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금강반야바라밀경과 금강경찬

근와(槿瓦) 2013. 5. 22. 07:12

금강반야바라밀경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뛰어난 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공양 시간이 되자 가사를 입으시고 직접 바리때를 드시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적에 그 성안에서 차례대로 걸식을 마쳤다

다시 본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와 공양을 하신 뒤 가사와 바리때를 제자리에 놓으시고 발을 씻은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2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

그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옷을 걷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으며 합장한 뒤 부처님께 공손히 아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살펴주시며 모든 보살께 낱낱이 부촉해 주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와 선여인이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보리심을 낼진대 마땅히 어디에 자기 마음을 머무르게 해야 하며 어떻게 자기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참으로 잘 말했고 참으로 잘 물었다. 수보리여! 그대가 말한 바대로 여래는 모든 보살을 빠짐없이 보살피고 모든 보살에게 낱낱이 부촉해준다.

그대를 위해 말할 테니 그대는 나의 말을 잘 들어라. 선남자 선여인이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보살심을 낼진대 응당 마음을 이렇게 머무르게 해야 하고 이렇게 다스려야 한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가르침을 기쁜 마음으로 듣고자 합니다.

 

3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과 마하살은 응당 이렇게 자기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이른바 모든 중생, 예컨대 알로 생겨나는 생명, 태로 생겨나는 생명, 습기 있는 데서 태어나는 생명, 변화해서 나오는 생명, 혹은 모양이 있는 생명, 모양이 없는 생명, 또는 생각이 있는 생명, 생각이 없는 생명, 생각이 있지도 않은 생명,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생명, 모두를 나는 조금도 번뇌가 없는 열반에 들게 하겠다

하지만 나는 이와 같이 한없는 중생을 구제하기는 해도 실은 어느 한 중생도 구한 게 없다. 왜 그럴까, 수보리여! 만일 보살에게 나라는 관념, 사람이라는 관념, 중생이라는 관념 또는 존재라는 관념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고 한다면 그는 보살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

또한 수보리여! 보살은 마땅히 그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이 보시를 해야 한다. 예컨대 어떤 모양에도 집착함이 없이 보시하고 어떠한 소리, 냄새, , 감촉, 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보시해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하여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왜 그럴까? 보살이 어떤 것에도 집착함이 없이 보시를 하면 그 복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느냐? 동쪽 허공의 크기를 그대는 상상할 수 있느냐?

이에 수보리가 말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남쪽, 서쪽, 북쪽 그리고 4가지 간방, 위와 아래의 허공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겠느냐?

도무지 짐작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보살이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이 보시를 할진대 그 복 또한 허공과 마찬가지고 상상할 수 없다.

수보리여! 보살은 단지 내가 이와 같이 가르친 바대로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5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형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느냐?

볼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형상으로는 도저히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몸은 형상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형상이 있는 모든 것은 허망하니

모든 형상이 원래 형상이 아님을 알면

그는 곧 여래를 보게 될 것이다.

 

6 정신희유분(正信稀有分)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부처님의 이런 어려운 가르침을 듣고 참된 믿음을 낼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렇게 말하지 말라. 여래가 열반한 뒤, 말법시대에 이르러 계율을 지키고 복을 짓는 인물이라면 금강경의 가르침을 듣고 능히 믿음을 내어 금강반야가 참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첫번째 부처님, 두번째 부처님,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부처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만 갖가지 착한 행동을 닦은 게 아니라 이미 무한히 많은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온갖 착한 행동을 쌓았기에 금강경 법문을 듣자마자 단숨에 청정한 믿음을 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수보리여! 여래는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것을 다 보나니 이 경전의 가르침을 믿는 중생들은 한량없는 복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중생은 나라는 망상, 사람이라는 분별, 중생이라는 망상, 존재라는 분별의 찌꺼기가 조금도 남아있지 않으며 또한 진리 아닌 것에 대한 집착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리마저도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마음으로 무언가에 집착하면 곧 자기, 사람, 중생, 혹은 존재에 대한 망상에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진리라 할지라도 집착한다면 곧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망상에 빠지게 되고 진리 아닌 것에 집착할지라도 자기, 사람, 중생, 존재의 덫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진리를 취하지도 말고 진리 아닌 것 또한 취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여래는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그대들은 나의 설법을 비유컨대 강을 건너는 뗏목으로 알고 강을 건넜으면 응당 뗏목을 버려야 할 것이다. 진리마저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진리 아닌 것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7 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일이 있느냐? 여래는 설법한 일이 있느냐?

수보리가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어떤 것도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이라 일컬을 게 없으며 또한 어떤 것도 여래께서는 설법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진리는 취할 수도 없으며 무어라 이름할 수도 없으며 진리도 아니며 진리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성인과 현인은 추호도 거짓이 없는 그 자리에서 이런 저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8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찰 정도로 많은 7가지 보배로 보시를 하면 그가 얻는 복덕이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말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복덕은 곧 복덕이 아니므로 복덕이 많다고 여래께서는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만일 이 경전 가운데 사구게만이라도 지녀 다른 사람을 위해 말해 주면 그 복이 저 칠보 보시보다 뛰어날 것이다. 수보리여!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의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이 모두 이 경전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수보리여! 이른바 부처님 가르침이란 것은 곧 부처님 가르침이 아니다.

 

9 일상무상분(一相無相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다원을 증득한 사람이 자기는 수다원이란 경지를 얻었다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수다원이란 편안한 흐름에 들어갔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어디에도 들어간 바 없고 모양, 소리, 향기, , 감촉, 법 여섯 가지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수다원이라 일컫는 것입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냐? 사다함을 얻은 사람이 자신이 사다함이란 과보를 얻었다고 생각하겠는가?

수보리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사다함은 한번 오고 간다는 의미이기는 하지만 실은 오고 감이 없기 때문에 이를 사다함이라 이름한 것입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나함이 스스로 아나함이란 경계를 얻었다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아나함이란 오는 것이 없다는 뜻이기는 해도 실은 오지 않음도 없기 때문에 아나함이라 이름합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느냐? 아라한의 경지를 증득한 인물이 자기가 아라한이란 과보를 얻었다고 생각하겠느나?

수보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아라한이라 일컬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아라한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아라한의 도를 증득했다고 분별하면 곧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집착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수보리는 조금도 다툼이 없는 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 으뜸이다. 욕심을 떠난 제일 뛰어난 아라한이다

세존이시여! 하지만 저는 자신이 욕심을 떠난 아라한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아라한의 경계를 얻었다고 분별한다면 세존께서는 제가 다툼 없는 삼매를 얻었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실로 아무것도 증득한 바 없기에 다툼 없는 삼매를 즐긴다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10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지난 날 연등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수기를 받았다고 하는데 과연 깨달음을 얻은 일이 있느냐?

이에 수보리가 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실로 아무 것도 얻은 바가 없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은 불국토를 장엄한 일이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곧 장엄함이 아니므로 이를 장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모든 보살과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내야 한다. 마땅히 모양에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켜서도 안되며, 소리, 향기, , 촉감, 법에 머무르는 마음을 일으켜서도 안 된다. 응당 그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이 자기 마음을 내야한다.

수보리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처럼 광대하다고 한다면 그의 몸이 크다고 할 수 있는가?

수보리가 답했다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몸 아닌 것을 광대한 몸이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신 바 있기 때문입니다.

 

11 무위복승분(無爲福勝分)

수보리여! 인도 갠지스 강의 수많은 모래알처럼 갠지스 강이 많다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모든 갠지스 강들의 모래가 많다고 하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답했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고 한다면 단지 모든 갠지스 강들만 해도 엄청나거늘 하물며 모든 갠지스 강들의 모래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 않겠습니까!

수보리여! 내가 이제 진리를 말해주겠다.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여러 갠지스 강들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7가지 보배로 가득 채워놓고 보시를 하면 그 사람이 얻는 복덕이 많겠는가?

수보리가 말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금강경에서 사구게 등을 지니고서 다른 사람에게 말해 준다면 이 복덕은 재물 보시를 통해 얻는 저 복덕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다.

 

12 존중정교분(尊重正敎分)

또한 수보리여! 금강경에서 사구게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면 그가 있는 곳은 모든 세간의 하늘, 사람, 아수라들이 마치 부처님의 탑과 사찰처럼 봉양할 것이다.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곁에 지니고 독송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수보리여! 그 사람은 세상에서 드문 최상의 진리를 성취할 것이다. 또 이 경전이 갖춰진 곳이 바로 부처님과 그의 존경받는 제자가 있는 곳이다.

 

13 여법수지분(如法受持分)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은 명칭이 무엇이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들어야 합니까?

부처님은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이 명칭으로 받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왜 그런가? 부처님이 말씀하신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므로 이를 반야바라밀이라 일컫는 것이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한번이라도 입을 열어 설법한 일이 있는가?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단 한마디도 말씀하신 일이 없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 세계에 가득찬 티끌들이 많다고 할 수 있느냐?

수보리가 말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모든 티끌들을 여래는 티끌이 아니라 말하므로 이를 티끌이라 일컫는다. 여래가 말한 세계는 세계가 아니므로 이를 세계라 부르는 것이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32상은 곧 32상이 아니므로 이를 32상이라 일컫기 때문입니다.

 

14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

그때 수보리는 금강경 법문을 듣고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말씀을 올렸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처럼 깊고 깊은 진리가 담긴 가르침은 제가 지혜의 눈이 열린 이후 일찍이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청정한 믿음을 내면 그는 실상을 깨닫게 되어 가장 희유한 공덕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실상이란 곧 실상이 아니므로 이를 실상이라고 여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제가 이 경전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믿어 받들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만일 말세의 어떤 중생이 이 가르침을 듣고 그대로 믿어 받든다면 그는 곧 세상에서 제일 희유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라는 생각, 사람이란 생각, 중생이란 생각, 존재라는 생각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나라는 생각은 곧 생각이 아니고 사람이란 생각, 중생이란 생각, 존재라는 생각 또한 생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모든 것에서 떠나야 곧 부처라 이름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참으로 잘 말했다. 만일 어떤 사람이 금강경의 가르침을 듣고도 조금도 놀라지 않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도 겁내지 않는다면 그는 참으로 희유한 인물이다. 수보리여!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한 최상의 바라밀은 곧 최상의 바라밀이 아니므로 이를 최상의 바라밀이라 일컫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인욕바라밀은 인욕바라밀이 아니므로, 이를 인욕바라밀이라 여래는 이름한다. 왜 그럴까? 수보리여! 내가 지난날 가리왕에 의해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도 그때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애착이 끊어졌고, 사람이란 생각이 끊어졌고, 중생이란 망상이 소진됐고, 존재란 관념이 조금의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난날 몸이 갈기갈기 찢어질 때 만일 나라는 생각, 사람이란 망상, 중생이란 관념, 존재란 분별의 찌꺼기가 추호라도 남아 있었다고 한다면 마땅히 성내고 원한을 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또한 내가 저 옛날 5백세 동안 인욕선인이었던 그 당시를 회상하건대 그때에도 나라는 생각, 사람이란 생각, 중생이란 관념, 존재란 분별의 흔적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수보리여! 보살은 마땅히 모든 것을 떠나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내야 한다. 응당 어떤 모양에도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하며, 소리, 향기, , 촉감, 법에 집착해 마음을 내지도 말아야 하며 마땅히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내야 한다.

만일 마음이 어디에라도 머무르게 되면 이는 참되지 못하다. 그러므로 부처는 마음을 그 어디에라도 머무르면서 보시를 해서는 안된다고 보살에게 가르친다.

수보리여! 보살은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이와 같이 보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온갖 것은 곧 그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또한 모든 중생은 곧 중생이 아니라고 여래는 말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여래는 진실을 말하고, 참되게 말하고, 사실 그대로 말하고, 허황된 말을 하지 않고, 결코 진리와 다르게 말하지 않는다.

수보리여! 여래가 말하는 것은 참되지도 않고 헛되지도 않다

수보리여! 만일 어떤 보살이 마음을 어딘가에 머물면서 보시한다면 비유컨대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이 아무것도 보지 못함과 같을 것이다.

만일 보살이 부처의 가르침에 집착함이 없이 보시할진대 예컨대 눈밝은 사람이 햇빛 아래서 갖가지 물건을 보는 것과 같으리라.

수보리여! 미래에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금강경을 지니고 독송한다면 여래는 부처의 지혜로 낱낱이 알고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아 그로 하여금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도록 할 것이다.

 

15 지경공덕분(持經功德分)

수보리여!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아침에 갠지스강 모래알만큼이나 많이 육신을 보시하고, 낮에 다시 갠지스강 모래알 만큼이나 많이 육신을 보시하고, 저녁에 또다시 갠지스강 모래알만큼이나 많이 육신을 보시하고, 더욱이 무한한 세월동안 몸으로 보시를 행하더라도, 만일 어떤 사람이 금강경을 읽어 믿는 마음이 조금도 어긋남이 없을진대 그의 복은 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다. 하물며 금강경을 직접 사경하고 곁에 지녀 독송하며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경우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수보리여! 금강경의 핵심을 말하면 이 경전에는 헤아릴 수 없는 불가사의한 공덕이 무한하게 갖추어져 있다. 이 경전은 여래가 대승법을 닦는 수행인을 위해 말씀하셨고, 최상승의 진리를 닦는 구도자를 위해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금강경을 항상 곁에 지니고 독송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면 여래는 그의 행동을 낱낱이 알고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보아 헤아릴 수 없는 불가사의한 공덕을 무한하게 성취하도록 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곧 여래의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몸에 거뜬히 감당하게 되리라. 왜 그럴까? 수보리여! 소승법을 즐기는 사람은 나라는 분별, 사람이란 망상, 중생이란 생각, 존재란 환상에 집착하게 되어 이 경전을 듣지도 못하고 곁에 지니지도 못하고 독송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어디든지 이 경전이 있는 곳은 모든 하늘, 사람, 아수라들이 공양을 올릴 것이다. 그곳은 곧 부처님의 탑이 있는 곳과 마찬가지여서 누구나 공경하고 주위를 돌면서 꽃과 향을 거기에 뿌릴 것이다.

 

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

또한 수보리여!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이 경전을 곁에 지니고 독송하는데 그를 다른 사람이 무시하면 그는 지난날 지은 죄업으로 나쁜 세상에 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세상 사람이 그를 천대하는 까닭에 곧 그 죄업이 소멸되고 응당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

수보리여! 내가 지난 한량없는 아승지겁을 회상해 보면 연등불을 만나기 전 8 4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한 분도 빠짐없이 공양을 바치고 받들어 섬겼지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말세에 금강경을 지니고 독송하면 그가 얻는 공덕에 내가 여러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은 1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1천분의 1, 1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며 더욱이 아무리 계산을 잘하고 비유를 잘하더라도 거기에 미칠 수 없다.

수보리여! 만일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말세에 금강경을 곁에 지니고 독송할진대 그 공덕을 내가 상세히 말하면 듣는 사람은 마음이 어지러워 믿기 어려울 것이다. 수보리여! 이 경전은 그 이치도 불가사의하고 그 과보 또한 불가사의하다.

 

17 구경무아분(究境無我分)

그 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어디에 자기 마음을 머무르게 하며 어떻게 자기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성취하려면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써야하니 모든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한 뒤에는 실은 어느 한 중생도 열반에 들게 하지 않았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만일 어떤 보살이 자기라는 망상, 사람이란 분별, 중생이란 생각,존재라는 망상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는 곧 보살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수보리여!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따로 새삼스레 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연등불이 세상에 계실 때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일이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불이 세상에 계실 때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렇다. 정말 그렇다! 여래는 최상의 깨달음을 얻은 일이 전혀 없다. 수보리여! 만일 여래가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면 연등불이 내게 수기를 내리면서 그대는 미래에 성불하리니 그 이름을 석가모니라 불러라고 말씀하지 않았을 것이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연등불이 내게 수기를 내리면서 그대는 미래에 성불하리니 이름을 석가모니라 불러라고 말씀했던 것이다.

왜 그럴까? 여래란 말은 모든 것이 그대로 진여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여래가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수보리여! 부처는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일이 전혀 없다.

수보리여! 여래가 얻은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은 참되지도 않고, 헛되지도 않다. 따라서 여래는 모든 것을 불교의 진리라 말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모든 것은 곧 그것이 아니므로 각각 그것이라 일컬어지게 된다.

수보리여! 예를 들어 키가 큰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이에 수보리가 말했다

키가 큰 사람은 곧 키가 크지 않으므로 키가 크다고 이름한다고 여래는 말씀하실 것입니다.

수보리여! 보살도 또한 이와 마찬가지이다. 만일 보살이 스스로 한량없는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하겠다고 말하면 그는 보살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보살이라고 일컬을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래는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번뇌는 본래 그 어디에도 있지 않다고 말한다.

수보리여! 만일 어떤 보살이 자기는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보살이라고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곧 장엄이 아니므로 이를 장엄이라 이름한다고 여래는 말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만일 어떤 보살이 무아와 무법의 도리에 통달한다면 그는 참으로 보살이라고 여래는 말하리라.

 

18 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여래는 육신의 눈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육신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하늘의 눈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하늘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여래는 지혜의 눈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지혜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진리의 눈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진리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부처의 눈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부처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갠지스 강변의 모래알을 여래는 모래라고 말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래라 말씀하십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느냐? 예컨대 갠지스 강변의 모래알 숫자만큼 갠지스 강이 많이 있고, 여러 갠지스 강의 모래만큼 부처의 세계가 있다면 많다고 하겠느냐?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많은 세계의 모든 중생 하나하나의 마음을 여래는 낱낱이 꿰뚫고 있다. 왜 그럴까? 모든 중생의 마음은 마음이 아니므로 이를 마음이라 이름한다고 여래는 말한다.

수보리여, 왜냐하면 과거의 마음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고, 지금 현재의 마음도 구할래야 구할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 또한 얻을래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 법계통화분(法界通化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7가지 보배를 가득 쌓아놓고 보시를 한다면 그는 이 인연으로 많은 복을 받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이 인연으로 복을 많이 받습니다.

수보리여, 만일 복덕이 실제로 있다고 하면 여래는 복덕이 많다고 말하지 않는다. 복덕이 없는 까닭에 여래는 복덕이 많다고 말하는 것이다.

 

20 이색이상분(離色離相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를 거룩한 모양을 갖춘 부처님 형상에서 볼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거룩한 모양을 갖춘 부처님 형상에서 여래를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거룩한 형상은 곧 거룩한 형상이 아니므로 이를 거룩한 형상이라고 여래는 말씀했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여래를 거룩한 상호를 갖춘 것에서 볼 수 있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거룩한 상호를 갖춘 모습에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거룩한 상호는 곧 거룩하지 않으므로 이를 거룩한 상호라 일컫기 때문입니다.

 

21 비설소설분(非說所說分)

수보리여, 그대는 내가 스스로 설법을 한다고 생각하리라고 짐작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여래는 설법한다고 말하면 그는 여래를 비방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말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뿐이다.

수보리여, 여래의 설법은 어느 하나도 말한 바가 없기에 이를 설법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그 때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자못 중생이 미래에 이 가르침을 듣고 믿음을 낼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는 중생이 아니며 중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왜 그럴까? 수보리여, 중생은 중생이 아니므로 그를 중생이라 일컫는다고 여래는 말하기 때문이다.

 

22 무법가득분(無法可得分)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올렸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은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일이 없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렇다. 참으로 그렇다! 수보리여! 나는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조금이라도 얻은 바가 있지 않으므로 이를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이라 이름한다.

 

23 정심생선분(淨心行善分)

또한 수보리여! 진리는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므로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이라 일컫는다.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애착이 전혀 없는 마음으로 갖가지 선을 행하면 곧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른바 선이란 선이 아니기에 이를 선이라 일컫는다고 여래는 말하는 것이다.

 

24 복지무비분(福智無比分)

수보리여!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여러 수미산을 합쳐 놓은 것만큼 7가지 보배를 쌓아놓고서 보시를 하더라도, 만일 어느 누가 금강경 사구게 등을 곁에 지녀 독송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면 이 공덕에 비해 저 보배의 보시는 1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1천분의 1, 1만분의 1, 1억분의 1 혹은 어떤 계산이나 어떤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25 화무소화분(化無所化分)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는 여래가 스스로 중생을 제도한다 생각하리라 여겨서는 결코 안된다.

수보리여! 추호도 이렇게 짐작해서는 안 된다. 왜 그럴까? 실로 한 중생도 여래가 제도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여래가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면 여래는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미혹이 남아 있는 셈이다.

수보리여! 여래가 말하는 자기란 말은 곧 자기가 아니거늘 사람들은 자기가 있다고 한다.

수보리여! 사람은 곧 사람이 아니므로 그를 사람이라고 여래는 말한다.

 

26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

수보리여!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느냐?

이에 수보리가 답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약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다면 전륜성왕이 곧 여래이겠구나.

이에 자기의 허물을 알아차린 수보리가 부처님께 다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 말씀을 이해하기로는 32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겠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만일 형상으로 여래를 보거나

소리로 여래를 구하려 한다면

그는 삿된 길을 가는 사람이니

결단코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27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

수보리여, 그대는 여래가 거룩한 상호를 갖추지 않았기에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수보리여, 여래는 거룩한 상호를 갖추지 않았기에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수보리여, 그대는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아무것도 있지 않음을 말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된다. 왜 그런가?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는 인물은 아무것도 있지 않다고 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28 불수불탐분(不受不貪分)

수보리여, 어떤 보살이 바닷가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세계에 7가지 보배를 가득 채워놓고 보시하더라도, 그 어떤 사람이 모든 것이 무아임을 알아 반야의 지혜를 성취한다면 이 보살은 저 보살보다 많은 복덕을 얻을 것이다. 왜 그럴까?

수보리여, 이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질문했다

왜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는 것입니까?

수보리여, 보살은 복덕을 짓기는 하지만 복덕을 탐내지도 애착하지도 않으므로,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29 위의적정분(威儀寂靜分)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는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고 말하면 그는 내가 말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럴까? 여래는 오지도 않고 또한 가지도 않으므로 여래라고 일컬어지기 때문이다.

 

30 일합이상분(一合理相分)

수보리여!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티끌을 만든다면 그대는 어떻게 보느냐? 티끌들이 많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답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티끌들이 실제로 있다고 하면 부처님께서 티끌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티끌은 곧 티끌이 아니므로 이를 티끌이라 이름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므로 이를 세계라 일컫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세계가 실제로 있다고 하면 곧 화합하여 하나로 성립된 것입니다. 화합하여 하나로 성립된 것은 곧 화합하여 하나로 성립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화합해 하나로 성립되었다고 이름합니다.

수보리여! 화합하여 이루어진 것은 이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거늘 단지 세상 사람들이 그에 탐착하는 것이다.

 

31 지견불생분(知見不生分)

수보리여, 부처가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미혹을 말했다고 어떤 사람이 전한다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내가 말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여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분별은 곧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분별이 아니므로 이를 자기, 사람, 중생, 존재에 대한 분별이라 이름한다고 세존은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최상의 올바른 깨달음에 계합하는 사람은 모든 것에 대해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믿고, 이해하여 조금도 분별하지 않는다.

수보리여, 이른바 진리란 곧 진리가 아니므로 이를 진리라고 일컫는 것이다.

 

32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

수보리여, 어느 누가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에 7가지 보배를 가득 채워놓고 보시하더라도 어떤 선남자 혹은 선여인이 보리심을 내어 이 경전을 곁에 지니고 사구게 등을 독송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준다면 보배를 보시한 공덕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해주어야 하는가? 어떤 형상에도 집착하지 않아 마음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아야 된다고 여래의 가르침을 전해야 하리라.

중생이 하는 모든 행위는

, 환상, 물거품,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또한 번갯불 같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하느니라.

부처님은 이렇게 해서 금강경 설법을 마쳤다. 그러자 장로 수보리, 여러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 그리고 모든 세간의 하늘 나라 사람과 아수라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크게 환희심을 내어 반야 가르침을 굳게 믿어 받들었다.

 

 

金剛般若波羅蜜經纂

금강반야바라밀경찬

 

女是我聞. 善男子善女人 受持讀誦 此經纂一卷 如轉金剛經 三十萬遍 又得神明加被 衆聖提携.

여시아문. 선남자선여인 수지독송 차경찬일권 여전금강경 삼십만편 우득신명가피 중성제휴.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선남자선녀인이 이 금강경찬 한권을 지니어 독송하면 금강경 삼십만번을 독송한 것과 같으며 또한 신령한 가피와 성중들의 이끌어 구해 주심을 입는다.

 

國建大曆七年 毘山懸令 劉氏女子 年一十九歲身亡 至七日 得見閻羅大王 問曰. “一生已來 作何因緣”

국건대력칠년 비산현령 유씨여자 연일십구세신망 지칠일 득견염라대왕 문왈. “일생이래 작하인연”

 

당나라 대력칠년에 비산현 현령 유씨의 딸이 열아홉에 죽어 칠일 때 되던 날 염라대왕을 만났는데 염라대왕이 물었다. “세상에서 일생동안 특별히 한 일이 있느냐”

 

女子 答曰. “一生已來 偏持得金剛經” 又問曰. “何不念金剛經纂” 女子 答曰. “緣世上無本”

여자 답왈. “일생이래 편지득금강경” 우문왈. “하불념금강경찬” 여자 답왈. “연세상무본”

 

여자가 답했다. “일생동안 오로지 금강경을 독송했습니다.” 또 왕이 묻기를, “어찌하여 금강경찬을 염송치 않았느냐” 여자가 답하기를 “세상에는 그런 경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王曰. “放汝還活 分明記取經聞. 從如是我聞 至信受奉行 都計 五千一百四十九字, 六十九佛, 五十一世尊, 八十五如來,

왕왈. “방여환활 분명기취경문. 종여시아문 지신수봉행 도계 오천일백사십구자, 육십구불, 오십일세존, 팔십오여래,

 

왕이 말하기를, “너를 인간세상에 내어 보낼 것이니 이 경문을 분명히 기억해 두도록 하라. 금강경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부터 ‘믿고 지니어 받들어 행하였다’에 이르기까지 모두 5,149자이다. 그 가운데 69번의 부처님, 51번의 세존, 85번의 여래,

 

三十七菩薩, 一百三十八須菩提, 二十六善男子善女人, 三十八何以故, 三十六衆生, 三十日於意云何, 三十如是,

삼십칠보살, 일백삼십팔수보리, 이십육선남자선여인, 삼십팔하이고, 삼십육중생, 삼십일어의운하, 삼십여시,

 

37번의 보살, 138번의 수보리, 26번의 선남자선여인, 38번의 하이고, 36번의 중생, 31번의 어의운하, 30번의 여시,

 

二十九阿耨多羅三邈三菩提, 二十一布施, 十八福德, 一十三恒河沙, 十二微塵, 七箇三千大千世界, 七箇三十二相, 八功德,

이십구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십일보시, 십팔복덕, 일십삼항하사, 십이미진, 칠개삼천대천세계, 칠개삼십이상, 팔공덕,

 

29번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21번의 보시, 18번의 복덕, 13번의 항하사, 12번의 미진, 7개의 삼천대천세계, 7개의 삼십이상, 8번의 공덕,

 

八莊嚴, 五波羅蜜, 四須陀洹, 四斯陀含, 四阿那含, 四阿羅漢,

팔장엄, 오바라밀, 사수다원, 사사다함, 사아나함, 사아라한,

 

8번의 장엄, 5번의 바라밀, 4번의 수다원, 4번의 사다함, 4번의 아나함, 4번의 아라한이 나오며,

 

此是 四果僊人 如我昔爲歌利王 割截身體, 如我往昔 節節支解時 若有我相人相衆生相壽子相 一一無我見人見衆生見壽子見,

차시 사과선인 여아석위가리왕 할절신체, 여아왕석 절절지해시 약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일일무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이것은(이런 구절들을 말함) 곧 네 가지 선인의 결실을 이룸이니, 그것은 내가 아득히 먼 옛날 가리왕에게 몸을 찢길 때와 같이, ‘내가 옛적 가리왕에게 마디마디가 갈라질 때 <나>란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생각이 만약 있었다면(응당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지만) 성자는 한 생각도, 단 한번도 <나>라는 관념, <남>이라는 관념, <중생>이라는 관념, <오래 산다는>관념이 없었다 하신 것이며,

 

三比丘尼, 數內 七四句偈."

삼비구니, 수내 칠사구게."

 

3번의 비구니, 수안에 7번의 사구게가 나오느니라."

 

摩訶般若 波羅密

마하반야 바라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주> 금강경은 대반야바라밀경의 제9부를 이루는 경으로 부처님께서 중생제도를 위해

법문을 설하신 49년중 21년에 걸쳐 말씀하신 귀한 법장입니다. 누구나 이 금강경과

찬을 지성으로 독송하면 모든 죄가 소멸되고 정신이 맑아져서 반야지혜를 얻게 되며

여러 중생들에게 전해 독송케하면 그 공덕으로 세세생생 괴로움 없는 부처님 곁에

태어나서 어진 권속을 만나며 삼재팔난을 면하고 법락을 누릴 것입니다.

부디 헛되이 여기지 마시고 부지런히 독송 정진하시어 영원한 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찰 음식  (0) 2013.05.26
금강경 사구게  (0) 2013.05.22
반야심경  (0) 2013.05.21
금강반야바라밀경  (0) 2013.05.21
성철스님 일화  (0)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