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거사(維摩居士,유마경)

82-중-유마경-9

근와(槿瓦) 2015. 9. 27. 00:22

82-중-유마경-9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73 / 121] 쪽

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범부는 불법을 들으면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無上道心]을 내어서 불(佛) · 법(法) · 승(僧) 3보를 단절하지 않지만, 성문은 설사 목숨을 마치도록 불법 · 10력(力) · 4무소외[無畏] 등을 들어도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영원히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 때 이 법회에 참석한, 보현색신(普賢色身)이라고 불리는 보살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거사님, 그대의 부모와 처자 · 친척 · 권속(眷屬) · 하인[吏民] · 벗[知識], 이들은 모두 어떤 사람들이며, 노비와 심부름꾼[僮僕], 코끼리와 말, 수레 따위는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이에 유마힐은 게송(偈頌)으로 답하였다.

 

반야바라밀다[智度]는 보살의 어머니이며

방편바라밀로 아버지를 삼고

일체 중생을 이끄는 스승도

이것에 의지하지 않고는 태어나질 않네.

 

법의 기쁨[法喜]으로 아내를 삼고

자비심으로 딸을 삼고

성실을 아들로 삼아

필경(畢竟) 공함은 집으로 삼는다네.

 

여러 번뇌는 나의 제자요

뜻에 따라 다스려 가고

37도품은 선지식으로

이것들이 깨달음에 이르게 하네.

 

                                                                                                                           [74 / 121] 쪽

여러 바라밀다[度法]는 모두 다 도반이며

4섭법[攝]은 기녀(伎女)일세.

노래하고 법다운 말씀을 읊조리니

이들을 음악으로 삼는다네.

 

다라니[摠持]의 동산

무루법(無漏法)의 숲

7각의(覺意)의 청정하고 오묘한 꽃이 만발하고

해탈과 지혜의 열매가 무르익네.

 

8해탈[解]은 목욕하는 연못

삼매의 물[定水]이 가득 차

일곱 가지 맑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거기 목욕하는 이는 모두 번뇌가 없는 이들[無垢人]이라네.

 

다섯 가지 신통력은 코끼리와 말로 치달리고

대승은 수레로 삼아

한마음[一心]으로 잘 몰아 가며

8정도의 길을 잘 간다네.

 

                                                                                                                            [75 / 121] 쪽

32상으로 장엄하고

80종호로 모습을 잘 갖추어

참괴(慚愧)의 옷을 입고

깊은 마음은 꽃다발로 삼네.

 

7재(財)의 보물을 재산으로

(佛法을) 가르침을 자애로운 휴식으로 삼아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깨달음으로 회향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네.

 

4선(禪)으로 자리펴고 앉아

정명(淨名)을 따라 살아가고

다문(多聞)으로써 지혜를 늘려가고

스스로 깨달음을 음악으로 삼네.

 

감로(甘露)의 법은 밥이고

해탈(解脫)의 맛은 국이 되어

맑은 마음으로 목욕하고

계품(戒品)으로 온몸을 향기롭게 바르네.

 

번뇌의 도적을 무찌르니

그 용감함은 누구도 비할 수 없어

네 가지 마군을 항복받아

 

                                                                                                                             [76 / 121] 쪽

승리의 깃발을 도량에 휘날리네.

 

생과 멸이 없는 줄을 알면서도

가르쳐 주기 위하여 생사를 보여 주고

온갖 국토(國土)에 남김없이 나타내니

마치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네.

 

시방 3세의 무량억(無量億)의 여래에게

공양을 올리면서도

그 모든 부처와 나의 몸을

분별하는 생각 전혀 없네.

 

모든 부처님의 나라와 중생들이

모두 공한 줄을 안다고 해도

항상 정토의 행을 닦아

모든 중생을 교화하네.

 

모든 중생의

모습과 소리와 몸가짐[威儀] 그 모두를

두려움 모르는 보살은

일시에 남김없이 나타내 보인다네.

 

온갖 마군의 소행을 알아

그들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서

훌륭한 방편의 지혜로써 선으로 이끌고

뜻에 따라 모두를 교화해 나타낸다네.

 

늙고 병들고 죽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모든 중생을 성취하고자 함이니

 

                                                                                                                         [77 / 121] 쪽

모든 것이 허깨비[幻化]와 같음을 사무치게 알고

걸림없이 모든 걸 통달한다네.

 

어느 때는 겁(劫)이 다함을 보이기 위해

하늘과 땅이 모두 불타는 것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항상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무상함을 환하게 알게 하고자 하는 것이네.

 

무수억(無數億)의 중생이

함께 와서 보살을 청한다면

일시에 그들의 집에 다가가

불도로 나아가도록 교화한다네.

 

경전[經書]이든 주술서이든지

온갖 기술에 관련된 책이든지

남김없이 통달하여

중생들을 널리 이익되게 베푸시네.

 

세간의 온갖 도를 닦아

그 모든 길에서 출가하여

이로써 사람의 미혹을 풀어 주고

사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네.

 

어느 때는 해 · 달 · 하늘이 되고

그리고 범천과 세계의 주인이 되고

혹은 흙이 되고 물이 되며

혹은 바람이 되고 불이 된다네.

 

질병의 소겁 동안에는

 

                                                                                                                             [78 / 121] 쪽

온갖 약초가 되어

이것을 복용한 자는

온갖 독과 병을 없애 준다네.

 

기근의 소겁 동안에

몸을 바쳐 음식이 되어

먼저 그들의 굶주림과 목마름을 가시게 한 다음

가르침을 설하여 교화한다네.

 

전쟁[刀兵]의 소겁 동안에

그를 위하여 자비심을 일으켜

저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싸움이 없는 땅[無諍地]에 살도록 한다네.

 

만약 커다란 싸움터가 있다면

병력을 고르게 나누고 나서

보살은 위세(威勢)를 나타내

항복받아 화평하고 편안하게 한다네.

 

모든 국토 안에 있는

온갖 지옥까지도

서슴없이 찾아가 그곳에 이르러

힘써 그곳의 고뇌를 구제한다네.

 

모든 국토 안에서

모든 축생들이 서로 물고 뜯으면

보살은 그곳에 태어나

그들 모두에게 이익을 주네.

 

                                                                                                                            [79 / 121] 쪽

5욕의 몸을 받는 것처럼 보여 주어도

마음은 선정을 닦아 안온한 모습 보이고

마군이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히려 해도

아무런 힘을 미치지 못하네.

 

불꽃 속에 연꽃을 피운다는 것은

매우 드물고 힘든 일일세.

욕정이 있으면서 선을 닦는 것도

이같이 매우 드물고 힘든 일이네.

 

어느 때는 음탕한 여인이 되어

온갖 호색한[好色者]을 유인해다가

욕정의 갈고리로 끌어들여서

다음에 불도(佛道)에 들게 한다네.

 

어느 때는 마을의 읍장이 되고,

혹은 상인을 이끌며

국사(國師)와 대신이 되어

중생을 복되고 이롭게 하네.

 

모든 빈궁한 자에게는

무진장한 곳간이 되어서

그들에게 베풀고 이끌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하네.

 

아상이 강해 교만한 자에게는

대역사(大力士)로 나타나

갖가지 뽐내고 교만한 마음을 굴복시켜

위없는 길[無上道]에 머물게 한다네.

 

                                                                                                                            [80 / 121] 쪽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무리가 있으면

그들 앞에 나타나 위로하고 안심시켜서

두려움이 없는 마음을 베풀어 주고

마침내 도심을 일으키게 한다네.

 

어느 때는 음욕을 떠나

다섯 가지 신통력을 가진 선인(仙人)이 되어

모든 중생을 이끌어

계율과 인욕과 자비로움에 머물게 하네.

 

공양을 구하는 자를 보면

그를 위하여 종이나 심부름꾼이 되고

그 마음을 기쁘게 하여

도심을 일으키도록 한다네.

 

사람이 구하는 것에 따라서

얻게 해 불도에 이끌어 들이고

뛰어난 방편의 힘으로

모든 것을 풍족히 마련해 준다네.

 

이와 같이 도는 무량하여서

행하는 것도 끝이 없으며

지혜는 또한 끝없이 무한하여서

무수한 중생을 해탈케 한다네.

 

가령 일체의 부처가

무량억겁에 걸쳐

그 공덕을 찬탄한다 해도

결코 다할 수 없다네.

 

                                                                                                                            [81 / 121] 쪽

그 어느 누가 이 같은 법을 들은 자라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랴.

다만 저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을 제외하고서.

 

9.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

그 때 유마힐은 수많은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보살은 어떻게 하여 상대적 차별을 뛰어넘는[不二] 법문(法門)에 깨달아 들어가는지 저마다 생각하는 대로 말씀해 보십시오."

 

모임 가운데 법자재(法自在)라고 하는 보살이 있어서 그가 말하였다.

"여러분, 생(生)과 멸(滅)을 서로 대립하는[二] 것이라 하지만, 존재하는 것[法]은 본래 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에 멸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같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 것을 곧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이라고 합니다."

 

덕수(德守)보살이 말하였다.

"아(我)와 아소(我所)를 서로 대립하는 둘[二]이라고 하나, 아가 있음으로 해서 아소가 있는 것이요, 만약 아가 없으면[無我] 아소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불순(不眴)보살이 말하였다.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受]과 느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不受]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만약 존재하는 것[法]을 수(受)하지 않으면 그 때는 (사물을) 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취하는 일도 버리는 일도 없으며, 짓는 일도 행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덕정(德頂)보살이 말하였다.

"번뇌[垢]와 청정함[淨]을 서로 대립한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번뇌 그 자체의 본성[實性]을 보아도 청정한 모습[相]은 없고, 열반의 모습[滅相]을 따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

 

                                                                                                                          [82 / 121] 쪽

합니다."

 

선숙(善宿)보살이 말하였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動]과 아상을 가지고 그 모양을 파악하는 것[念]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곧 아상으로 파악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아상으로 파악하는 일이 없으면 곧 분별이 없는 것이므로 이 경지를 잘 통달한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선안(善眼)보살이 말하였다.

"하나의 모습[一相]을 가진 것과 아무런 모습도 갖지 않는 것[無相]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만약 어떤 모습이 있는 것[一相]을 어떠한 모습도 없는 것[無相]이라고 알고, 또 모습이 없는 것[無相]에도 얽매이지 않고서 평등을 체득하게 되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묘비(妙臂)보살이 말하였다.

"보살의 마음과 성문(聲聞)의 마음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마음의 모습[心相]은 공하고 허깨비와 같은 것이라고 분명하게 알면, 보살의 마음도 없고 성문의 마음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불사(弗沙)보살이 말하였다.

"선(善)과 불선(不善)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선도 불선도 일으키지 않고 상이 없는 경지[無相際]에 들어서 이를 통달하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사자(獅子)보살은 말하였다.

"죄악[罪]과 복덕[福]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만약 죄악 그 자체의 본성에 통달하면 복덕과 다름이 없음을 알게 되고, 금강과 같은 진실한 지혜로써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 속박되는 일도 없고 해방되는 일도 없으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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