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큰스님 말씀

돈오입도요문론 강설(衆生自度)

근와(槿瓦) 2015. 12. 11. 19:31

돈오입도요문론 강설(衆生自度)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 논은 믿지 않는 이에게는 전하지 말며 오직 견해가 같고 행함이 같은 이에게 전할 것이요 마땅히 앞 사람이 성실한 신심이 있어 감당하여 물러가지 않는 사람인가를 관찰할 것이니, 이러한 사람을 위해 설명하고 보여 깨닫도록 해야 하는 것이니라. 내가 이 논을 지은 것은 인연 있는 사람을 위함이요 명리를 구하고자 함이 아니니라. 다만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 천가지 경 만가지 논은 중생이 미혹하기 때문에 마음과 행동이 한결같지 아니하여 삿된 것을 따라 대응하여 설명한 것이므로 곧 여러 차별이 있으나, 구경해탈의 이치를 논하는 경우 일진댄 다만 일이 다가와도 받지 아니하고 일체처에 무심하여 영원히 고요함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필경에 청정하여 자연히 해탈할 것이니라. 너희들은 헛된 이름을 구하여 입으로는 진여를 말하되 마음은 원숭이와 같아서는 안되느니라.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서 스스로 속임이니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느니라.

 

한 세상의 헛된 이름과 쾌락을 구하지 말라. 모르는 사이에 억겁의 재앙을 받게 되는 것이니 힘쓰고 힘쓸지니라. 중생이 스스로 제도함이요 부처님이 능히 제도하지 못하나니, 만약 부처님이 능히 중생을 제도할 때엔 과거 모든 부처님이 티끌 수와 같아서 일체 중생을 모두 제도하여 마쳤을 것이거늘 무엇 때문에 우리들은 지금까지 생사에 유랑하며 성불하지 못하였는가? 중생이 스스로 제도함이요 부처님이 능히 제도하지 못함을 마땅히 알라. 노력하고 노력하여 스스로 닦아서 다른 부처님의 힘을 의지하지 말지니 경에 이르기를 '무릇 법을 구하는 자는 부처에 집착하여 구하지 말라'고 하였느니라.

 

나의 이 법문을 신심 있는 사람에게 전해주어야지 신심 없는 사람에게는 전해주지 말라는 대주스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대주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누구든지 이런 신심을 내어서 부지런히 공부하여 하루 빨리 불법을 성취하라는 자비심에서 하신 말씀이지, 신심 없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책을 덮어 놓고 일러주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얼른 믿고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을 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불법을 믿지 않고 비방하는 사람은 지옥에 가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냐 하면, 부처님 말씀은 불법을 비방하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에게 불법을 더 많이 설명해 주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불법을 비방하고  비방하지만 결국은 다른 것을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을 비방하는 것이므로 그 불법을 비방한 공덕으로 그 사람이 성불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법을 믿는 사람도 성불하게 되고 불법을 비방하는 사람도 성불하게 된다는 것이니 인연 있는 중생도 제도하게 되고 인연 없는 중생도 제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대주스님이 하신 말씀은 이런 불법을 만나게 되거든 어떻게 하든지 용맹심을 내어서 신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서 하루 빨리 깨치라는 경책의 방편으로 하신 말씀이지 진정으로 하신 말씀은 아닌 것입니다.

 

'중생이 스스로 제도하고 부처님이 제도하지 못하며 스스로 닦고 다른 부처님의 힘을 의지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의타심을 배격한 말씀입니다. 나의 자성 가운데 일체 만법이 원만구족하여 있는데 다시 딴 곳에 가서 빌 것이 어디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가보장(自家寶藏), 즉 자성이 부처라는 것을 확철히 믿고 철저히 깨달아서 부처도 믿지 말고 달마도 믿지 말고 오직 내 마음만 철저히 믿고 내 마음만 닦아서 자성을 깨치면 그것이 참 부처이니 절대로 남을 믿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달마대사는 우리의 자성이 부처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큰 공덕이 있는 분들일 뿐이지 석가불도 중생을 부처로 만들 수 없고 달마대사도 중생을 부처로 만들 수 없고 천불이 출세해도 중생을 제도하지 못합니다. 오직 자기의 마음을 바로 보고 자기의 마음을 닦아서 스스로 제도하는 자력수행(自力修行)을 대주스님이 강조하신 것이니 이것을 분명히 이해하여야 될 줄로 믿습니다.

 

 

출전 : 頓悟入道要門論 講說(: 대주혜해스님: 성철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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