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연기(十二緣起)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범부로서의 有情의 생존이 12의 조건에 의해서 성립되어 있는 것. 또는 12支연기 · 12인연 · 12因연기 · 12因生 · 12緣생 · 12緣門이라고도 한다.
① 근본불교의 가장 기초적인 교의로서, 원래 아함경전에 설해진 것. 12라 함은 무명 · 행 · 식 · 명색 · 육처(육입) · 촉 · 수 · 애 · 취 · 유 · 생 · 노사이고, 이것들은 범부로서의 유정의 생존을 구성하는 12의 요소(곧 十二有支)이며, 이것들이 「이것이 있을 때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김으로 하여 저것이 생기며, 이것이 없을 때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함으로 하여 저것이 멸한다」라고 하는 相依相對的인 관계를 설하는 것이 12연기이다. 여기에 두가지 면이 있는 것 같다. 곧 모든 것은 인과 연에 의해서 성립되어 있는 상의적인 것이기 때문에 무상 · 고 · 무아라고 하는 면과, 또 하나는 범부로서의 인간의 괴로운 생존은 어떻게 성립되었는가(流轉門), 또 어떻게 해서 그것을 부정하고 깨달음에 이르는가(還滅門)라고 하는 것을 설하여, 유정의 생존의 가치와 의의를 문제로 하는 쪽이다. 아함경전에서는 12지의 연기설 외에, 10지 · 9지 · 8지 · 7지 등의 연기까지도 설하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이들도 12연기의 설에 수용해도 좋다.
잡아함경 권12에는, 연기의 법은 부처가 세상에 나오거나 나오지 않거나를 불구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로, 부처는 이것을 관하여 깨달음을 열고, 또 중생을 위하여 이 법을 개시한다고 설하고 있다. 전술한 제2의 면에 있어서의 12연기설의 원래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곧 자각적인 인간의 생존(有)은 정신의 주체인 식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그 식의 활동은 생활경험(行)이 되어서, 도리어 그 활동의 축적에 의한 識의 내용이다.
그런데 識의 활동이라 함은, 식이 감각기관인 안 · 이 · 비 · 설 · 신 · 의의 6처를 통하여 인식의 대상인 모든 心이나 物(명색)과 접촉(觸)하여, 이것을 주관상에 감수(受)하는데 의한다. 범부에 있어서는, 識은 무명(불교진리에 대한 無自覺)을 內相으로 하고, 渴愛(구하여 마지 않는 我慾)로 外相으로 하는 것이여서, 객관적 대상에 작용하는 식의 근기적인 상은 이 갈애에 불과하며, 또 갈애는 발전하여 모든 것을 나의 것으로 하여 취하려고 하는 執著(取)으로 된다. 그런 까닭에 이와 같은 染汚인 식의 활동(行)에 의해서 내용지어진 식은, 그것에 상응하는 생 · 노사 등에 의해서 대표격이 된 인간고, 무상고를 경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반하여 성자에 있어서는, 무명 및 갈애가 없어졌기 때문에 따라서 인간고도 없어진다.
② 구사론 권구에는 12연기에 대해서 4종의 해석을 들고 있다.
(1) 찰나연기라 함은, 1찰나의 심중에 12지가 갖추어 있다고 하는 것으로 예컨대 탐하는 마음으로 살생하
려고 하는 순간의 마음에 대해 말하면, 그 한 찰나의 마음 가운데 일어난 우치가 있는 것이 무명, 죽이려고 마음 먹은 것이 행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2) 連縛연기라 함은, 이 12지가 간단 없이 연속해서 前因後果의 관계가 되는 것을 말하고,
(3) 分位연기라 함은, 三世兩重의 인과에 의한 태생학적인 해석으로 12의 지분은 유정이 생사에 유전하는 과정에서의 각기의 위태를 가리키는 것이고,
(4) 遠續연기라 함은, 까마득하게 먼 생을 격하여 12지가 계속해서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유부에서는 제 3의 분위설을 쓴다. 곧 무명과 행은 과거세로 번뇌를 일으키어 업을 지었을 때의 유정의 분위 곧 심신(五蘊)을 가리키고, 이 과거세의 2인에 의해서 심식이 비로소 모태에 탄생하는 1찰나의 유정의 分位가 識, 탄생의 제 2찰나 이후 육근이 아직 갖추지 않은 유정의 분위가 名色, 태내에서 육근을 갖춘 분위가 육처, 출태한 뒤 다만 접촉감각만이 있는 2 · 3세까지가 촉, 감수성이 빼어난 4 · 5세에서 14 · 15세까지가 수로, 이상 식에서 수까지를 현재세의 오과라고 한다. 다음에 애욕이 성한 16 · 7세 이후가 애, 탐저의 마음이 뛰어난 30세 이후가 취, 이렇게 하여 업을 짓는 분위가 유로, 이들 3을 현재세의 3因이라고 한다. 이 인에 의해서 미래세에 태어나는 분위가 생, 그 이후 사에 이르기까지가 노사로, 이들 둘을 미래세의 2果라고 한다. 이와 같이 과거세 · 현재세 · 미래세의 삼세에 걸쳐서, 이중의 인과를 세우기 때문에, 이것을 삼세양중의 인과라고 한다. 인중에 혹 · 업을 포함하고, 과는 곧 고이기 때문에, 12연기는 혹업고의 삼도에 거두어지고, 인과가 끝없이 계속하여 무시무종이라고 한다. 경부에서는 이 유부의 설을 바르지 않다고 하여, 무명이라 함은 과거의 무지만을 가리키고 결코 오온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등으로 설한다.
③ 성유식론 권팔에서는, 무명에서 유까지를 인, 생 · 노사를 과로 하여, 1중의 인과를 세우는데, 인과 과는
반드시 이세이고, 따라서 이것을 이세일중의 인과라 한다. 무명 · 행의 2지는 식에서 수까지의 5지를 당겨 일으키는 인이기 때문에, 이지는 능인지이고, 5지는 소인지라고 하여 7지를 牽引因이라고도 한다.
애 · 취 · 유의 삼지는 인이 되어서 미래의 생 · 노사의 二支를 生하기 때문에, 3지를 能生支 또는 生起因이라 하고, 이에 대해서 생 · 노사를 所生支 또는 所引生이라 한다.
④ 천태종에서는 思議生滅 · 思議불생불멸 · 불사의생멸 · 불사의불생불멸의 4종의 12인연을 세워서, 이것
을 化法의 四敎(藏 ·通 · 別 · 圓)에 배속시킨다. 최후의 원교에서는 12인연은 불성이라 일컫고 연에 의해서 생긴 현상의 그대로가 중도의 理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⑤ 12연기를 觀하는 것은, 四諦觀과 같이 중요한 관법으로 되어, 석존은 이것을 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도 전한다. 雜集論 권사에는 무명에 의해서 행이 있다 등으로 차례로 迷의 生起를 관하는 것을 雜染順觀, 노사 등의 각기에 고집멸도의 사제를 세워서 노사에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미의 생기를 관하는 것을 雜染逆觀, 무명이 없어지면 행이 없어진다 등으로 現成을 차례로 관하는 것을 淸淨順觀, 노사의 멸은 생의 멸에 인한다 등으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깨달음의 현성을 관하는 것을 淸淨逆觀이라고 하고, 파사론 권24에는, 미혹의 생기를 관하는 유전문에서는 무명 · 행을 버린 10지, 깨달음의 현성을 관하는 환멸문에서는 12지를 관한다고 함(단 巴利文의 율의 대품에 의하면, 유전문을 순관, 환멸문을 역관으로 불러야 하는데, 지금은 이 설이 행해지고 있다). 또 천태종에서는 三世兩重 · 二世一重 · 찰나 일념의 3종의 12인연관에 의해서 각기 차례로 단견 상견 · 著我見 · 性實見의 3종의 잘못된 견해를 깨뜨린다고 설한다.
출전 : 불교학대사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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