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진실된 마음이 아니면 백발이 되도록 앉아 있어도 무소득

근와(槿瓦) 2015. 6. 29. 00:55

진실된 마음이 아니면 백발이 되도록 앉아 있어도 무소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우리가 일생 동안 참선을 해도 안 되는 원인은 일념으로 구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앉아 있으면 온갖 쓸데없는 궁상, 망상만 찾아들어 결국 허송 세월하게 되는 것입니다.

 

‘금생에 반드시 이 일을 해결해야겠다.’는 각오로 간절하게 화두를 참구할 것 같으면, 시간이 흘러도 흐르는 줄을 모르고, 옆에서 아무리 시끄럽게 떠들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며, 앉아 있어도 앉아 있는 것까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오직 화두 한 생각뿐입니다.

 

그 한 생각, 화두 일념이 흐르는 물과 같이 지속될 것 같으면 천 사람 만 사람이 다 진리의 눈을 뜨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니 이 위대한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 자세부터 확고히 정립해야 합니다.

 

일도양단으로 모든 반연을 다 끊어 버리고, 몸뚱이에 병이 있고 없고, 잘 먹고 못 먹고 하는, 그러한 소소한 관심도 다 버리고, 생애의 모든 생각을 오로지 화두에 쏟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생각이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가 없고 붙을래야 붙을 것이 없습니다. 모든 잡념은 다 끊어져, 바늘로 살을 찌르면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되듯이 화두가 아주 강도 있게 집중되고, 다른 사람이 봐도 ‘저 사람 등신 같다.’, ‘혼이 나간 사람 같다.’고 할 정도로 화두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시간이 며칠이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간단 없이 흐르다가 시절 인연이 도래하면 화두가 타파됩니다. 만사를 잊은 가운데 화두 일념이 흐르는 물과 같이 지속되다가 시절 인연이 도래하면 화두 당처가 드러나게 된다는 말입니다.

 

소한 · 대한이 닥쳐와 살갗을 에이는 한풍이 불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고 훈풍이 불어 오면 그 혹독하던 추위는 자취조차 없어지고, 훈훈한 봄바람에 만물이 생장하게 됩니다. 화두 공부도 진실하게만 지어 가면 이러한 자연의 이치와 똑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참구하는 학인들이 그렇게 진실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10년을 하고 30년을 해도 일념 현전이 되지 않고 견성을 못하는 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두를 뼈에 사무치도록 챙길 것 같으면, 지겨운 것도 없고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는 가운데 결제 석 달이 잠깐 사이에 지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여러 곳에서 선방 수좌들을 데리고 살다 보면, 어떤 이들은 석 달이 지겨워서 발광을 합니다. 그것은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닙니다. 앉아서 화두를 참구한다고 해 보아야 흉내나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발심 수행으로는 백발이 되어도 아무 소득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시은(施恩)만 잔뜩 지고는 죽음에 다다라서 한탄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 대중은, 진짜 발심을 해서 견성하기 위한 중노릇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고 하루하루 밥만 축내는 중노릇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마음 자세를 점검해 보고 발심 또 발심해야 합니다.

 

 

출전 : 중생이라는 이름의 부처에게(진제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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