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의 기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선나인 선정은 요가인 명상에서 기원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명상과 선정이 수심법(修心法)에 공통된 것이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명상이 선정으로 향상했다고 할 수 있겠다.
명상은 석가여래 부처님의 출세이전부터 다시 말해서 불교 이전부터 수심법(修心法)이 실천되어 왔고 선정은 불교에서 더욱 강조하여 왔다.
저 인도 고유 사상계의 수심법(修心法)은 요가인 명상임에 대하여 불교의 수심법은 선나인 선정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처음부터 부정관(不淨觀), 수식관(數息觀) 등 관법(觀法)이 실행되었던 것이다.
관(觀)이라 하는 것은 사념망상(邪念妄想)이 일어남을 막고 마음을 한 곳에 머물게 하는 것인데 선정에 들어서 지혜로써 상대되는 경계를 자세히 식별하는 것을 관(觀)이라고 한다.
부정관(不淨觀)은 탐욕과 애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육신의 부정한 모양을 관찰하는 관을 말한다.
관하는 방법은 구상관(九想觀)을 해야 한다.
식욕 · 색욕 · 수면욕 · 재욕 · 명예욕인 오욕락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즐기는 미상(迷想)을 일으키는 이에게 사람의 더러운 점 부정한 것을 알게 하여 그 욕정을 없애는 관법을 말한다.
(1) 창상(脹想)이니 사람의 시체가 부어서 마치 곡식 담긴 자루처럼 팅팅한 모양을 관함을 창상이라고 한다.
(2) 괴상(壞想)이니 시체에 가죽과 살이 문들어지고 오장(五臟)이 썩는 모양을 관함을 괴상이라고 한다.
(3) 혈도상(血塗想)이니 신체의 온 몸이 피 고름으로 더러워진 모양을 관함을 혈도상이라 한다.
(4) 농란상(膿爛想)이니 시체에서 벌레와 고름이 흘러나오고 살이 흩어져 여러 군데에 낭자한 모양을 관함을 농란상이라고 한다.
(5) 청어상(靑瘀想)이니 시체가 바람에 쏘이고 비에 씻겨 피고름이 엉켜 푸루퉁퉁한 모양을 관함을 청어상이라고 한다.
(6) 담상(噉想)이니 시체가 세 · 짐승 · 구더기에 파먹히는 모양을 관함을 담상이라고 한다.
(7) 산상(散想)이니 가죽과 살은 없어지고 뼈만 붙어 있으면서 머리와 다리가 뒤섞인 모양을 관함을 산상이라고 한다.
(8) 골상(骨想)이니 백골이 낭자한 모양을 관함을 골상이라고 한다.
(9) 소상(燒想)이니 불에 타서 그을러 악취가 나고 재와 흙이 되는 모양을 관함을 소상이라고 한다.
수식관(數息觀)은 출입(出入)하는 호흡을 세어서 마음을 통일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여 마음의 산란함을 멎게 하는 수행임을 말한다. 호흡을 세어서 마음을 진정하는 방법이다. 출입하는 숨을 세어서 심상(心想)이 산란함을 정지시키는 관법을 수식관이라고 한다.
소승불교시대에는 사성제(四聖諦), 12인연(因緣), 삼법인(三法印) 등 석가여래부처님께서 설교하신 법이 모두 관(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四聖諦)는,
첫째, 고제(苦諦)이다. 현실의 상(相)을 나타낸 것이니 현실의 인생은 고(苦)라고 관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집제(集諦)이니 괴로움의 이유, 근거, 원인은 번뇌 특히 애욕과 업(業)을 말한다.
셋째, 멸제(滅諦)이니 깨달을 목표 곧 이상의 열반을 말한다. 열반은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미(迷)한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 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를 말한다.
넷째, 도제(道諦)이니 열반에 이르는 방법 곧 실천하는 수단인 팔정도(八正道)를 말한다.
① 정견(正見) ② 정사유(正思惟) ③ 정어(正語) ④ 정업(正業) ⑤ 정명(正命) ⑥ 정정진(正精進) ⑦ 정념(正念) ⑧ 정정(正定)이다.
① 정견은 유무의 편견을 여읜 정중(正中)의 견해 곧 불교의 올바른 도리를 시인하는 견해이고
② 정사유는 무루의 지혜로 사성제(四聖諦)의 이치를 추구 고찰하고 관이 더욱 진취하게 함을 말함이며
③ 정어는 정견, 정사유에 의하여 온갖 망어 · 사어 등을 하지 않음이고
④ 정업은 몸의 행동이 정견, 정사유에 따라서 활동하는 것이며
⑤ 정명은 행동, 말 , 생각으로 악업을 짓지 아니하고 정당한 생활을 하는 것이고
⑥ 정정진은 일심노력하여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악을 나지 못하게 하고 나지 아니한 선은 발생케 하는 것이며
⑦ 정념은 사념을 버리고 항상 향상을 위하여 수행하기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고
⑧ 정정은 산란한 마음을 여의고 참으로 마음이 안정된 것을 말함이다.
이 팔정도는 중정(中正) 중도(中道)의 완전한 수행법으로써 부처님이 최초의 법문 가운데서 이것을 말씀하셨던 것이다.
4성제 · 12인연과 함께 불교의 원시적 근본 교의가 되는 것이다. 고제(苦諦)는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 5온설(五蘊說)을 말씀하신 것이고 집제(集諦)와 멸제(滅諦)는 연기설(緣起說)이고 도제(道諦)는 팔정도설을 표한 것이다. 그리고 고제 집제는 12인연의 순관(順觀)에, 멸제와 도제는 역관(逆觀)에 각각 해당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12인연인 12연기(緣起)는 3계에 대한 미(迷)의 인과를 12로 나눈 것을 말한다.
1. 은 무명(無明)이니 미(迷)의 근본인 무지(無知).
2. 는 행(行)이니 무지(無知)로부터 다음의 의식작용을 일으키는 동작.
3. 은 식(識)이니 의식작용.
4. 는 명색(名色)이니 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마음과 형체가 있는 물질.
5. 는 육입(六入) 육처(六處)이니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의 오관(五官)과 의근(意根).
6. 은 촉(觸)이니 사물에 접촉함.
7. 은 수(受)이니 외계(外界)로부터 받아들이는 고(苦) · 락(樂)의 감각.
8. 은 애(愛)이니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구함.
9. 는 취(取)이니 자기가 욕구하는 물건을 취함.
10. 은 유(有)이니 업의 다른 이름인바 다음 세상의 결과를 불러올 업.
11. 은 생(生)이니 이 몸을 받아 남.
12. 는 노사(老死)이니 늙어서 죽음.
연기를 해석할 때에 1 찰라에 12연기를 갖춘다는 학설과 시간적으로 삼세(三世)에 걸쳐 설명하는 2종이 있다.
다음으로 삼법인(三法印)은 불교의 근본 교의를 셋으로 표시한 것이다.
인(印)은 인신(印信) 표장(標章)이라는 뜻으로 일정 불변하는 진리라는 표시인 것이다.
1.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온갖 물심(物心)의 현상은 모두 생멸 변화하여 항상 불변 하는 것이 아니어늘 사람들은 이를 항상한 존재인 것처럼 생각하므로 이 그릇된 견해를 없애기 위하여 무상(無常)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2. 제법무아인(諸行無我印)
만유의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긴 것이어서 실로 자아인 실체가 없거늘 사람들은 아(我)에 집착하는 그릇된 견해를 일으키므로 이를 없애기 위하여 무아(無我)라고 말하는 것이다.
3.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
생사의 윤회하는 고통을 벗어난 이상경인 열반적정인 진상을 말한 것이다.
이 삼법인으로써 부처님 말씀과 마군의 말을 판정하는 인(印)으로 함인 것이다.
다음으로 대승불교에서는 금강삼매경의 금강삼매(金剛三昧)와 대방광불화엄경의 해인삼매(海印三昧) 등 이러한 삼매로 통하여져 왔다. 금강삼매는 공(空)삼매, 무작(無作)삼매, 무상(無相)삼매이다. 금강(金剛), 유정(喩定) 금강심(金剛心), 정삼매(頂三昧)라고도 한다. 금강이 견고하여 다른 것을 깨뜨리는 것과 같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는 선정을 말한다. 이 정(定)은 성문 보살들이 수행을 마치고 맨 마지막 번뇌를 끊을 때에 드는 것을 말한다. 소승은 아라한과를 얻기 전에 유정지(有頂地)의 제 9품 혹을 끊는 정을 말하고, 대승은 제 십지 보살이 마지막으로 조금 남은 구생소지장(俱生所知障)과 저절로 일어나는 번뇌장 종자를 한꺼번에 끊고 불지(佛地)에 들어가기 위하여 드는 선정을 말한다.
해인삼매는 부처님께서 대방광불화엄경을 설하시려 할 때 부처님이 든 선정을 말한다. 바다에 풍랑이 쉬면 삼라만상이 모두 바닷물에 비치는 것 같이 번뇌가 끊어진 부처님의 정심(定心)가운데,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법이 명랑하게 나타나므로 해인삼매 해인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 당시의 선(禪)은 불교의 한 수행법이며 부처님의 교법을 바르게 증득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선이 불교를 떠날 수 없고 불교가 선을 여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불교의 선은 교와 공존하는 것이 기본입장이었다. 중국에서 수립된 선종의 가풍은 천축선(天竺禪)과는 그 가르침이 다르다.
석가여래 부촉법 제2세 아난다존자가 상나화수존자에게 전법하시니 그 전법게는 다음과 같다.
本來付有法(본래부유법) 본래 있는 법을 부촉 하였지만
付了言無法(부료언무법) 부촉하고는 없는 법을 말하니라
各各須自悟(각각수자오) 각각 스스로 깨달음을 구할지니
悟了無無法(오료무무법) 깨닫고 보면 없는 법도 없느니라.
출전 :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