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좌선(坐禪)

근와(槿瓦) 2013. 6. 14. 02:27

좌선의 자세(調身)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좌선을 하려고 할 때는 고요한 곳에서 방석을 두껍게 깔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여 위의를 가지런히 한 후에 결가부좌하되, 먼저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는다. 혹 반가부좌를 해도 좋으나 단지 왼발로 오른발을 누르면 된다. 다음으로 오른손을 왼발 위에 놓고 왼 손등을 오른 손바닥 위에 놓아서 두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끝을 서로 맞대고 천천히 몸을 세워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으로 반복해서 흔드는 것이 몸을 바르게 하는 단정한 좌법(坐法)이다.

 

여기에서는 좌선하는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선은 여러 자세 즉, 행주좌와(行住坐臥)의 4가지 위의(威儀) 가운데에서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앉거나, 눕거나 하는 이 4가지 자세 중에서 유독 앉아서 하는 좌선(坐禪)을 중요시하는 데에는 그 까닭이 있다고 하겠다. 처음 선을 하는 초심자들이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자세로 집중하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또한 누운 자세는 잠들기가 쉬운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처음 수행할 때는 좌선으로 시작하는데 삼매(三昧)의 힘이 강해지면 언제 어떤 자세에서나 삼매의 힘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설명한 좌선의 자세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좌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장소의 선택(擇處)

좌선을 하려고 할 때는 먼저 좌선할 장소를 택해야 한다. 이것을 택처(擇處)라고 한다. 장소로 산사나 선방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수행하는 동안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곳으로 조용하고 정결한 장소를 택해야 한다. 좌선을 잘하기 위해서는 좌선을 하는 동안 방해가 없어야 한결같이 집중하여 삼매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참선하는 사람은 장소와 시간을 일정하게 해서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참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끔 한 번씩 집중적으로 수행해 보는 것도 좋다. 참선 수행하는 장소는 지리적 여건으로 자연으로부터 재해가 없는 곳, 사회적 여건으로 사람들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곳 등을 가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선지식으로부터 지도 받을 수 있는 곳 그러니까 선지식이 주석하고 계시는 곳이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앉는 법(坐法)

장소가 정해졌으면 방석을 두껍게 깔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여 위의를 가지런히 한 후에 결가부좌를 취하라고 했다. 사람마다 신체가 다 다르기 때문에 방석의 높이는 자신의 신체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자신이 앉아 보아 양 무릎이 땅에 닿고 허리가 펴지며 지나치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자리를 정돈하고 앉을 때,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결가부좌(結跏趺坐)이다. 결가부좌는 두 발을 교차시킨 다음 다시 손으로 좌우의 발등을 두 넓적다리 위에 놓는 것이다. 결가부좌는 보통 부처님의 좌법이라고 하며, 전가부좌(全跏趺坐)․ 본가부좌(本跏趺坐)라고도 한다. 가(跏)는 발바닥, 부(趺)는 발등을 나타내며 인도에서는 이렇게 앉는 것을 원만안좌(圓滿安坐)의 모습이라고 여겼다. 부처님은 반드시 결가부좌하여 앉으시기 때문에 이 결가부좌를 불좌(佛坐) 또는 여래좌(如來坐)라고 하며, 이는 선정의 모습을 나타내는 좌상이다.

많은 좌법이 있지만 부처님께서 오직 결가부좌만을 사용하신 까닭을 『대지도론(大智度論)』권7에서는 “결가부좌는 모든 좌법 중에 가장 안온하여 피로하지 않고, 마음이 산란하지 않아서 사위의(四威儀) 중에서 가장 안온한 자세이므로 도법(道法)의 좌법이라고 하며, 또한 마왕(魔王)이 이 좌상을 보면 두려움을 느끼고, 그림에 그려진 가부좌를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결가부좌로 앉노라면

몸이 편안하여 삼매에 든다네

위엄과 덕, 많은 사람 경앙하니

태양이 온 누리 비추는 듯하네

졸음, 게으름, 전복 마음 없애면

몸이 가벼워 게으르지 않으리

깨달음 또한 쉽고

편안한 가부좌, 용이 서리를 틀 듯이

그림 폭에 가부좌만을 보아도

마왕은 걱정하고 겁을 낸다 하니

하물며 도에 드신 스님께서

편히 앉아 몸 기울지 않음이야

이 때문에 결가부좌를 하는 것이다.

 

또 다음으로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처럼 앉으라고 가르치셨다. 외도들은 어떤 이는 항상 발을 들고서 도를 구하고 어떤 이는 항상 서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발을 올려놓기도 하였다. 이처럼 미치광이의 행동을 하면 마음이 사악한 바다에 빠지고 몸은 편치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결가부좌를 하고서 몸을 곧게 앉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무엇 때문에 몸을 곧게 하도록 하였을까? 쉽사리 마음을 바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을 곧게 앉으면 마음에 게으름이 없고 마음과 뜻이 단정하여 생각을 묶어둘 수 있다. 만일 마음이 치달리거나 흐트러지면 이를 붙잡아 다시 되돌려서 삼매로 들어가고자 갖가지 치달리는 마음을 모두 붙잡아두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을 묶어두면 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에 들어갈 수 있다.

결가부좌는 다리를 엮는 순서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여기서는 “먼저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는다”라고 되어 있지만, 『대장일람집(大藏一覽集)』에 수록된 「좌선의」에는 “먼저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는다”라고 하여 그 순서가 반대로 되어 있다. 전자는 항마좌(降魔坐)이고, 후자는 길상좌(吉祥坐)이다.

흔히 길상좌는 최상이며, 항마좌는 그 다음이 된다고 한다. 길상좌를 최상의 좌법으로 여기는 이유에 대해 『혜림음의(慧琳音義)』에서는 “여래께서 성도를 이루실 때, 몸은 길상좌를 하시고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시어 악마를 항복시키는 인(印)을 하였다. 만일 수행하는 사람이 항상 이 좌법을 익힐 수 있다면 백복으로 장엄한 상(相)을 다 갖추고 능히 모든 삼매와 상응할 것이므로 최승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길상좌는 성도의 좌상이라 하며 수행자 거의가 길상좌를 택하고 항마좌는 성도 전의 좌법이라 하여 가끔 부득이 할 때 사용되는 좌법이라 한다. 앉는 방법으로서는 길상좌가 전통적인 것이었는데 인도에서 전래한 이 좌법이 중국에 오면서 항마좌가 전통이 되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항마좌를 주로 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오른쪽은 청정하고 왼쪽은 부정하다고 생각하여 청정한 것으로 부정한 것을 누른다는 의미로 길상좌를 택하였고, 반면에 중국에서는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오른쪽은 양(陽)인 동시에 동상(動相)이며 왼쪽은 음(陰)인 동시에 정상(靜相)이라고 하는 관습에서 고요하고 적정한 선정(禪定)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음(陰)이면서 고요 적정하다고 여기는 왼쪽발로 산란하고 동적인 오른쪽 발을 눌러 제압한다는 생각에서 이와 같은 좌법을 가르치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것에 집착하지 말고 될 수 있는 한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좌우로 바꿔서 앉을 것을 권한다. 어느 한쪽으로만 반복해서 앉는 것은 체형(体型)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발의 위치를 바꿔 앉아야 한다.

또한 참선할 때의 가장 바른 자세는 결가부좌가 최우선이지만 결가부좌가 잘되지 않는 사람은 반가부좌를 해도 된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 모두 앉는 자세로는 가장 과학적인 자세로써 지구력과 집중력을 배가할 수 있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반가부좌를 보살의 좌상이라고도 하는데, 반가부좌를 할 때는 앉은 자세가 정삼각형의 모습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앉아서 삼각형이 되게 하려면 앉은 자세의 두 다리가 일자(一字)가 되도록 하면 된다.

다음으로 손의 자세는 발의 자세와 같아야 한다. 만약 왼발이 위에 있을 때는 오른손을 밑에 놓고 왼손은 그 위에 포개어 가지런히 하되 엄지손가락이 서로 맞닿도록 하고, 만약 오른발이 위에 있을 때는 손도 바꾸어서 왼손을 밑에 놓고 오른손을 위로하여 가지런히 엄지손가락이 서로 맞닿도록 하면 된다.

이와 같이 취하는 손의 자세 즉, 수인(手印)을 법계정인(法界定印)이라고 한다. 이는 예로부터 망념을 버려 움직이지 않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삼매경에 들게 하는 수인(手印)으로 입정을 상징한 것이다.

 

인(印)이란 부처님의 내증(內證) ․ 공덕(功德)의 표시이므로 불변하는 것이며, 손가락의 모양이나 가지고 있는 기물을 달리하기도 하는데, 손가락의 모양을 수인(手印)이라 하고, 물건으로 인(印)을 표시하는 것을 계인(契印)이라고 한다. 인을 결하는 상에는 불 보살의 구별이 있고 각기 본서(本誓) ․ 염원(念願)이 있으며 때와 장소에 따라 인이 달라지며 인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고 할 수 있다.

절에 가면 부처님의 수인 중에서 가장 많은 모습이 이 선정인이다. 우리는 절에 가서 늘 부처님을 친견하면서도 부처님의 앉아 계시는 모습이나 손 모습을 그냥 지나쳐버린다. 부처님이 취하고 계시는 모습 그 자체가 바로 우리 불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결가부좌를 취할 때 발의 자세와 손의 자세를 같이 하는 이유는 기(氣)의 역리현상을 방지하여 기가 순행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이 발과 손의 위치가 정해져서 정좌(正坐)하고 난 뒤에는 몸을 천천히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으로 반복해서 흔들어 몸의 중심을 잡은 뒤 긴장을 풀고 단정히 앉는 것이 좌선의칙(坐禪儀則)의 바른 자세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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