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緣起)

법계연기(法界緣起)

근와(槿瓦) 2015. 12. 4. 18:36

법계연기(法界緣起)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법계 곧 우주만유를 一大緣起로 보는 학설. 法界無盡緣起·無盡緣起라고도 한다. 화엄철학의 중심이 된다. 만물이 서로 인연이 되고 있으며 상호 의존하고 있다고 하여 전 우주의 조화와 통일을 말한다. 중생과 부처, 번뇌와 깨달음, 생사와 열반 등이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圓融無碍한 것이며, 한 사물은 개별적이 존재가 아니라, 그대로 전우주(一卽一切, 一切卽一)라는 뜻에서 이러한 세계를 蓮華藏世界라고 한다. 따라서 이것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철학이기보다는 우주의 통일성에 관한 철학이라 하겠다.

 

법계연기는 業減緣起·唯識緣起·眞如緣起와 유기적인 관련을 갖고 있다. 즉 세계와 인생이 모두 업의 결과라는 업감연기에 대하여 그 업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 유식연기이다. 즉 인간의 아뢰야식에 일체법의 종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뢰야식은 개인의 본성에 의해 결정되며 이 본성은 진여에 근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여연기로서의 설명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상세계와 진리의 세계와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법계연기가 설해진 것이다. 화엄종에서는 一卽一切· 一切卽一이라 말하며, 혹은 한 사물은 상식으로 보는 단독의 하나가 아니요, 그대로 전 우주라는 뜻에서 한 사물을 연기의 법으로 삼고, 이것이 우주 성립의 體이며, 힘인 동시에 그 사물은 전 우주로 말미암아 성립된 것이라 함. 이와 같이 우주의 만물은 각기 하나와 일체가 서로 緣由하여 있는 重重無盡한 관계이므로 또 이것을 법계무진연기라고도 한다.

 

이 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六相圓融과 10玄緣起의 敎義이다. 이 사상은 연기론의 극치로서 우주연기의 주체를 어떤 한 사물에나 어떤 理體에 국한하지 않고, 낱낱 만유의 當相에서 말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

六相圓融(육상원융) : 화엄종의 敎義. 육상이라 함은 總相·別相·同相·異相·成相·壞相의 6으로, 모든 존재가 다 이 육상을 갖추어서 서로 다른 것을 장애하지 않고, 전체와 부분, 부분과 부분이 일체화해서, 원만히 융합한 것을 말한다.

 

10玄緣起(십현연기) : 十玄門이라고도 한다. 화엄종에서는 육상원융의 설과 같이 근본적인 교리로 되어 古來로 十玄六相과 병칭하여 화엄敎學의 大網을 나타낸 敎義로 유명하다. 곧 事事無碍法相을 十方의 공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현상과 현상이 서로 일체화하여(相卽) 서로 작용을 주고 받아도 방해됨이 없고(相入), 그물의 코와 같이 결합되어, 물건의 있는 그대로의 본성에 꼭 들어맞게 되어 있다고 하는 법계연기의 깊은 의미를 나타내는 열가지 門이라는 뜻.

(1) 同時具足相應門. 모든 현상이 동시에 상응해서 연기를 성립시켜, 하나와 여럿이 일체화해서 先後가 없는 것.

(2) 廣狹自在無礙門. 공간적으로 넓은 것과 좁은 것의 대립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면서도, 그 대립적 모순을 매개로 하여 相卽相入하여, 자재로 융합하므로 거리낌이 없는 것.

(3) 一多相容不同門. 현상의 작용에 있어서, 1中의 多, 多中의 1의 相入을 설하는 것으로, 보편적 진리에 바탕을 둔 1은, 많은 하나하나 가운데 두루 있어서 1로서의 전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또 多를 다 攝入하여 방해하지 않는 것.

(4) 諸法相卽自在門. 현상의 體에 있어서 하나와 일체가 서로 空·有로서 일체화되어 있는 것.

(5) 隱蜜顯了俱成門. 연기로서의 현상에 있어서는, 1을 有로 하고 그 나타난 相을 취하면, 그 때에는 多는 空이 되어 감추어진 의미로 있게 된다. 이와 같이 隱과 顯은 서로 동시적으로 일체화하여 성립하는 것.

(6) 微細相容安立門. 연기로서의 현상의 相에 있어서 相入을 설하는 것으로, 一多相容不同門과 다른 점은 특히 自相을 무너뜨리지 않음을 主眼으로 하고 있는 점이다. 곧 하나 하나의 현상에 있어서, 적은(小) 것을 큰(大) 것에 넣고, 하나를 많은 것(多)에 거두어 들이며, 大小의 相을 어지럽히지 않고, 一多의 相을 파괴하지 않는, 질서가 정연한 것.

(7) 因陀羅網境界門. 삼라만상의 하나 하나가 서로, 다른 것들을 비추어서 끝이 없고, 重重無盡한 것은, 마치 因陀羅網(제석천궁전의 寶珠의 網)과 같다는 것.

(8) 託事顯法生解門. 법의 相卽相入無礙의 相은 결코 어느 특정의 一事一物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온갖 현상에 의지하여 이해되지 않으면 안되고, 비유는 곧바로 법의 현상으로서 一事一物이 다 무한의 진리내용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어서, 喩卽法·法卽喩인 것.

(9) 十世融法異成門. 과거·현재·미래의 三世의 하나 하나에 과거·현재·미래의 三世가 있어서 九世가 되고 그 九世가 결국은 一念에 거두어지고, 또 一念을 열면 九世가 되기 때문에 합하여 十世라고 하여, 이 십세는 시간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相卽相入하고, 그리고 前後長短 등의 구별이 지켜지므로 질서정연한 것.

(10) 主伴圓明具德門. 연기의 모든 현상에 있어서는, 어느 한 현상을 主로 하면, 다른 모든 현상은 짝(伴)이 되어, 이와 같이 서로 主가 되고 伴이 되어, 모든 德을 원만하게 갖추어 있는 것을 말한다.

 

 

출전 : 불교학대사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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