)과 국수(콩물)에 활용하며 자반을 만들어 도시락 반찬으로 사용하는 등 수십가지가 넘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영양학자들은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는 절에서 음식을 만드는 스님들이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처럼 콩을 이용해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찰이 관광지로 뜨면서 관광객과 불자(신도)의 방문이 크게 늘어나고 절에서 식사를 하는 인구도 함께 늘어 김장만 5,000포기(송광사) 이상을 하는 등 전통의 고수보다는 대량급식을 하는데 전전긍긍하고 있는게 요즘 사찰의 실태다.

 

따라서 독특한 사찰음식의 전통을 보전하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절에다만 맡길 것이 아니라 솜씨 있는 비구니나 관련 불교단체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대학에서도 불교음식과 관련한 과목을 신설해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계승하는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찰음식의 영양학

 

사찰음식은 불교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간소하고 담백한 맛을 추구하고 있고, 그 시기에 따라 식품의 가공방법 또한 다르다.

사찰에서는 스님들의 정진을 위한 수단으로 음식을 섭취하기에 대체로 소식을 하고 조리법이 무척 간결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양념류보다 그 양이 적고 제철음식을 많이 섭취하기에 영양면에선 만점이다. 특히 산채나물은 봄철 나물이 좋지만 더욱 좋은 것은 월동준비를 하고 있는 어린 산나물이다. 다시 성장코자 준비한 질좋은 양분을 저장하고 있어 영양 만점이다.

사찰에서는 대체로 생식하거나 무쳐 먹지만 튀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저장하여 식단을 준비한다. 가장 바람직한 영양식은 첫째 생식이고 둘째 튀김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무침인데 그 중에서도 제철음식을 공급받는 것이 참으로 좋다. 사찰에서는 대체양념류로 버섯, 산초, 다시마, 들깨, 콩, 참죽 등을 사용한다. 이것들은 동물성 식품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성분으로 가득 차 있다.

 

먼저 산초는 향신료로 많이 쓰이지만 봄철엔 잎을 따서 장아찌를 담그고 가을엔 그 열매로 장아찌를 담근다. 산초에는 ‘산시올’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매콤한 맛과 향을 내는데 이는 복통이 심하거나 몸이 찬 사람에게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또한 살충효과가 있고 생선의 독을 해독시키는 역할도 한다.

 

들깨는 비타민 A, C가 가득 들어있는 영양 덩어리로 들깨 100g 성분에는 단백질 200㎎, 지방 55㎎, 탄수화물 14㎎, 칼슘 441㎎, 철분 10㎎ 등이 들어 있다. 그 외에도 독특한 향미가 있는 들깨를 들기름으로 만들어 먹게 되면 콜레스테롤이나 혈관의 노화에 대한 걱정이 없다. 더욱이 비타민 E와 F가 많이 들어 있어 특히 피부를 젊게 해준다.

 

다시마는 수분 14%, 단백질 7.3%, 지방 1.1%, 당질 51.9%, 회분 22%, 칼슘 800㎎, 인 150㎎, 비타민 A 200IV, 비타민 B1 0.8㎎ 등이 들어 있고 단백질의 주성분인 글루타민산으로 감칠 맛을 낸다.

 

버섯은 칼로리가 없는 식품이므로 해조류와 마찬가지로 많이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비타민 B2, D의 모체인 엘고스테린이 풍부하고 구아닌산이 들어 있어 독특한 감칠 맛을 내고 있다. 구아닌산은 특히 표고버섯에 많이 들어 있으며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는 물질을 표함하고 있다. 특히 항암효과가 있어 요즘 각광받고 있는 식품이다. 고혈압, 심장병에 좋은 신비의 식품으로 수분 90%, 단백질 2%, 당질 8%, 지방 1% 가량의 성분이 들어 있다.

 

참죽은 어린 잎은 나물과 부각, 그리고 장아찌와 김치를 담그는 데 사용하고 잎을 그늘에 보관하여 천연조미료로 사용한다. 사찰음식 중 가장 인기 있는 식품이다.

이렇듯 사찰음식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라 생각된다. 사찰음식은 앞으로도 온 국민들에게 더욱 각광받는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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