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경대강좌(228)-시간은 무엇인가

근와(槿瓦) 2016. 8. 4. 03:45

금강경대강좌(228)-시간은 무엇인가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사람들은 흔히과거다 · 현재다 · 미래다 ·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다.하지만 과거나 미래는 다 현재를 기준으로 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이 오후 시라면 분 뒤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니 미래의 시간이고 五九분까지는 지나갔으니 과거라 하겠고, 그러면 五九초부터 육시 초까지는 현재가 되는데 그 일분을 60초로 나누어 생각할 때 五九30초가 현재라면 五九二九초는 과거고 五九三一초는 미래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초를 현재라고 하더라도 일초의 시간을 만분의 일초 백만분의 일초로 나누어 생각할 때는 그것도 현재라고 하더라도 일초의 시간을 만분의 일초 백만분의 일초로 나누어 생각할 때는 그것도 현재라고 지적할만한 시간의 표준은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시간이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므로 흐름의 연속일 뿐 어느 순간도 정지되어 있는 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간이 흐르는 것을 우리가 육안으로 보지 못할 뿐입니다.


만일 시간이 흘러갈 수 있는 것이라면 하나의 물질이어야 합니다. 최소한 에너지라도 되어 가지고 흘러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에너지나 물질을 가지고 시간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 물질의 운동을 가지고 시간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 물질의 운동을 가지고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그럴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물체의 운동법칙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치하는 표준이 없으면 같은 한 시간이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물질의 움직임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므로 어느 순간을 가리켜 현재라고 할만한 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있을 수 없다고 하면 무엇을 기준으로 해서 과거나 미래는 성립될 수 없는 말입니다. 다만 우리가 가정을 해서 하는 말에 불과합니다. 진실 그대로를 말한다면 삼라만유의 모든 존재가 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것입니다. 물질 그 자체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과거라고 하는 것은 지나간 일을 추억한다는 말이지만 작년은 이미 작년으로서 지나가 버렸습니다. 작년 일 다 흘러가 버린 것이므로 작년이라고 하는 사실은 다 소모되고 없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을 현실이라고 할 것인가. 우리는 흔히 현실 현실하고 현실주의를 내세우지만 우리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그 내용을 따지고 보면 사실 그런 현실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현실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든지 있는 것만이 현실이지 지나가 버린 것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추억으로는 인식할 수 있지만 어제를 다시 만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제라는 것은 생각뿐이지 어제란 확실한 시간이란 게 없습니다. 일초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바늘도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지만 한 시간이면 어김없이 한 바퀴를 돕니다. 죽순(竹筍)이 밤 사이에 한 길을 크지만 크는 모습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죽순이 크는 속도나 시계 바늘이 돌아가는 속도가 최고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어느 정도의 속도는 볼 수 있지만 속도 이전의 움직임을 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예컨대 프로펠러가 처음 돌기 시작할 적에는 확실히 보이지만 빨리 돌면 차차 안 보이다가 나중에는 동그라미만 보이게 됩니다. 우주 만물은 끊임없이 성주괴공(成住壞空)이 되어 가고 있으니 현실을 볼 수 없고 시간이 일초라도 머물러 있는 순간이 없어서 과거나 미래를 가지고 생각하는 것뿐이므로 현실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그 본래의 형태는 없습니다. 보이지 않게 돌아가는 시계 바늘이 어떤 장소에 잠시도 머무르지 않듯이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자꾸 커가고 나중에는 없는 데로 자꾸 돌아가는 한 개의 과정을 보는 것이지 현실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볼 수 있는 현실은 없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객관세계인 이 우주에는 현실이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이 절대존재가 아니라는 확실한 안목을 가지고 현실을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는 염세철학이 되어서염세다. 우상이다. 무상이다.하여 현실을 무시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있는 것으로 있는 줄로 잘못 알았기 때문에 중생들은 자꾸 속아서 고해의 길을 세세생생을 잘 못 살아 가게 마련인데, 이런 중생들로 하여금 이런 현실을 바로 살게 하며 속지 않게 해서 복과 지혜가 원만한 정토(淨土)의 참다운 현실을 살게 하자는 것이 불교입니다. 이런 뜻에서 현실이란 무엇인가 하고 뚜렷하게 말하자면, 현실이라 할 수도 없고 무엇이라 대답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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