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定)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①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專注하여 散亂하지 않게 하는 정신작용. 또는 그런 상태를 定이라고 하며, 이와 반대로 마음이 흩어지고 어지러워(散亂) 움직이는 상태를 散이라 한다. 定散이라 幷稱하기도 한다. 定은 본래 三摩地의 번역으로, 구사종과 유식종에서는 心所(마음의 활동작용)의 하나로 셈하며, 구사종에서는 十大地法의 하나로, 유식종에서는 五別境의 하나로 친다. 또 일반적으로 마음을 산란하지 않게 하는 修行, 또는 그것에 의해 이루어진 특수한 寂靜의 정신상태를 총칭해서 定이라 한다.
定 곧 三昧는 戒 · 慧와 더불어 三學의 하나로서 불교실천수행에 있어 網要的인 道이며, 또 八正道의 하나로서 正定을, 五根 · 五力의 하나로서 定根 · 定力을 들게 된다. 그러나 육바라밀의 하나로서의 定바라밀의 定은 禪(靜慮)이다.
② 禪(靜慮), 삼매 등의 낱말 가운데 포함되는 外延의 범위와 定이란 말이 가지는 뜻의 廣狹에 관해서는 종래 종종의 異說이 있어 왔다. 넓게는 禪定이란 말을 써왔는데, 唯識了義燈卷五에는 定의 異名으로 일곱가지를 들고 있다. 곧,
(1) 三摩呬多. 等引이라 번역하며, 이 譯語가 갖는 뜻은, 等이란 마음이 들떴다(掉擧), 가라 앉았다(惛沈)하는 번뇌를 여의고 平衡을 가지므로 身心이 편안해지는 상태를 가리키며, 引은 定力이 이것을 끌어 일으킴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等引은 有心 · 無心의 2定에 통하는데 散心의 位에는 통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 三摩地(三昧). 等持라고 번역하며, 心을 平等하게 가진다는 뜻의 말이다. 定 · 散에 통하지만 有心位에만 통하고 無心에는 통하지 않는다. 定의 體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3) 三摩鉢底. 等至라 번역하며 身心의 平等에 이른다는 뜻. 유심 · 무심의 2定에 통하지만 散位에는 통하지 않는다. 定의 自相이라 한다.
(4) 禪那. 靜慮라 번역하며 音略하여 禪이라고도 한다. 思慮를 고요하게 한다는 뜻으로 유심 · 무심에 통하고 유루 · 무루에 다 통하지만 色界의 定에 한하므로 따라서 無色界의 定에는 통하지 않는다.
(5) 質多翳迦阿羯羅多. 心一境性이라 번역한다. 心을 하나의 대상을 향해서 집중시킨다는 뜻으로 定의 自性이라고 한다.
(6) 奢摩他. 止 · 正受라 번역하며 邪亂을 여의고 想念을 그친 心의 定靜이란 뜻으로 有心의 淨定에 한한다.
(7) 도리 수타달마 스카 비하라. 現法樂住라 번역하며 現在世에서 定의 悅樂 가운데 안정됐다는 뜻으로 色界의 四根本定에 한한다.
③ 定에는 색계 · 무색계에 태어남으로 해서 자연히 선천적으로 얻어지는 生得定과 欲界(散地)에서는 定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해서 그 노력에 의해 얻는 후천적인 修得定의 구별이 있다. 色界定의 경우에는 이 둘을 각각 生靜慮 · 定靜慮라 하고 無色定의 경우에는 生無色 · 定無色이라고 한다. 또 定의 내용이나 수행의 階程에 의해서 종종의 定이 있으나 구사종 등에서는 이를 대별하여 有心定과 無心定의 二定으로 함.
有心定에는 4靜慮(四禪 · 四色界定)과 4無色定의 8定(八等至)이 있다. 곧 初靜慮 · 第二靜慮 · 第三靜慮 · 第四靜慮와 空無邊處定 · 識無邊處定 · 無所有處定 · 非想非非想處定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定에는 틀림 없이 각각의 定에 들어간 단계와 그 定에 가까와진 준비적 入門의 전단계가 있어서, 前者를 根本定(根本等止), 後者를 近分定이라고 한다. 다만 初靜慮의 前단계만은 近分定이라 하지 않고 未至定이라 이름하며, 또 初靜慮와 第二處定의 近分定과의 중간단계에 中間定이 있어서 이를 닦으면 大梵天에 난다고 한다. 또 第四靜慮에도 下下品으로부터 上上品까지의 9품이 있는데 그 마지막인 上上品은 色界의 定 가운데 최고가 되므로 邊際定이라고 한다.
이상의 未至 · 中間 · 七近分 · 8根本의 諸定을 尋(尋求推度하는 粗雜한 정신작용)과 伺(伺察思惟하는 深細한 정신작용)의 有無에 따라서 나누면, 未至定과 初靜慮는 有尋有伺三摩地(有覺有觀定), 中間定은 無尋唯伺三摩地(無覺有觀定), 第二靜慮의 近分이상은 無尋無伺三摩地(無覺無觀定)가 되며, 이것을 三定이라고도 , 三三摩地라고도, 三三昧라고도 한다.
또 定의 性質여하에 따라서 味定 · 淨定 · 無漏定의 三定(三等至)으로 나눈다. 味定(味等至)은 貪愛와 相應하여 일어나고 前念(前刹那)의 淨定에 愛樂味着하는 바의 定으로 8根本定과 中間定에 있다. 淨定(淨等至)은 유루의 善心과 相應하여 일어나는 定으로 順退分(自他의 번뇌에 順해서 味定을 일으킴) · 順住分(自他의 淨定에 順한다) · 順勝進分(上地의 淨定에 순응한다) · 順決擇分(無漏地에 순응하여 無漏定을 일으킨다)의 4종으로 나누어지며, 未至定 · 中間定 · 7近分定 · 8根本定의 모두에 있다.
無漏定(無等等至)은 聖者가 그것을 所依로 하여 無漏智를 얻는 定으로서 未至定 · 中間定 · 4根本定(靜慮) · 下三無色定에 있으며 번뇌를 끊는 작용이 강하다. 또 有心定에는 止(奢摩地)와 觀(毘鉢舍那)이 평균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未至定과 中間定은 觀하는 쪽이 殊勝하며, 四無色定은 止의 쪽이 뛰어난데, 다만 색계의 4根本定만은 止 · 觀이 均等하므로 靜慮라 이름한다고 한다.
無心定에는 無想定과 滅盡定의 2無心定이 있는데 그 어느 것이든 心 · 心所를 다 滅하는 定이지만 前者는 범부 및 외도가 無想의 상태를 참된 깨달음으로 誤認하여 닦는 것이며, 後者는 聖者가 그 定의 경지를 無餘涅槃界의 寂靜을 닦는 것이다. 四禪(四靜慮) · 四無色 · 滅盡의 9定은 異心을 섞어서 차례를 따라 順次로 修得하는 경우에는 九次第定, 無間禪이라고 일컬어지지만, 定에서 自在力을 얻은 不時解脫의 아라한은 四禪 · 四無色의 8定을 차례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닦는 것이 아니라 一地를 뛰어서 더욱 높은 단계의 定을 닦을 수 있는데, 이것을 超定(初等至 · 超越三昧) 이라 한다. 有部의 正說에 따르면 欲界는 散地로서 修地 · 離欲地는 아니고 定地는 다만 欲界 · 無色界만이라고 하지만 異師나 大衆部에서는 欲界에도 定이 있다고 한다.
④ 大乘에서는 아주 많은 종류의 定을 說示한다. 곧 유식종이나 眞言宗의 瑜伽의 觀行, 천태종의 四種三昧, 禪宗의 坐禪 등에서처럼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실천 방법으로서 定을 닦고, 佛陀가 說法 전에 定에 든 것처럼 다른 이를 인도하기 위해 定에 드는 수도 있다. 또 유식종에서는 四善根位의 하나하나에 있어서 主觀과 客觀이 假有實無임을 觀하기 위해, 각각 明得定(환位) · 明增定(頂位) · 印順定(忍位) · 無間定(世第一法位)〔이상을 四定이라 함〕에 든다고 한다. 이렇게 定에 드는 것을 入定이라고 하며, 禪宗에서는 入禪 · 放禪이라 하기도 한다. 또 깨달음을 이룬 高德이 죽는 것을 入定이라고 하는 수도 있다.
⑤ 觀無量壽經에는 西方의 극락정토에 왕생하기 위한 行으로 定散二善을 說한 것이다. 善導에 의하면 定善은 定心으로 행한 善, 곧 雜念을 쉬고 마음을 집중한 息慮凝心이고, 散善은 散心으로 행한 善 곧 惡을 버리고 善을 닦는 廢惡修善이라고 했으며 이것을 합하여 定散二善이라 하고 이것을 닦는 사람을 定機 · 散機라고 했다.
참고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출전 : 불교학대사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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