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식(神識)에 관하여-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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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이고 쳐다보는 등 그 사람이 하는 행동에 따라 거울 속 얼굴 표정도 역시 이러한 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니라.
발타라파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얼굴 모양은 무슨 일로 인하여 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는 것이냐.”
발다라파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사람의 신체로 인하여 그 거울 속에서 나타나나이다. 마치 이 형체는 그 몸의 빛깔을 따르는 것처럼 얼굴도 역시 그와 같은 빛깔이 있고 그 모양에서도 역시 그와 같은 빛깔이 있으며 모든 감관이 구족하였거나 구족하지 않았거나 그 얼굴의 모양은 그 거울 속에서 역시 그와 같이 그런 현상을 나타내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다라파리야, 마치 저 밝은 거울에 얼굴의 모양이 이루어짐은 몸이 있기 때문에 밝은 거울 속에서 형상을 나타내듯이 이 몸도 그와 같아서 신식으로 인하여 느낌[受]이 있고 취함[取]이 있고 알음이 있고 모든 행과 생각함이 있어 신체를 이루는 것이니라. 저 밝은 거울이라고 함은 부모와 화합하는 인연이니, 그러므로 몸이 소멸하고 나면 신식의 형상도 없는 줄 알지니라. 마치 저 밝은 거울에서 얼굴의 형상이 나타날 따름이요 또 맑은 물 속이라야 다시 얼굴의 형상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신식도 이 몸의 형상을 버리고 나면 저곳으로 가서 다른 모든 음(陰)을 받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니구다나무[尼拘陀樹]의 씨나 우담바라(優曇婆羅) 등의 모든 나무의 씨가 비록 가늘고 작더라도 극히 큰 나무와 가지를 낼 수 있고, 큰 나무와 가지를 낸 뒤에는 그 형상을 버리고 다시 다른 곳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 씨의 경계[子界]가 나무의 형상을 버리고 나면 때로 바짝 마르면서 그 본래 지닌 맛을 잃게 되고 그 본래 맛이 소멸하고 나면 그 나무는 곧 말라죽게 되느니라.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은 미세하여 일정한 색의 형상이 없나니, 모든 몸을 내고 나면 다시 그것을 버리고 다시 먼저와 다른 몸을 이루게 되느니라. 마치 보리 · 밀 · 검은 깨 등의 작은 알과 큰 알 등의 씨는 뿌려지는 땅에 따라 그 땅에서 곧 뿌리를 내리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은 모든 중생의 몸 안에서 저 곳으로 옮아가 곧 취함[取]도 있고 느낌[受]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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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서 혹은 죄를 받기도 하느니라. 이 세상에서부터 저 세상으로 옮아가는 것은, 마치 꿀벌이 꿀을 찾아서 꽃 안에 들어가 그 맛과 향기를 취하다가 그 꽃을 버리고 다시 다른 꽃으로 옮아가며 혹은 나쁜 꽃은 버리고 좋은 꽃으로 옮아가며 꽃 위에 앉은 뒤에는 그 꽃에 달라붙어서 그 향기와 맛을 취하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도 많은 선근으로 하늘의 몸을 받아 가기도 하고 하늘의 몸을 받은 뒤에는 나쁜 과보 때문에 또 지옥 · 축생 · 아귀 등의 몸을 받기도 하며 받은 뒤에는 다시 그와 다른 몸을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이 신식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가 하면, 마치 울금향(鬱金香)의 씨나 홍람화(紅藍花)나 분다리꽃[分陀利花]의 씨가 그 자체의 본분에 따라 색깔도 일정하지 않고, 그 씨 안에서는 싹을 볼 수도 없으며, 또한 일정한 색깔도 없는데 그러면서 그 씨가 땅에 들어가 물을 얻으면 윤택해지면서 곧 싹을 내며, 싹이 난 연후에야 꽃이 피되 그 색깔은 씨 안에서 얻어 볼 수도 없고 또한 씨를 여의고서 싹과 색깔이 있지 않은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이 이 몸을 버리고 나서 저 몸을 이루려고 할 적에는 그 살덩이 안에 아직 모든 감관이 있지 않거늘 하물며 모든 입(入)이겠느냐. 이미 모든 감관과 입이 없거늘 어찌 천안(天眼)과 천이(天耳)와 냄새와 맛과 촉감이 있을 수 있겠으며, 자체에는 앎이 있을 수 있되 이치로야 어찌 알 수 있겠느냐. '나는 그때 이러한 모든 업을 지었고 나는 과거 세상에 이러한 몸이었다'라고 다만 신식으로 인하여 느낄 뿐이니라.
비유하면 누에가 제 몸의 입에서 실을 내어 고치를 만들면서 그의 몸을 감고 얽은 뒤에 그 속에서 죽는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도 스스로 몸을 낸 뒤에 도리어 스스로가 업을 짓는 것은 마치 누에가 실을 내어 제 몸을 휘감은 뒤에 곧 스스로 몸을 없애는 것과 같으니라. 또 스스로 몸을 없앤 뒤에 다른 곳으로 옮아감은 마치 연꽃이 물 속에 피어 있을 때는 곧 묘한 색깔과 향기며 맛이 있고 그러면서도 그 꽃 안에서는 물의 정체(正體)를 얻어 볼 수 없다가 그 꽃이 없어진 뒤에 다른 땅 속에다 씨를 놓아두면 곧 빛깔과 향기가 되살아나는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이 옮아가는 곳에는 모든 근(根) ·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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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境) · 계(界)가 함께 옮아가지 않으며 느낌[受]도 옮아가지 않고 옮아가는 것은 오직 법계만이 있을 뿐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여의주(如意珠)가 가는 데마다 바라는 물건이 있으면 곧 생각하는 대로 얻는 것과 같으며, 마치 하늘의 광명이 스스로 햇빛을 따라 운행하면서 햇빛이 이르는 곳에 광명도 역시 그 곳에 이르는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이 옮아가는 곳에는 느낌[受]과 생각[想]과 법계 등이 서로 따르면서 여의지 않느니라.
또 다음에 이 신식은 몸을 버리고 나면 모든 존재[有]를 취하는데 쌓고 모아 취한 뒤에는 살도 없고 뼈도 없이 뒤에 받을 몸으로 나와서, 그는 색신(色身)과 존재와 모든 접촉을 취하되 천안(天眼)으로 선과 악을 살펴보면서 받고 취하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작은 대추나무거나 천 년 묵은 대추나무거나 암마라(菴摩羅)의 열매거나 가비타(迦毗陀) 열매 등이거나 간에 그 열매에는 저마다 한 가지씩의 맛이 있나니 쓰거나 시거나 달거나 혹은 짜기도 하는 등의 여섯 가지 맛이 있거니와 그 모든 열매가 익은 뒤에 그 맛을 간직한 종자가 다른 곳으로 옮아가면 저마다 저절로 그 곳에서의 맛이 있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 신식의 씨도 옮아간 처소에 따라 그 스스로 촉(觸)이 있으면서 복과 복 없는 일이 있게 되며 존재[有]와 기억[念]이 저절로 따르면서 옮아가느니라. 또 이 신식은 몸을 버릴 적에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이 몸을 버리기 때문에 이것을 염식(念識)이라 하며, 신식은 착한 업과 착하지 않은 업을 알고 이 업이 나를 따라 가는 것을 알며, 나는 이 업을 따라서 가는 것도 알게 되나니, 이와 같은 일들을 알기 때문에 신식이라 한다'라고 하느니라.
또 이 몸이 지었던 온갖 모든 업을 알기 때문에 신식이라 하나니, 마치 바람이 때로는 차기도 하고 때로는 덥기도 하며 때로는 악취를 따라 냄새가 나기도 하고 때로는 향으로 인하여 향기가 있기도 하기 때문에 바람이 있음을 아는 것처럼 이러한 신식의 체(體)는 색이 없으면서도 집취(執取)의 원인인 색을 말미암아 혹은 욕취(欲取)의 원인으로, 혹은 계율을 지니면서 과보를 구하는 집취의 원인으로, 혹은 느낌과 느낌의 원인을 신체를 받아 색이 성취되기 때문에 신식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그 대중 가운데에 장자의 동자 소마부지(蘇摩浮坻)[수(隋)나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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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진월(眞月)이라 한다]가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그 색의 취함을 관찰하여야 하고, 어떻게 욕취를 관찰하여야 하며, 어떻게 견취를 관찰하여야 하고, 어떻게 계취(戒取)를 관찰하여야 하오며, 어떻게 모름지기 관찰하여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진월(眞月)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지혜 있는 이라면 네가 묻는 바를 알고자 하리니,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진월아, 좋은 색이 있거나 좋지 않은 색이 있거나 간에 육체(肉體)를 좇으면서 모름지기 힘줄과 피·맥·기맥·해골·뇌·대장·소장·폐장·심장·간장·신장·비장·담장·비게·골수·가래·어혈·눈물·콧물·침 등은 청정하지 못하고 악취가 나며 덧없고 두려워할 만하며, 터럭·머리칼·수염과 살점·피부로 덮어씌워져 모여 있으며, 모여진 모든 색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관찰해야 하느니라. 이루어진 4대란, 색을 취하여 몸을 이루었기 때문에 색을 취한다[取色]고 하느니라.
소마부지야, 그 몸은 부모가 화합함으로써 단단하고 딱딱하게 이루어졌나니 그것은 곧 땅의 요소[地大]요, 온갖 묽고 부드러운 것은 물의 요소[水大]라 하며, 온갖 따뜻하고 익게 하는 것은 불의 요소[火大]라 하고, 온갖 요동하면서 구부리고 펴고 하는 것은 바람의 요소[風大]라 하느니라. 그리고 온갖 아는 것은 소리 · 냄새 · 맛 · 촉감 등의 경계라 하며 기억하고 아는 것이기 때문에 신식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소마부지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서 죽을 때에는 그 색계(色界)를 버리고 신식이 몸에서 나오며 그 몸을 버리고 나서는 '이것이 바로 나의 몸이었다'라고 알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진월에게 대답하셨다.
“진월아, 이 몸을 받아서 바로 머무를 적에 몸의 업[身業]이 이미 다하면 모든 경계[界]를 버리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우유를 물에 타서 불로 끓이면 그 뜨거운 열기 때문에 우유와 물은 저마다 구별되며, 우유에 있는 모든 기름의 맛은 색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진월아,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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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람은 몸이 구별되며 모든 요소[大]도 역시 구별되고 신식도 역시 구별되느니라. 그러나 그 신식은 모든 요소를 취하고 그리고 법계를 취하느니라. 그런 뒤에 법계를 훈습한 기억이 선과 악을 취하면서 다음 세상으로 나아가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마하가량나약의 소(摩訶迦良那藥蘇)[수(隋)나라 말로는 크고 참된 약이 되는 소(大眞藥蘇)라는 말이다]에서 갖가지 약의 맛과 힘을 취하여 닳으면 그 속에는 혹 매운 맛 · 쓴 맛 · 신 맛 · 짠 맛 · 싱거운 맛 · 단 맛이 있는데, 그 모든 맛들을 취한 뒤에 몸으로 들어가 소화되어 빛깔과 향기 등의 맛을 취하고 나면 그 소(蘇)의 체성은 버리고 옮아가면서 약의 맛을 이루는 것과 같나니, 이 신식도 그와 같아서 몸을 버린 뒤에는 선과 악을 취하고 그리고 법계를 취하면서 이 신식은 옮아가는 것이니라.
'저 소(蘇) 맛의 체(體)'라고 함은 곧 몸에다 비유한 것이요, '저 모든 약이 섞이면서 모인다'라고 함은 저 모든 감관[根]에 비유한 것이며, '모든 약의 색과 향기와 맛과 촉감'이라고 함은 신식이 옮아가기 때문에 신식이라 한다는 데에 비유한 것이요, '모든 맛이 변한다'라고 함은 곧 신식이 옮아간다는 것이니, 마땅히 이렇게 관찰해야 하느니라.
'사람과 색은 구별되며 다르다'라고 함은 혹은 좋은 색이기도 하고 혹은 나쁜 색이기도 하다는 것이요, '혹 몸으로 들어간 크고 참된 약인 소가 잘 소화되었다'라고 함은 곧 착한 업에 비유한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리고 만일 '그 크고 참된 소를 먹은 뒤에 몸이 마비되고 황색을 띠게 되었다'라고 하면 그것은 곧 착하지 않은 업에 비유한 것이니, 마땅히 그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마치 큰 마하가량나약의 소와 같은 보배'라고 함은 이 신식을 말함이니라. 마땅히 마하가량나약의 소가 모든 약의 색과 맛을 취하고 취한 뒤에는 크고 참된 약이 되지만 그 소에는 손발과 모든 감관이 없고 다만 그 맛만을 취한다고 관찰해야 하나니,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이는 진실로 몸을 버린 뒤에는 모든 경계를 버리고 오직 법계만을 취하며, 취하고 받고 한 뒤에는 선과 악을 취하면서 가는 것이니라.
진월아, 저 사람이 몸을 버린 뒤에는 오는 세상에서 바른 기억[正念]을 얻고, 하늘 기억[天念]을 얻으면서, 혹은 욕천[欲天]들을 보기도 하고, 혹은...
출처 : 대보적경-312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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