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가(白髮歌)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슬 프 고 슬프도다 어찌하야 슬프던고
이세월이 견고할줄 태산같이 바랐더니
백년광음 못다가서 백발되니 슬프도다
어화청춘 소년들아 백발보고 웃지마소
덧 없 이 가는세월 넌들아니 늙을소냐
적 은 듯 늙는것이 한심하고 슬프도다
소문없이 오는백발 귀 밑 에 의막하고
청좌없이 오는백발 털끝마다 점고하네
이리저리 생각한들 오는백발 금할소냐
무섬으로 제어하면 겁을내여 아니올까
근력으로 쫓아보면 무안하여 아니올까
욕을하여 거절하면 노염되여 아니올까
휘장으로 가리우면 보지못해 아니올까
춘 수 를 많이빌어 비안오면 아니올까
할수없는 저 백 발 사람마다 다겪는데
초로같은 우리인생 물 위 에 거품이요
풀 위 에 이슬이요 바람속에 등불이라
백팔십을 살드라도 일장춘몽 꿈이로다
이내몸이 늙어지면 다시젊지 못하리라
창 일 이 글자낼제 늙을노자를 왜내었던고
늙 기 도 설은중에 모양조차 늙어지네
꽃 같 이 곱던얼굴 검버섯은 웬일이며
옥 같 이 희든살이 광대등걸 되었구나
삼단같이 길던머리 불한당이 처갔으며
볼다귀에 있든살은 마귀할미 꾸어갔나
샛별같이 밝든눈이 반장님이 되였으며
거울같이 밝든귀가 절벽강산 되여가네
밥먹을제 볼작시면 아래턱이 코를차고
정강이를 걷고보면 비수같이 날이섰네
무삼서름 쌓였는지 눈물조차 흘러지고
추워한기 들었는지 코물조차 흐르도다
떡가루를 치랴는지 체머리는 무삼일고
지팡이를 짚었으니 등짐장사 되어가네
묵 묵 히 앉았으니 처량하기 한이없고
정 신 이 혼미하니 총명인들 있을소냐
나의말을 참례할제 동문답서 답답하고
집안일을 분별할제 딴 전 이 일수로다
그중에도 먹으려고 비육불포 노래하고
그중에도 입으려고 비백불만 말만하네
누가주어 늙었는지 언뜻하면 성만내고
예사말을 하것만은 건듯하면 서러워하며
육십육갑 꼽아보니 덧 없 이 돌아오고
사시절을 살펴보니 빠르게도 돌아간다
늙을수록 분한말은 천 만 번 다시생각
늙지말게 할수없네 어화답답 서른지고
또한말을 들어보소 꽃이라도 시들으면
오든나비 도로가고 나무라도 병이들면
눈먼새도 아니오고 비단옷도 헤여지면
물걸레로 돌아가고 좋은음식 쉬여지면
수채구멍 찾아가네 세상사를 굽어보니
만사도시 몽중이라 어 젯 날 청춘때에
없든벗이 찾아와서 주란화각 높은집에
화조월석 모여앉아 술 맛 도 아름답고
안 주 도 찬란하다 백 옥 반 교자상에
차 례 로 느러앉아 잡 거 니 권하거니
몇순배가 돌아오나 나는가오 나는가오
오든길로 나는가오 나간다고 서러말고
나왔다고 좋아마소 만고재왕 구비들도
영영 이길을 가고마네 이산저산 피는꽃은
봄이오면 다시피고 이골저골 탁류수는
한번가면 다시올까 저봉넘어 뜬구름은
종적조차 볼수없고 공산야월 두견새는
날과같이 할일인가 부귀영화 받는복락
오늘날로 가이없어 실상없이 살든몸이
이제다시 허망하다 어화청춘 소년들아
또한말을 들어보소 이욕에만 골몰하여
삼강오륜을 몰라보고 주야없이 죄만짓네
백발되어 뉘우친들 후회막급 어찌할까
이세월이 견고할줄 허랑방탕 노닐다가
늙는줄도 몰랐구나 안수정등 잠깐이니
젊었을때 고행하소 애고답답 서른지고
늙기설워 어찌하리 조석상대 하든권속
부운같이 헤여지고 죽자사자 하든친구
유수같이 흩어져서 저 절 로 홀로되니
허회탄식 뿐이로다 부럽도다 소년들아
젊었을때 덕을닦소 빈객삼천 맹상군도
죽어지면 자취없고 백자천손 곽분양도
죽어지면 허사로다 영웅인들 늙지않고
호걸인들 죽잖을까 영 웅 도 자랑말고
호 걸 도 말을마소 만고영웅 진시황도
여산추초 잠들었고 글잘하는 이태백도
기경산천 하여있고 천하명장 초패왕도
오강월야 흔적없고 구선하든 한무제도
분수추풍 한탄이라 천하명의 편작이도
죽 기 를 못면하고 만고일부 석숭이도
할수없이 돌아가니 억조창생 만민들아
이내일신 젊었을제 선심공덕 어서하소
일생일사 공한것을 어찌하여 면할손가
가련하고 한심하다 오는일을 어찌하리
백 발 이 재촉하니 갈 길 을 생각하소
아 마 도 이세상에 선심하고 돌아가소
남에게도 인심얻고 친척간에 화목하고
인간칠십 살지라도 지 은 공덕없어
좋은일이 얼마든고 속절없이 지내다가
황천길에 돌아간들 무엇가져 저항하리
그렁저렁 지내다가 세 월 을 몰랐구나
북창청풍 명월하에 다된백발 어이하리
어 젯 날 청춘몸이 오 늘 날 수족없이
한구석에 앉았으니 누가그리 알아줄까
생각하고 생각하니 절통하고 원통하다
이한몸이 돌아가면 다시오기 어렵도다
집을잃고 돌아간들 어디가서 의지하리
다 시 금 생각하니 청춘시절 뉘우친다
천만년을 살줄알고 걱정없이 지내다가
오 늘 날 생각하니 세상일이 가소롭다
진세오욕 탐착말고 선심공덕 어서하소
이말저말 도시말고 후생로자 장만하여
극락세계 들어가서 구품연대 구경하세
이세월을 허송타가 서산낙일 다된후에
무간옥이 나타나면 후회막급 쓸데없고
처자권속 쓸데없고 친구벗도 쓸데없고
구산같은 금은옥백 이지경에 쓸데없네
인생일세 탄생하여 지은공덕 바이없이
부귀공명 바라오며 자손영달 희망할까
금세 부귀하는 이는 전세적덕 그아닌가
악한죄를 짓지말고 마음닦아 선심하야
극락세계 들어가세 저세계를 들어가면
청춘백발 도시없고 생로병사 끊어지며
장생불사 하신다니 어서가세 어서가세
극락세계 어서가세.
출전 : 불자법요집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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