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에 좋은 화두가 있는가(修心正路,禪門撮要,20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어떤 사람이 물어왔다.
좋은 화두가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내가 대답하되
그런 말 하지 말라. 화두에 어디 좋은 화두가 따로 있단 말인가?
나는 시심마가 무자(無字)보다 못한 줄로 알았습니다.
내가 대답하되
다시는 그런 사견을 내지 말라. 좋고 나쁜 것은 사람에게 있고 화두법에는 없는 것이다. 나는 사십년 전에 선지식을 찾으러 사방에 다니니 그 행색은 떨어진 옷을 입고 걸식을 하였으나 나의 직분에 만족하였다. 청천에 나는 학과 같이 흰구름으로 벗을 삼고 사해팔방을 두루 다니니 청풍명월이 나의 집이었다.
한 선지식을 친견하고 법을 물으니 그 선지식이 이르기를“시심마 화두는 사구(死句)요, 무자 화두는 활구(活句)다”하거늘, 내가 정색으로 대하여 이르기를 감히 명을 받지 못하겠습니다. 그럴 이치가 만무합니다. 시심마는 사구도 아니고 활구도 아닌 줄로 아옵니다.
시심마 화두가 사구로 확정될 것 같으면, 남악회양성인(南岳懷讓聖人)이 숭산으로부터 왔거늘 육조 혜능선사가 물어 말하되“네가 어느 곳으로부터 왔는가?”하시니 이에 회양께서 어찌 할 바를 모르고 8년을 궁구하다가 확철대오하여 육조선사의 적자(嫡子)가 되시니 도가 천하에 으뜸이라. 어찌 사구에서 깨치시고 활구문중(活句門中)에 대들보가 되리요?
시심마가 활구로 확정된 것이라면 육조선사께서 대중에게 이르시기를“내게 한 물건이 있으되 천지의 기둥이 되며 일월같이 밝고 칠통같이 검으며 머리도 꼬리도 면목(面目)도 없되 우리의 동용(動用) 중에 있으니 이것이 무슨 물건인고”하셨을 때 하택신회(荷澤神會)다 대답하기를“삼세제불의 본원이요, 신회의 각성이올시다”라고 대답하니 육조선사께서 이르시기를“네가 종사관을 머리에 쓰고 학자를 제접하더라도 지해종사(知解宗師)밖에는 되지 못한다”하시니 어찌 활구문중에서 깨치고 사구문중에서 지해종도가 되겠습니까? 사구이니 활구이니 하는 것은 사람에게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에 선지식이 말하기를“시심마 화두하는 사람에게 근일 병통이 많다”하였다. 내가 말하기를“시심마를 어떻게 하였길래 그렇습니까?” 선지식이 말하기를“이것이 무엇인고?”하였다. 내가 말하였다.“무엇을 가져 무엇인고 합니까?”선지식이 말하였다.“혹 소소영영한 놈이 무엇인고? 혹은 보고 듣는 놈이 무엇인고? 혹은 생각하는 놈이 무엇인고? 혹 이 생각하는 놈이 무엇인고?”하였다.
내가 대답하였다.
“탄식할 일이올시다. 화두를 이렇게 궁구하니 어찌 병통이 없으리까? 육근문(六根門)의 머리에 어른대는 빛이나 그림자나 경계를 쫓아 보고 느끼는대로 이것이 무엇인고 하며, 또 뜻으로 분별하는 그림자를 가지고 이것이 무엇인고 하며, 또 생각으로 일어나는 생각의 뿌리를 들여다보며 이것이 무엇인고 찾으니 여기서 병이 많이 납니다. 이런 사람들은 공(空)한 병이 아니면 맑은 병을 얻고 그렇지 않으면 소소영영한 것을 지키는 병이 허다합니다. 이와 같은 공부로 어떻게 무상대도를 증득할 수 있으리까? 천칠백 화두가 그 참구하는 법은 모두가 하나이오니 어찌 다를 것이 있사오리까?”하였다.
시심마(이것이 무엇인가)는 한 물건을 알지 못하여 참구하는 것이니 위에서 이미 말하였기 때문에 생략한다.
참고
사구(死句) : 말 가운데 말이 있는 것. .....활구(活句) : 말 가운데 말이 없는 것.
시심마(是甚麽,1497)-뉴사전 : 선종의 용어. 이것이 무엇이냐의 뜻.
공병(空病,143)-뉴사전 : 공에 대한 얽매임. <維摩經 ㊅ 14권 545上>
소소영영(昭昭靈靈,1393)-뉴사전 : 소소(昭昭)도 영영(靈靈)도 함께 밝은 뜻. 밝은 모양. 진여(眞如)·법성(法性)·불심(佛心)을 의미하는 말. <碧巖錄 99則> <正法眼藏 即心是佛 ㊅ 82권 28中>
상시간구(常侍看球,1261)-뉴사전 : 선종의 화두. 왕상시(王常侍)가 육주의 종(蹤)선사를 참배하였다. 하루는 종선사가 묻기를「오늘 어찌하여 원(院)에 들어오는 것이 더딘가」왕상시가 대답하기를「말이 타구(打球)하는 것을 보느라 늦었습니다.」종선사,「사람이 타구(打球)하던가 말이 타구하던가.」왕상시,「사람이 타구합니다.」종선사「사람이 피곤하던가」왕상시,「피곤합디다」종선사,「말이 피곤하던가」왕상시,「피곤합디다」종선사가 다시 묻기를,「법당 앞에 서 있는 노주(露柱)가 피곤하던가」왕상시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는 숙소에 돌아와서 밤중이 되어서야 홀연히 깨달았다. 이튿날 종선사를 보고「제가 어제 일을 깨달았습니다」종선사가 묻기를「노주(露柱)가 피곤하던가」왕상시가 대답하기를「예, 피곤합디다」하니 종선사가 허락하였다는 고사(故事). <禪林類集 1> .....노주(露柱,361)-뉴사전 : 벽 등에 붙어 있지 않은 하나의 서 있는 기둥. 불전(佛殿)의 둥근 기둥. 눈에 보이는 드러난 기둥. 변하여 생명이 없는 것(非情)의 대명사로도 사용됨. <臨濟錄> <碧巖錄 83則> <正法眼藏 佛性 ㊅ 82권 93下>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선을 말함. 혹은 출세간(出世間)의 선법. 삼학육도(三學六度)를 말함. <俱舍論 16권 2, 17권 11 등>「因 善法 向上」산, dharmena gamanam urdhvam(미덕(美德)에 의해서 천상에 오른다.) <金七十論 44頌 54권 1255下> .....오계(五戒,1786)-뉴사전 : ① 5가지 계율. 재가(在家)의 불교신자가 지켜야 할 5가지 훈계. (1) 살생하지 말 것. (2) 도둑질하지 말 것. (3) 남녀 사이를 혼란시키지 말 것. 성에 관해서 문란하지 않는 것. 특히 부인외의 여자, 또는 남편외의 남자와 교제하지 말 것. (4) 거짓말하지 말 것. (5) 술을 마시지 말 것.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婬)·망어(妄語)·음주(飮酒)의 금제(禁制). 불살생계(不殺生戒)·불투도계(不偸盜戒)·불사음계(不邪婬戒)·불망어계(不妄語戒)·불음주계(不飮酒戒)의 총칭. 우바새계(優婆塞戒)라고도 함. <長阿含經 2권 ㊅ 1권 14下> 팔, Panca-Sila <遊行經 ㊅ 1권 196下> <九橫經 ㊅ 2권 883中> [보통 원어는 산, panca-sila이다.] <四分律 ㊅ 22권 640中> <俱舍論 14권 14-15, 그 위에 3 참조> <觀霧量壽經 ㊅ 2권 345中> 산, panca siksapadani <藥師本願經 ㊅ 14권 407上 : Bhaisaj. p.19, c.8> <灌頂經 12권 ㊅ 21권 534中, 535下> <反故集> ② 오계(五戒)를 지키는 재가(在家)의 남자. 우바새(優婆塞). .....십선(十善,1577)-뉴사전 : ① 10가지의 선한 행위. 십악(十惡)의 반대. 십악(十惡)이란,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婬)·망어(妄語 : 거짓말을 하는 것)·양설(兩舌)·악구(惡口)·기어(綺語 : 정말로 재미있게 만드는 말)·탐욕(貪欲)·진에(瞋恚 : 화내고 미워하는 것)·사견(邪見 : 잘못된 견해)를 말함. 이상의 십악(十惡)을 행하지 않는 것. 불살생(不殺生)에서 불사견(不邪見)까지를 십선(十善)이라 함. 죽이지 않는다(산, prana-atipatat prativiratah), 훔치지 않는다(산, adatta-adanat p.), 사음하지 않는다(산, kama-mi-thya-carat p.), 망어하지 않는다(산, anrta-va-canat p.), 욕하지 않는다(산, parusa-vacanat p.), 기어하지 않는다(산, sambhinna-pralapat p.), 양설하지 않는다(산, pisuna-vacanat p.), 탐욕하지 않는다(산, abhidhyatah p.), 화내지 않는다(산, vyapadat p.), 사견을 품지 않는다(산, mithya-darsanat p.). <寂志果經 ㊅ 1권 272中> <觀無量壽經 ㊅ 12권 341下> <大智度論 46권 ㊅ 25권 395下 참조> ② 전생에 십선(十善)을 행한 공덕에 의해 금생에 왕위를 받기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천황의 위(位 : 지위)를 가리켜 말함. (해석예) 신삼구사의삼(身三口四意三)임. 성왕(聖王)의 천명을 받아 만민을 무육(撫育)하는 법. <十善戒相 13의 1> 도에 따르는 것을 선이라 함. 차선십종(此善十種)이 있으면, 십선(十善)이라 함. <人登道隨 上 13의 52> .....삼학(三學,1242)-뉴사전 : 불도를 수행하는 자가 반드시 닦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세가지 수행 부류를 말함. 계학(戒學)과 정학(定學)과 혜학(慧學)의 이 세가지를 가리킴. (1) 계(戒)는, 악(惡)을 멈추고 선(善)을 닦는 것. (2) 정(定)은, 심신을 정결히 하여 정신을 통일하고, 잡념을 몰아내어 생각이 뒤엉키지 않게 하는 것. (3) 혜(慧)는, 그 정결해진 마음으로 바르고 진실한 모습을 판별하는 것. 이 부즉불이(不即不離)한 삼학의 겸수(兼修)가 불도수행을 완성시킴. 규율이 있는 생활을 영위하고, 마음을 잘 가라앉혀서, 거기에서 바른 세계관을 갖게 되는 것. 또 3학(學)(산, trini siksani)이란, 증상계학(增上戒學 산, adhisilam)·증상심학(增上心學 산, adhicit-tam)·증상혜학(增上慧學 산, adhiprajna)이라 함. 증상(增上 탁월)하게 하는 3종의 수행법이라는 뜻. <集異門論 5권 ㊅ 26권 388中> <俱舍論 24권 9, 12 참조> (해석예) 계정혜(戒定慧). <聞解 1의 38> .....육도(六度,1971)-뉴사전 :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의 피안(彼岸)에 이르는 여섯가지 뛰어난 수행. 육바라밀(六波羅蜜)과 동일. (해석예) 보시 지계 인욕 정진(布施 持戒 忍辱 精進). 이 네가지를 복(福)이라고 하고, 선정 지혜(禪定 智慧) 이 두 가지를 지(智)라고 한다. .....육바라밀(六波羅蜜,1975)-뉴사전 : 대승불교(大乘佛敎)에 있어 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가지 덕목. 바라밀은 산, 팔, paramita의 음역으로, 피안(彼岸)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고, 도(度)라 한역함. 이상(理想)을 달성하는 것. 완성의 의미임. 육도(六度)라고도 함. 여섯가지 덕목의 완성. (1) 보시(布施 산, dana). 주는 것. 그것에는 재시(財施 : 의복 등을 베푸는 것)와 법시(法施 : 진리를 가르치는 것)와 무외시(無畏施 : 공포를 없애고, 안심을 주는 것)의 3종이 있음. (2) 지계(持戒 산, sila). 계율(戒律)을 지키는 것. (3) 인욕(忍辱 산, ksanti). 고난을 참고 견디는 것. (4) 정진(精進 산, virya). 진실의 도(道)를 느슨히 하지 않고 실천하는 것. (5) 선정(禪定 산, dhyana). 정신을 통일하고 안정시키는 것. (6) 지혜(智慧 산, prajna). 진실한 지혜를 얻는 것. <摩訶般若波羅蜜 6권 ㊅ 8권 256下 등>(해석예) 단계인진선혜(檀戒忍進禪慧). <金般講 57>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念佛名義集 76> .....바라밀(波羅蜜,730)-뉴사전 : 산, 팔, paramita의 음역. 예전에는「도(度)」라 한역했다. 당대(唐代)에 있어서는 도피안(度彼岸)이라 한역. 도(度)란, 건넜다,「도피안」이란 피안에 이르렀다의 뜻. 동시에 완료형임. 절대, 완전한의 뜻. 예를 들면 보시바라밀다(布施波羅蜜多)란, 절대완전의 보시(布施), 은혜를 베푸는 완성의 뜻. 피안에의 길. 완성. 수행의 완성. 깨달음의 수행. 깨달음의 길.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보살의 수행. 바라밀(波羅蜜)로서는 시(施)·계(戒)·인(忍)·진(進)·정(定)·혜(慧)의 육바라밀(六波羅蜜), 또는 이것에 방편(方便)·원(願)·역(力)·지(智)를 더하여 십바라밀(十波羅蜜)을 세운다. 육바라밀(六波羅蜜)이란, (1) 보시(布施)(산, dana). 사람에게 재물을 주고, 진리(法)을 가르치고, 안심(無畏)를 주는 것. (2) 지계(持戒) (산, sirla). 계율을 지키는 것. (3) 인욕(忍辱)(산, ksanti). 박해곤고(迫害困苦)를 참는 것. (4) 정진(精進)(산, virya). 심신을 힘쓰며, 다른 오바라밀(五波羅蜜)을 수행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 (5) 선정(禪定)(산, dhyana), 마음을 집중하고 안정시키는 것. (6) 지혜(智慧) : 般若 산, prajna). 미혹을 여의고, 존재의 궁극에 있는 실상(實相)을 깨닫는 것을 말함. 제6의 반야에 방편(方便)·원(願)·력(力)·지(智)의 4가지를 더하여 십바라밀(十波羅蜜)이라하는 경우도 있다. 모두 자기를 완성함과 동시에, 많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 <俱舍論 18권 9> <起信論 ㊅ 32권 579中> (해석예) 도피안(度彼岸). <金般講 4> [표현예] 궁극. 완전한. .....바라밀다(波羅蜜多,731)-뉴사전 : 바라밀(波羅蜜)과 동일.→바라밀 산, paramita <Bodhis.p.4 六波羅蜜多 ; 58, 1.16(十波羅蜜多) ; 371 1.7> <MAV. 眞, 玄>
분별(分別,945)-뉴사전 : ① (외적인 사물에 구애된) 단정. ② 다투다. ③ 수기(授記)와 동일. ④ 논의. 구분교(九分敎)의 하나. ⑤ 배분하는 것. 나누어 배부하는 것. ⑥ 조치. ⑦ 하나하나 분해함. ⑧ 구별. ⑨ 구별하는 것. 열어 보임. 사유. 구분하는 것. ⑩ 구별하여 생각함. 판별하기. ⑪ (두개 이상의) 경우를 나누어 구별하여 설명하는 것. ⑫ 개념으로서 표시할 수 없는 것을 표시하는 것. ⑬ 개념작용. 생각. ⑭ 망분별(妄分別)을 하는 것. 망상. ⑮ 주관적 구상. 구상작용. 아라야식이 개전하여 차별상을 나타낼 때의 주관적 측면. ⑯ 아라야식이 개전하여 차별상을 나타내는 것. 또는 그때의 주관적 측면. ⑰ 망분별. 잘못된 인식. 망상. ⑱ 사물(事物)을 분석하고 구별하는 것. ⑲ 특수. 바이세시카 철학에서 말함. ⑳ 사유(思惟). ㉑ 구별. ㉒ 분별기(分別起)의 약어.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일어남.→분별기 ㉓ 사람들이 이해되도록 나누어 설명함. ㉔ 생각하는 것. ㉕ 수심(受心)을 말함. ㉖ 지식으로 하는 이해. 대상을 사려하는 것.「分別名意識」(분별이 즉 뜻이라는 것.) [해설] vika-lpa는 마음의 작용이 대상을 사유하고 계산하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세 종류가 있다. (1) 자성분별(自性分別)(산, svabhava-vikalpa)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 오식(五識)이 대상을 식별하는 작용. (2) 계탁분별(計度分別)(산, abhinirupana-vikalpa). 대상의 차별을 추량하고 재는 작용. (3) 수염분별(隨念分別)(산, anusmarana-vikalpa). 과거의 것을 추념하는 작용. <俱舍論 2권 ㊅ 29권 8中>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
출전 : 선문촬요[禪門撮要,修心正路,서산대사(著),백용성(譯)]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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