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公案)란 무엇인가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어느 스님이 조주선사에게 물었다.
“모든 중생에게는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이 있다고 합니다. 저 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조주선사 답하기를,
“무(無)” → <무문관> 제1칙
선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화두를 간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700여 개의 공안이 있는데 이 가운데서 자신의 마음과 계합하는 화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두를 드는 그 순간부터 화두와 자신과 하나가 되어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간에 화두에 대한 의심 하나로 뭉쳐져 있어야 한다. 의심이 가지 않는 화두는 아무리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어도 전혀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화두는 큰스님에게 받는 것이 상례다. 큰스님을 친견하고 자신에게 맞는 화두를 받아지니는 것이 무난한 화두간택법이다. 입적하신 성철스님에게 화두를 받기 위해서 삼천 배를 올려야만 했던 것은 자신에게 맞는 화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주는 일화다.
위의 조주 무(無)라는 공안은 공안 가운데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일체중생이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왜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 하는 간절한 의문, 이 의문은 논리나 사유로써 풀어질 문제가 아니다. ‘왜’라는 간절한 물음 만이 시작이고 끝이다. 일체의 행위가 이 의문덩어리와 함께 하고, 온 우주가 이 의문 하나로 가득찼을 때 마침내 이 의문은 찬란히 개화(開花)를 한다. 이 때를 오도(悟道)의 순간이라고 한다. 이 때가 되면 존재의 사유를 획득한 대자유인의 환희의 몸짓과 노래가 함께 한다. 덩실덩실 춤을 추는가 하면 목놓아 울기도 한다. 그리고 이 때의 경지를 읊은 노래를 보통 오도송(悟道頌)이라고 한다.
여기 근래의 대선사(大禪師)이신 경허스님의 오도송을 보자.
문득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들으니 忽聞人語無鼻孔
온 우주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頓覺三千是我家
유월 연암산 아랫길 六月鷰岩山下路
하릴 없는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네. 野人無事太平歌
출전 : 선과 자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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