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후라(羅후羅)에게 주신 말씀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1. 세존은 왕사성의 죽림에 계셨고 라후라는 그다지 멀지 않은 안바라치카에 머물고 있었다. 어느 날, 세존은 저녁때 선정에서 나와 라후라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 라후라는 자리를 마련한 뒤 발 씻을 물을 준비하고 맞아들였다.
세존은 발을 다 씻으시고 물통에 약간의 물을 남겨놓고 하는 말씀이,
"라후라야, 이 남은 적은 물이 보이는가?"
"세존이시여, 말씀대로 보입니다."
"라후라야, 알면서 거짓말을 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출가자로의 자격은 이 물과 같이 버림 받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세존은 그 남은 물을 버리고 하시는 말씀이,
"라후라야, 이 남은 물이 버려진 것을 보았는가, 어떤가?"
"세존의 말씀대로입니다."
"라후라야, 알면서 거짓말을 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출가자의 자격은 이와 같이 버림받는 것이다."
세존은 다음에 그 물통을 뒤엎으면서 말씀하시기를,
"라후라야, 이 뒤엎어진 물통을 볼 수 있는가, 어떤가?"
"세존이시여, 말씀대로입니다."
"라후라야, 알면서 거짓말을 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출가자의 자격은 이와 같이 물통이 뒤집혀진 것이니라."
다음에 또 세존은 물통을 일으켜 세우며 말씀하셨다.
"라후라야, 너는 이 물통 속의 물이 없어진 것이 보이는가, 어떤가?"
"세존이시여, 말씀대로입니다."
"라후라야, 알면서 거짓말을 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출가자의 자격은 이와 같이 속이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라후라야, 마치 저 방망이와 같이 긴 어금니를 가진 성질 사나운 빼어나게 큰 코끼리가 전장에 나가 앞발을 쓰고, 뒷발을 쓰고, 귀를 쓰고, 어금니를 쓰고, 꼬리를 쓰고 있는 동안은 조련사도 코끼리를 의심할 것 없이 그 생명의 무사함을 믿지만, 코까지 쓰게 되면 코끼리도 마침내 전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듯, 라후라야,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는 악이라면 하지 않는 악이 없다고 나는 단언한다. 그러니 설사 농으로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2. "라후라야, 거울은 무엇에 쓰는 것인가?"
"모습을 비춰 보는 것이옵니다."
"라후라야, 거울에 모습을 비춰 보는 것과 같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도 몸으로 행하는 것도, 입으로 말하는 것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후라야, 몸과 입과 뜻의 세 가지 행의 어느 쪽을 이루려고 할 때에도, 그 행이 스스로를 해치고 남을 해치며 피차의 해침이 되지 않을까, 좋지 않은 행위는 아닐까, 괴로움을 낳게 하는 근원은 아닐까 생각하고, 만약 그렇다면 그와 같은 행위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생각 끝에 그와 같은 행위가 아니라면 그 행위는 해도 좋다.
또 행하고 있는 중이라도 이와 같이 생각하여, 만약 그것이 피차의 해로움이 되는 것이라면 그 행으로부터 자신이 물러나 스승이나 동문 앞에 참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이와 같이 생각해 보아도 자타의 해로움이 되지 않고 선한 행위로 즐거움을 낳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잇달아 행하고 이와 같은 착한 행위를 하게끔 된 것을 기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후라야, 옛날 출가자들도 이와 같이 그 행을 청정하게 했다. 장차의 출가자들도 이와 같이 하여 그 행을 청정하게 해 나가리라. 또 지금의 출가자들도 이와 같이 하여 그 행을 청정하게 하고 있다. 그러니 라후라야, 너도 또한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하여 몸과 입과 뜻의 세 가지 업을 청정히 하려고 힘써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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