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중 사십팔경계(十重四十八輕戒)

보살의 십중(十重)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

근와(槿瓦) 2014. 6. 1. 00:43

십중(十重)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어느 때 세존께서는 무량한 신들과 보살들의 모임에 참석하시어 노사나불(盧遮那佛)께서 설하신 보살심지(菩薩心地)의 노래를 설하셨다.

 

이제야 노사나 연화대 위에 앉아서 회전하는 천엽(千葉)의 꽃 위에 천의 석존을 나타내리라.

그 하나하나의 꽃 속에 백천 만의 국토가 있어 나라마다 석존이 계시는데, 보리수 밑에 앉아 한꺼번에 정각(正覺)을 얻으셨네.

이들 천 백천 만의 석존께서는 숱한 중생들을 이끌고 나의 터에 와서, 내가 송하는 부처의 계율을 들었도다.

참으로, 불사(不死)의 문은 열렸네. 그들 역시 저마다 그 나라에 돌아가 나로부터 얻은 계율을 읽으니 십중(十重)과 사십팔경계이니라. 계율은 해와 달처럼 밝아서 영락(瓔珞)의 구슬과도 닮았느니라. 수없는 보살들, 이것으로써 정각을 얻었네.

너희들 새로운 보살들이여, 이 계를 받고 다시 중생들에게 전해 주어라.

자세히 듣고 명심하라. 너희들은 장차 이루어질 부처, 나는 이미 이루어진 부처. 항상 이렇듯 믿으면 계는 이미 갖추어진 것이니라. 사람이 계를 받게 되면 이미 부처의 위(位)에 든다. 위를 대각과 똑같이 한다면 그 사람은 참으로 불자이니라.

 

세존은 이렇듯 설법하시고 나서 이어서 대중을 향해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이 이 십중, 사십팔경계를 받지 않는다면 보살이라 부르지 않고 부처의 종자가 되는 일은 없으리라. 나는 이제 간추려서 너희들을 위해 보살의 계율을 설하리라.”

(1) 살생계 : 불자가 만일 직접 손을 써서 죽이고, 또는 남으로 하여금 죽이게 하고, 방편을 주거나 혹은 찬탄하여 죽이고 또는 죽이는 일을 마음 즐겁게 여기고 혹은 저주하여 죽인다면 살(殺)의 인(因), 연(緣), 살의 법, 업으로 된다. 그러므로 여하한 경우에도 어떠한 유정(有情)의 생명도 빼앗어서는 안 된다. 보살은 항상 자비심을 가지고 온갖 유정을 구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스스로 마음을 방자하게 하여 살생을 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2) 투도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도둑질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훔치게 하고 또는 방편을 주거나 칭찬 등에 의해 훔치게 한다면, 그것은 곧 투도의 인, 투도의 업 등으로 된다. 보살은 타인의 소유물이라면 한 개의 바늘, 한 포기의 풀이라도 함부로 빼앗어서는 안 된다. 항상 불성에 순응하는 마음, 자비심을 일으켜 모든 중생을 돕고 복을 낳게 하고 즐거움을 낳게 함이 좋다. 그렇건만 오히려 남의 재물을 훔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3) 사음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음란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음란하게 한다면 사음의 인, 업 등이 된다. 또한 다른 여인을 범해서는 안 된다. 도가 아닌 음행에 있어서는 더구나 그러하다. 보살은 항상 효순(孝順)의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구제하고 청정한 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오히려 도가 아닌 음행을 행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4) 망어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게 하고 또는 돕거나 거짓말을 한다면 망어의 인, 업 등이 된다. 보살은 항상 바른 말, 바른 견해를 일으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바른 말과 바른 견해를 낳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사악한 말, 사악한 견해를 일으키게 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5) 술을 파는 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술을 팔고 사람으로 하여금 술을 팔게 한다면 술을 파는 인, 업 등이 된다. 술은 죄를 일으키게 하는 인연이다. 보살은 중생들로 하여금 밝은 지혜를 낳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오히려 중생들의 마음을 전도시키는 일은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6) 사중(四衆)의 허물을 설하는 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출가 또는 재가의 불도를 닦는 남녀의 허물을 말하고 또 사람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면 허물의 인, 업 등이 된다. 보살은 외도인 악인들이 불법이 아닌 것을 말하더라도 항상 자비의 마음을 갖고서 이들 악인을 가르쳐 이끌며 대승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스스로 불법의 허물을 말하는 것은,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7) 자차훼타(自讚毁他)의 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고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만든다면 남을 헐뜯는 인, 업 등이 된다. 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대신하여 헐뜯음이나 욕을 받되 악한 일은 스스로에게 향하도록 하며, 좋은 일은 남에게 돌아가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스스로 자기의 덕을 내걸고 남의 좋은 일을 숨기고 남으로 하여금 헐뜯음을 받게 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8) 간계(慳戒) : 불자가 만일 스스로 간탐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간탐케 한다면 간탐의 인, 업 등이 된다. 보살은 진실로 가난한 자가 구한다면 무엇이라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악한 마음을 갖고서 물건을 베풀지 않으면 법을 설하지 않으며 도리어 구하는 자를 욕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9) 진에의 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성내고 남으로 하여금 성내게 한다면 진에의 인, 업 등이 된다. 보살은 진실로 중생들 사이에 선근을 낳게 하고 항상 자비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모든 유정(有情)을 욕하고 또는 그들에게 칼과 채찍을 가하고, 그들이 그 잘못을 뉘우치고 죄의 용서를 빌기에 이르러서도 아직 노여움을 풀지 않는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10) 삼보를 비방하는 계 : 불자가 만일 스스로 삼보를 비방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비방케 한다면 비방의 인, 업 등으로 된다. 보살은 진실로 외도 또는 악인 등이 한마디라도 부처를 비방함을 들으면, 마치 삼백의 창이 한꺼번에 자기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가져야 한다. 그렇건만 스스로 비방하여 믿음을 잃고 또 남으로 하여금 비방케 한다면 이는 곧 보살의 단두죄이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의 십중계이다. 티끌만큼도 이 같은 계율을 범해서는 안 된다. 만일 이것을 범한다면 도를 구하는 마음을 잃고 온갖 공덕을 멸하기에 이르리라.

 

다시 사십팔경계를 설하리라.

(1) 사우(師友)를 가벼이 하는 계 : 불자, 만일 국왕 또는 백관이 위계를 받을 때에는 보살계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면 일체의 신은 그들을 지키고 부처는 기뻐하시리라. 이미 계를 받았다면 상좌(上座), 화상(和尙), 동학(同學),동행(同行)을 공경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 술을 마시는 계 : 만일 일부러 술을 마시고 또 손수 술잔을 건네어 사람에게 술을 마시게 한다면, 5백 세(世)에 걸쳐 손을 잃으리라. 까닭인 즉, 허물을 일으키게 하는 일이 한없다. 그러므로 일부러 그와 같이 함은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 고기를 먹는 계 : 불자, 만일 일부러 고기를 먹는다면 대자비인 불성(佛性)의 종자를 끊게 되리라. 고로 보살은 모든 유정(有情)의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고의로 먹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 오신(五辛)을 먹는 계 : 불자는 오신을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대신(大蒜=마늘), 격총(茖葱=달래), 자총(慈葱=파), 난총(蘭葱=부대산추), 흥거(興渠=무릇)인 오신을 고의로 먹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5) 가르치고 타이르지 않는 계 : 불자, 만일 중생들이 제멋대로 갖가지 파계하는 것을 본다면, 가르치고 타일러 참회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도리어 이양(利養)을 같이 하고 함께 산다고 하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6) 법을 청하지 않는 계 : 불자, 만일 대승의 법사 또는 동료 등이 멀리서 오든가 찾아왔을 경우에는 정중히 공양하되 설법을 청하여 마음의 고뇌를 없애고 잠시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7) 게을러서 가르침을 듣지 않는 계 : 만일 여하한 곳에서라도 경(經), 율(律)의 강화가 있을진대, 새로 배우는 보살은 이를 듣고 또는 묻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8) 대승계(大乘戒) 를 저버리는 계 : 불자, 만일 대승의 경과 율을 저버리고, 이를 부처가 설법하신 것이 아니라 말하여 다른 비열한 계를 받아들인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9) 병을 간호하지 않는 계 : 만일 병든 사람을 본다면 부처에게 공양하듯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숱한 복전 중에서 병 간호의 복전은 제일이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0) 병기를 비축하는 계 : 불자는 칼, 활 따위의 온갖 무기를 비축해서는 안 된다. 보살은 부모를 죽인자에게조차 원수를 갚는 일이 없다. 까닭에 만일 고의로 무기를 비축하는 자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1) 국사(國師)가 되는 계 : 불자는 이양(利養)을 얻겠다는 악심에서 나라의 사자가 되고 군진에 왕래하고 군사를 일으켜 사람들을 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나라의 역적이 되는 일은 더할 나위 없다. 만일 이와 같이 하는 자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2) 팔고 사는 계 : 불자는 고의로 노비, 가축 또는 관(棺)의 재료를 스스로 팔고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팔게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하는 자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3) 비방의 계 : 불자, 만일 나쁜 마음을 가지고서 고의로 착한 사람, 법사, 국왕, 귀인 또는 부모 형제 등 육친(肉親)을 비방하고 불우한 처지로 떨어뜨린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4) 방화(放火)의 계 : 불자, 만일 나쁜 마음을 가지고서 고의로 불을 지르고 산림, 가옥, 승방 등을 불태운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5) 사교(邪敎)의 계 : 불자는 온갖 외도, 악인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대승의 경률(經律)을 갖게 하고 그 이치를 깨닫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만일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서 외도인 사악한 교 등을 가르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6) 거꾸로 경률을 가르치는 계 : 불자는 먼저 대승의 경률을 배워 널리 그 이치를 깨닫고, 새로이 배우는 보살이 멀리서부터 왔을 때에는 법이 가르치는 대로 몸을 던져서라도 그들을 공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뒤에 점차 정법(正法)을 가르쳐 열고 깨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만일 불자가 이양(利養)을 위하여 경률을 거꾸로 가르치고 삼보를 비방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7) 권세를 믿고 재물을 탐하는 계 : 불자, 만일 명문(名聞)이나 이양을 위해 국왕, 대신 등과 가까이하고 그 권세를 믿고서 재물을 탐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8) 깨달음을 얻는 일 없이 스승이 되는 계 : 불자는 주야 육시(六時)에 걸쳐 보살계를 지키고 그 이치와 불성의 성품을 깨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건만 그 계를 지키는 일의 인연을 깨치지 않고서 스스로 깨달은 듯 속이는 자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19) 두 혀를 놀리는 계 : 불자가 만일 고의로 보살의 행을 행하는 중생들 사이에 서서 쌍방의 허물을 말하여 다투게 하고 올바른 자를 비방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0) 방생(放生)을 행하지 않는 계 : 불자는 자비의 마음을 갖고서 방생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유정은 언젠가의 세상에서는 우리들의 부모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친족의 제삿날에는 법사를 초대하여 가르침을 듣고 축생의 목숨을 구하여 그 괴로움을 풀어 주고 부처의 인연을 맺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1) 원수를 갚는 계 : 불자는 노여움을 갖고서 노여움을 갚아서는 안 된다. 설사 부모 친족 또는 국왕을 죽인 자가 있어도 보복을 해서는 안 된다. 생을 죽여 생에 보답하는 일은 효도를 좇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일부러 보를 만드는 자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2) 교만의 계 : 만일 처음으로 출가하고 또 확실히 깨달은 바 없이 스스로 총명을 믿거나 또는 신분, 연장(年長), 부력(富力) 등을 믿거나, 덕 있는 법사가 연소하다든지 혹은 낮은 신분의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률을 청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3) 계를 받는 계 : 불자는 부처가 입멸하신 뒤 보살계를 받고자 생각할 때, 만일 천리 안에 수계(授戒)할 스승이 없다면 불보살의 형상 앞에 스스로 맹세하여 계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7일간 참회해야 한다. 이때 만일 서상(瑞相)을 볼 수 가 없다면 계를 받은 자라고 하지 못한다. 또 만일 앞서 보살계를 받은 법사의 앞에서 계를 받는다면 서상을 봐야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또 대승의 경률을 깨달은 법사가 스스로 국왕, 백관과 교제를 맺는다는 이유로 마음이 교만해지고 새로이 배우는 보살에게 경률의 뜻을 깨우쳐 들려주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4) 부처의 경률을 배우지 않는 계 : 불자가 만일 부처의 올바른 경률을 배우지 않고 도리어 외도의 속전(俗典)따위를 배운다면 불성을 끊고 도에 장애가 되는 인연을 짓는 것이다. 이는 곧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5) 대중과 화합하지 않는 계 : 불자가 만일 부처께서 입멸하신 뒤 설법의 주인 또는 순화(巡化)의 주인이 된다면, 자비의 마음을 갖고서 다툼을 누그러뜨려 능히 삼보의 소유물을 지켜야 한다. 그렇건만 도리어 대중을 어지럽히고 멋대로 삼보의 소유물을 쓴다면 이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6) 홀로 이양(利養)을 받는 계 : 불자가 먼저 승방에 있고 만약 후에 객승이 여름 안거를 위해 그곳에 오게 되었다면, 먼저 온 사람은 이를 공손히 맞이하여 숙소와 음식 등을 공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시주가 있어 중승을 초대한다면 객승에도 이양의 몫을 주어야 한다. 만일 자기 혼자서 초대를 받는다면 그 죄는 끝이 없고 축생과 다를 바가 없다. 그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7) 따로 초대를 받는 계 : 불자는 따로 초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이 이양은 시방의 승려에게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초대를 받는 것은, 시방 승려의 것을 혼자 가로채는 꼴이다. 모든 복전 가운데 모든 부처, 성자, 하나하나의 사승(師僧), 부모나 병자의 것을 자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8) 승을 별도로 청하는 계 : 불자가 승려를 초대코자 한다면 지사(知事)에게 말하고 규칙을 좇아 초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면 시방의 어질고 성스러운 승을 얻게 되리라. 만일 따로 5백의 성자를 초대하더라도 그 공덕은 법을 좇아 초대한 일개 범승(凡僧)에 미치지 못하리라. 만일 따로 초대한다면 이는 곧 외도의 법이다. 그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29) 사악한 생활의 계 : 불자가 만일 이양을 위해 남녀의 색을 팔고 점(占), 주술(呪術), 독약의 조제 등을 한다면, 이는 자비의 마음 또는 효순의 마음에서가 아니다. 즉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0) 재일(齋日)을 공경하지 않는 계 : 불자가 만일 나쁜 마음을 가지고서 속임수로 삼보와 가까이하고 입으로 공(空)을 설하면서 행은 유(有)에 있고, 재가자들을 위해 남녀의 색을 중매하고 때문에 온갖 집착을 불러일으키고, 그리하여 육재일 등에 있어서 살생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계를 깬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1) 속죄해야 할 것을 속죄하지 않는 계 : 불자가 만일 부처께서 입멸하신 뒤 외도 또는 온갖 악인들이 불보살 등의 형상(形象) 또는 경률을 팔고 승니(僧尼)또는 신심을 발한 보살 등을 노비로 삼는 것을 본다면, 참으로 자비의 마음을 갖고서 방편을 써서 구하고 이들 모두를 속량(贖良)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2) 유정을 해치는 계 : 불자가 만일 칼, 활 등의 무기 또는 저울, 되 등을 팔고, 관의 위력으로써 남의 재물을 빼앗고 남의 공을 그르치게 하고 다른 생물을 죽이고 고양이, 개를 기른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3) 사특한 업을 보는 계 : 불자가 만일 나쁜 마음을 갖고서 군진(軍陣), 도둑, 싸움을 구경하며 비파, 피리, 공후(箜篌) 등의 가무, 기악을 듣고 화투, 바둑, 장기, 축국(蹴鞠)등을 농(弄)하고 거울, 지초(芝草), 이쑤시개, 바리때. 해골 등을 가지고 점치고 또는 도둑의 심부름꾼이 된다면 이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4) 소계(小戒)를 염하는 계 : 불자는 금강과 같이 대승의 계를 지키고 낮이나 밤이나 잊지 말 것이며, 마치 부낭(浮囊)을 갖고서 큰 바다를 건너는 듯한 생각으로 있지 않으면 안 된다. 항상 대승의 믿음을 일으켜 자기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부처, 모든 부처는 이미 이룩한 부처임을 알고, 만일 일념이라도 외도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는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5) 원을 일으키지 않는 계 : 불자는 그야말로 온갖 원을 일으켜 부모와 사승(師僧)을 섬기고 또한 동학(同學)의 벗에게는 대승의 경률을 배우고, 차라리 목숨을버릴지언정 부처의 계를 지키겠다고 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 원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6) 맹세를 하지 않는 계 : 불자는 다음의 맹세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사 몸이 맹렬한 불구덩이에 떨어질지라도 여인과 부정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 또는 불에 달군 나망으로 몸을 감을지라도, 파계한 몸으로 믿음 있는 사람의 시주하는 옷을 받지 않고, 또 끓는 무쇠물을 마실지라도 파계한 입으로 믿음 있는 사람이 시주하는 백 가지 맛 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또는 달군 무쇠에 눕더라도 백종(百種)의 자리를 받지 않고, 삼백의 창으로써 몸을 찔리울지라도 약을 받지 않고, 파계한 몸으로써 좋은 방에 잠자고 시주의 공경을 받고 좋은 빛깔, 좋은 소리, 좋은 향기를 취하지 않으리라. 만일 이 같은 맹세를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7) 두타(頭陀), 안거(安居)의 계 : 불자는 두 때(1월 15일부터 3월 15일, 8월 15일부터 10월 15일)에 두타를 하고 여름과 겨울에 안거하라. 이쑤시개, 조두(澡豆=가루비누), 삼의(三衣), 병, 바리때, 좌구(座具), 석장(錫杖), 향로, 녹수낭(漉水囊), 수건, 작은 칼, 부싯돌, 가위, 승상(繩床), 경, 율, 불상, 보살상인 열 여덟 가지의 물건을 몸에 지니고서 백천 리 사이를 유행하라. 새로이 배우는 보살은 보름마다 포살(布薩)하여 십중(十重), 사십팔경계(四十八境界)를 불보살상 앞에서 외워라. 한 사람은 고좌(高座)에서 외고 기타는 하좌에서 이를 듣고 각각 구조(九條), 칠조(七條), 오조(五條)의 가사를 걸쳐라. 만일 또 두타할 때에는 난이 있는 나라, 악왕의 나라, 맹수 독사가 있는 산림 속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만일 고의로 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8) 차례로 앉지 않는 계 : 불자는 먼저 계를 받은 자는 앞에, 나중에 계를 받은 자는 뒤에 차례로 앉아라. 노유, 남녀, 귀인, 왕족, 노비 그 어느 것의 출신임을 묻지 않고 단지 계의 선후에 따라 앉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39) 복혜(福蕙)를 닦지 않는 계 : 불자는 중생을 가르쳐 이끌고 승방, 산림, 전원 또는 불탑을 세워라. 그리고 보살은 질병, 국난, 친족 또는 스승의 기일 혹은 수재나 화재, 온갖 죄의 업보, 특히 탐, 진, 치가 많은 중생을 위해서도 대승의 경률을 설하는 게 좋다. 만일 새로이 배우는 보살로서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0) 수계자를 택하는 계 : 불자는 사람에게 계를 받게 할 때, 국왕, 백관, 승려, 신남, 신녀, 나아가서는 음남, 음녀, 오근(五根)을 갖추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조금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일곱 가지 역죄를 범한 사람(불신에서 피를 내게 하고, 아버지, 어머니를 죽이고 화상, 아사리(阿闍梨)를 죽이고, 갈마전법륜승(渴磨轉法輪僧)의 화합을 깨고 성자를 죽인 자)은 제외한다.

출가자는 국왕, 부모를 배례하지 않거나 육친(肉親)을 공경하지 않고 귀신을 예하는 일은 없다. 다만 백천 리의 먼 곳에서 법을 구하는 사람에 대해서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계를 내려 주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1) 이(利)를 위해 스승이 되는 계 : 불자가 만일 수계 받을 사람을 본다면 화상(和尙)과 아사리의 두 스승 앞에 나가도록 하라. 두 스승은 그 사람에게 일곱 가지 역죄가 있고 없음을 물으라. 그 죄가 없는 자는 계를 받을 수가 있다. 만일 십중계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불보살의 상 앞에서 17일 내지 1년이 걸리더라도 참회를 시킨 뒤 죄를 제거해야 한다. 또 사십팔경계를 범하는 자는 범하는 것에 따라 참회하면 죄는 제거된다. 더구나 교회(敎誨)하는 스승은 이러한 것의 제상(諸相)을 잘 깨닫고 또 도를 닦는 중생의 갖가지 성품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만일에 불자가 명문이나 이양을 위해 제자를 탐하고 속여서 일체의 경률을 깨닫게 하는 것 등은 곧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2) 악인을 위해 계를 가르치는 계 : 불자, 만일 보살계를 받지 않은 사람 또는 외도, 악인 앞에서 이 수승한 계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국왕을 제외하고서는 여타의 모든 사견을 가진 중생 앞에서 설법해서는 안 된다. 이들 악인은 부처의 계를 좇는 일이 없기 때문에 축생이나 다를 바 없고, 또 나무나 돌멩이처럼 무심한자이다. 그러므로 고의로 그들 앞에 이 뛰어난 계를 깨뜨린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3) 무참(無慚)하면서 보시를 받는 계 : 불자가 신심을 가지고 출가하여 부처의 바른 계를 받았으면서도 일부러 파계한다면, 모든 시주의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다. 국왕의 땅을 오가고 그 물을 마셔도 안 된다. 세상 사람은 모두 불법 속의 도둑이라고 꾸짖게 되리라. 그러므로 만일 바른 계를 깨뜨린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4) 경전을 공양하지 않는 계 : 불자는 한결같이 대승의 경률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가죽을 벗겨 종이로 삼고 피를 먹이로, 골수를 물로, 뼈를 붓으로 삼아 부처의 계를 서사(書寫)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무 껍질, 볏집종이, 죽백(竹帛)에 있어서는 더군다나 그러하다. 항상 칠보의 향화(香華), 보삭을 아로새긴 상자나 주머니에 경률을 간직하라. 만일 법과 같이 공양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5) 유정을 교화시키지 않는 계 : 불자는 항상 큰 자비의 마음을 갖고서 여러 곳에서 온갖 유정을 본다면 ‘너희들은 다 삼보에 귀의하고 십계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소, 말, 양 등의 축생을 보게 되면 ‘너희들은 모두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라’고 마음에 염하고 입으로 말하라. 보살이 만일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6) 법대로 법을 설하지 않는 계 : 불자는 항상 큰 자비의 마음으로서 교화하라. 여하한 귀인의 집에 있어서도 설법할 때에는 고좌 위에 앉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설법하는 데는 법사는 고좌에 있고 듣는 중생들은 공경하며 하좌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이 설법하지 않는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7) 비법으로써 제한하는 계 : 만일 국왕, 백관 등이 스스로 고귀함을 믿고서 불법의 계율을 깨고 밝게 법을 설치하여, 나의 재가, 출가의 제자들을 제도하고 출가하여 도를 닦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또 불상, 불탑, 경률을 만드는 일을 허락하지 않고 통제관을 두어 출가를 억누르거나, 혹은 출가자는 땅바닥에 서 있고 재가자는 고좌에 앉는다고 하는, 굳이 비법을 범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모든 중생들의 공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어찌 관을 위하여 이용될 수 있으랴. 국왕, 백관으로서 부처의 계를 받은 자는 이 삼보를 파괴하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만일 고의로 법을 파괴한다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48) 법을 파괴하는 계 : 불자가 만일 착한 마음으로써 출가했으면서도 명문이나 이양을 위해 국왕, 백관의 앞에서 부처의 계를 설한다면, 그야말로 불법을 스스로 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부처의 계를 받는 자는 외아들을 생각하는 듯, 부모를 섬기듯 그 계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고의로 이 잘못을 범하면 경죄를 범하는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