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구감

선가구감(68)

근와(槿瓦) 2013. 10. 5. 01:20

 

우습다. 이 몸이여!

아홉 구멍으로부터 더러운 것이 늘 흘러 나오니 백 가지 천 가지의 부스럼 덩어리를 한 조각 엷은 가죽으로 싸 놓았구나. 또한 가죽 주머니에 똥을 담은 것이며, 피 고름 뭉치라 냄새 나고 더러워서 아무런 아까울 것도 없는 것이다. 하물며, 백년 동안 잘 길러 준대야 숨 한 번에 은혜를 등지고 마는 것이 아니냐?

 

(주해)

모든 업이 다 이 몸 때문에 생긴 것이니, 소리질러 꾸짖고 통분하게 깨쳐야 할 것이다. 이 몸은 온갖 애욕의 근본이라 이 몸이 허망한 줄 알게 되면, 온갖 애욕이 저절로 가시어질 것이다. 이것을 탐착하는 데서 한량없는 허물과 근심 걱정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특별히 밝혀서 도를 닦는 이의 눈을 열어 주는 것이다.

 

(평석)

네 가지 원소가 모여서 된 이 몸이 주인될 것이 없으므로 네 가지 원수가 모였다고도 하고 네 가지가 은혜를 등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네 마리의 배암을 기른다고도 하는 바이다. 내가 허망한 것을 깨닫지 못하므로 남의 일 때문에 골도 내고 남을 낮보기도 하며, 다른 사람도 또한 허망한 것을 깨닫지 못한 까닭으로 나 때문에 성내기도 하는 것이 마치 두 귀신이 한 송장을 가지고 싸우듯 하고 있다. 그 송장이란 것은 「물거품 뭉치」라기도 하고, 「꿈 덩어리」라기도 하며, 「고생 주머니」라기도 하며, 「거름 무더기」라기도 하는 것이니, 한갓 속히 썩어 버릴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또한 더럽기 짝이 없는 것이다. 위에 있는 일곱 구멍에서는 눈물과 콧물 같은 것이 늘 흐르고 아랫 두 구멍에서는 대소변이 늘 흘러 나오고 있지 않느냐? 그러므로, 대중 가운데 참례하려면, 밤낮으로 그 몸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조촐하지 못한 사람은 착한 신장들이 반드시 배척하여 버린다고 하는 것이다.

《인과경(因果經)》에 이르기를,

「더러운 손으로 경을 만지거나 부처님 앞에서 가래침을 뱉는 이는 반드시 내생에 뒷간 벌레가 된다.」하였고,

《문수경(文殊經)》에는,

「대소변 볼 때에 나무 돌같이 하여 말하거나 소리 내지 말고, 벽에다 그림이나 글씨도 쓰지 말며, 또한 함부로 침 뱉지도 말라.」하였으며 또한,

「변소에 다녀 와서 깨끗이 씻지 않고서는 좌선하는 자리에 앉지도 말며, 법당에 오르지도 말라.」하였고 《율문》에는,

「변소에 들어갈 때에 먼저 손가락으로 세 번 두드리고, 변소에 다녀 와서는 손등까지도 씻으라.」하였다.

 

출전 : 선가구감(68)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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