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순간의 바르도(사자의 서2-제1장)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제 1장 죽음 순간의 바르도
1. 초입 중음의 첫째단계
- 죽음 순간에 원초(原初)의 투휘광체(透輝光體), 즉 정수적 지혜를 보게됨.
「오! 기품있게 태어난 아무개여. 지금이야말로 그대로 하여금 진실법계의 길을 찾을 때가 닥쳐왔소. 그대의 호흡은 바야흐로 멎으려 하고 있소. 그대의 스님(師僧)은 투휘광체와 더불어 그대 앞에 앉아 있소. 모든사상(事象)은 진공(眞空)으로써 구름없는 하늘의 허공과도 같으오. 깍지를 벗고 나온 알모습의 티없이 깨끗한 지금 그대의 지성(知性)은 중음동안에서의 진실법계인 중심이 비어있는 투명한 진공을 경험하려 하고 있소. 이 순간에 그대는 그대 자신을 알도록 하오. 그리고는 그 상태에 머물도록 하오. 나도 또 지금 그대와 함께 앉아있소.」
「이제 바야흐로 땅이 물속으로 가라앉아 들어가는 것과도 같은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오.」
「오! 기품있게 태어난 이여(임종자가 승려일 경우에는 (오! 높으신 스님이시여), 그대의 마음이 미혹되지 않도록 하오.」
「오! 기품있게 태어난 이여. 지금 그대에게 찾아온 것은 죽음이라고 이름하는 것이오. 다음과 같이 결심하오.」
「아! 이제야말로 죽음의 때로다. 나는 이 죽음을 이용하여 불·보살에 대한 사랑과 자비를 결심하여 아누다라삼먁삼보리에게 나의 모든 힘을 기울임으로써 모든 인류의 선(善)을 위하여 극락정토의 천상무한광대한 그곳으로 옮겨가 살면서 완전한 해탈을 얻도록 힘쓰련다!」
이같이 결심을 굳히고서 특히 사후의 달마가야(法身) 투휘광체의 눈부신 빛이 모든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기 위하여 실현될 때에 그대는 그 상태안에 있다는 것을 알으오. 그대는 그대가 지금 있는 무상상징상태, 즉 반야의 최고 은혜를 얻겠다고 다음과 같이 결심하오.
「내가 설사 그같은 실현을 해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 중음만은 인식하도록 하련다. 나는 중음의 합일된 무상체(無上體)를 익혀 배워가지고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줄만한 불·보살의 모습·형상으로 나타나도록 하련다. 나는 저 하늘의 끝없으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하련다!」
「이같은 결심에서 그대 자신을 떨어지게 하지 말고 매달려 있으오. 그대가 행해온 신앙심의 실제수행을 무어라도 좋으니 생각해내도록 하오.」
읽어주는 이는 임종자의 귓전에 입을 가까이 대고 말해주도록 할지니라. 그리고 이 천도를 임종자의 마음이 단 한 순간이라도 흔들릴 틈을 주지말고 계속해서 또박또박 반복해서 확실하게 인상(印象) 심어 주어야만 하느니라.
날숨이 완전히 멎어버린 것이 확인되면 즉시 망자의 신경, 즉 목의 경동맥을 단단히 압박하라. 그리고 높은 스님이나 또는 지도승려보다도 많은 공부를 쌓은 임종자일 경우에는 다음 말을 잊지 말고 인상 심어주도록 하라.
「스님이시여, 당신께서는 지금 원초적인 투휘광체(정수적 지혜)를 경험하고 계시오. 그대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그 상태에 머물도록 힘쓰시오.」
또는 망자가 승려 이외의 사람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천도하라.
「오! 기품있게 태어난 이여, 들으오. 지금 그대는 진실법계의 정수적 지혜로부터 방사되는 눈부신 빛을 경험하고 있소. 그것을 인식하오. 오! 기품있게 태어난 이여. 본성이 공(空)인데 태어나면서부터도 역시 공(空)이며, 그 어떤 특징이나 빛깔로나 형상지워 놓을 수 없는 그대 지성(知性)은 실로 진실법계, 바로 그것이며 전선(全善)이오.
아무 것도 없다고 하는 그런 「비어있는 것」이라고 하는 뜻의 「공」이 아니라, 방해받지 않으며 맑게 빛나며, 희망에 차고 활기 넘치며 더없는 행복에 젖어있으며, 지성 바로 그대 자신이라고 간주되는「공」인 지금의 그대 자신의 지성은 바로 참된 의식(意識)그것이며, 전선한 불타 바로 그 모습이오.
본성이 「공」이고 그 어떤 것으로도 형상을 이뤄놓을 수 없는 그대 자신의 의식과, 빛나며 더없는 행복에 찬 지성, 이 두가지 것은 서로 나누어지지 못하오. 이것들이 한데 뭉쳐 녹여진 것이 다름아닌 바로 완전계발된 상태의 지혜인 달마가야, 즉 법신(法身) 상태요.
빛나고 「공」이며, 눈부신 빛을 내뿜고 있는 무상체(無上體)로부터 갈라낼 수 없는 자신의 의식은 바로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불변의 빛-불타·아미타불이오. 이것만 알면 충분하오. 부처님과 동등한 상태인 그대 자신의 지성의 「공」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기자신의 의식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불타인 아누다라삼먁삼보리심 상태에 그대 자신을 있게 하는 것이오.」
이것을 명료하게 그리고 또박또박 세번 또는 일곱번 되풀이하라. 그렇게 하면 임종자는 그가 생전에 스님(師僧)으로부터 받은 천도를 맨 먼저 마음속에 떠오르게 할것이니라. 다음으로 이 천도는 임종자를 투휘광체로써 인식시킬 알몸상태로 자신의 의식을 끌어낼 것이니라. 그리하여 자기 자신의 모습을 인식케 되어 그는 달마가야와 영원히 융합하게 되므로써 의심없이 해탈을 얻게 될 것이니라.
주석
투휘광체 : 사람이 죽어 그 영혼이 육체라고 하는 굴레를 벗어나서 맑고 영롱한 빛덩어리 모습이 되어 떠난다고 한다. 영계(靈界) 모체(大宇宙)의 한 부분으로서 떨어져나와 인체에 머물게 되었던 한 부분인 자체(子體)격인 영혼(소우주)이 그 모체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모체가 되는 광체는 아주 눈부시고 강력한 투과력이 있어 그 어떤 물체라도 광속 이상의 속도로 뚫고 나가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투휘광체라고 표현했다. 불교적 용어로는 이것을 아누다라삼먁삼보리(無上正遍智·無上慧)등의 표현을 하기도 한다. 이 투휘광체는 앞으로 이 책에서 그 원모습(전체적 모습)은 대일여래(大日如來·비로쟈나불)이고, 가령 대일여래를 한 사람의 전체모습으로 비유한다면 눈, 귀, 입, 손발 등이 있듯이 이 우주본체인 대일여래의 귀, 입, 손발 등의 각 기능이 아미타여래니 보생여래니 히는 모습으로 색깔을 띈 눈 부신 빛의 형태로 망자의 영혼앞에 나타나 보여진다. 이 천도절차는 그 모체가 되는「투휘광체」로 인도하는 데에 목적이 있고, 망자 생전에 죄를 많이 지어 너무 때가 묻어서 이 모체로 못돌아갈 상태일 때, 그 때를 벗겨주고 정히 그 때를 도저히 벗길 수 없어 아귀·축생·지옥계 등으로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영혼에게는 그 때를 조금 닦도록 노력시켜 다시 인간계나 천상계의 인간으로 환생(재탄생)시키는 방향으로 천도해 주는 아주 심오한 철리가 전개된다.
2. 초입 중음의 둘째 단계
-죽음 순간에 제2의 투휘광체를 보게 된다.
명이 끊어지자마자 망자의 영혼이면 누구나가 경험하게 되는 원초(原初)의 투휘광체를 인식하게만 된다면 틀림없이 그 즉시 해탈을 얻게 되어 있느니라.
그러나 만약 망자에게 이 원조 투휘광체가 인식되어 있지 못했을 경우면 날숨(呼氣)이 멈춰진 때로부터 거의 한식경(약 30분간)쯤 뒤에는 망자의 위쪽으로 제2의 투휘광체가 차츰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니라.
망자가 생전에 쌓은 선 또는 악의 카르마(業)에 의하여 영혼은 바른편 또는 왼편의 어느 신경줄기 속으로 빠져들어가서 육체에 나있는 여러 구멍들 중에서 어떤 구멍인가를 통하여 떠나가느니라. 그리고는 마음의 맑은 상태가 찾아드느니라.
거의 한식경동안 계속된다는 원초 투휘광체 상태의 시간은 신경의 기능력상태에 좌우되기도 하고 그리고 또 생전에 망자가 이 천도의 실수(實修)를 쌓았는가의 여부에도 달려있다.
영혼이 육체를 떠나갈 때, 그 영혼은 「이것이 (자신의 육체) 죽은건가, 안죽은건가?」고 독백하리라. 그러나 망자는 결정할 수가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는 살아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들을 보고있기 때문이니라. 이들이 울며 슬퍼하는 목소리를 듣기까지 하느니라.
하지만 카르마, 즉 업력(業力)에 의해 만들어져 나오는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무서운 환각은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느니라. 그리고 또 「죽음의 신들(통칭 염라대왕과 그 권속)」에 의하여 불러 일으키진 무서운 요괴나 이것들에 의한 경험같은 것도 아직은 기미를 보이지 않느니라.
이 동안에 승려 또는 읽어주는 이에 의하여 다음 인도가 반드시 적용되어야만 하느니라.
이때에 완전히 투휘광체 속에 들어가 있는 영혼들도 있고, 또 때로는 불·보살과 신들의 환각을 보고 있는 영혼들도 없지 않느니라. 그가 만약 완전한 투휘광체속에 들어가 있는 경우라면 망자의 이름을 세번 부르고 투휘광체에 대한 앞에서와 같은 천도를 몇번이고 반복할지니라.
그리고 그가 만약 불·보살·신 등의 환각을 보고 있을 경우라면 망자에게 자기의 수호신에 대한 명상방법을 그에게 읽어서 들려주도록 하라. 다음과 같이 하라.
「오! 기품있게 태어난 이여. 그대 자신의 수호신에게 명상하오. 마음 흔들리지 말고 오로지 외곬으로 그대의 수호신에게 그대의 마음을 집중하오. 설령 수호신의 모습이 뚜렷이 보여질지라도 비존재(非存在)인 물에 비친 달그림자와도 같은 것으로 여겨 마음에 그리고는 그에게 명상하오. 마치 그가 육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마음에 그리고서 그에게 명상하오.」
읽어주는 이는 이같이 이야기 해주어 망자에게 인상심어 줄지니라. 망자가 일반 사람일 경우면 다음과 같이 말해주어라.
「더없이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께 명상하오.」
중음(바르도)의 존재마저 인식할 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이 천도에 의하여 그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확실한 일이니라.
생전에 구루(師僧)에 의하여 진실법계의 길로 천도받아 왔음에도 그것을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더구나 자기 홀로 중음을 인식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니라. 구루 또는 신앙상의 형제는 이같은 사람들에게 이 천도를 선명하게 인상심어 주지 않으면 안되느니라.
이 천도를 잘 알아왔던 사람들마저도 죽음이 자아내는 질병이라고 하는 폭력때문에 환각을 견디어 낸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불가능한지도 모르느니라. 그같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이 천도는 절대로 필요하니라.
더러는 또 생전에 이 천도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원을 깨었다거나, 정직하게 본질적인 의무를 다하는 일에 실패했다거나 해서 존재(불교용어로 有)의 불행한 상태쪽으로 빠져 들어가기 쉬울 그 같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천도가 없을 수 없느니라.
중음의 첫째 단계, 즉 원초 투휘광체가 인식된 상태이면, 그것이 최고이니라. 그러나 그렇지 못했을 경우이면 이번의 이 명료한 재차의 천도에 의하여 중음의 제2단계에 있는 동안에 그의 지성은 일깨워져서 해탈을 얻게될 것이니라. 중음의 제2단계에 있는 동안 그 사람의 몸은 빛나는 환각적인 몸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는 성질로 변화된 모습이 되느니라. 이 영혼의 모습을 「사고체(思考體)」라고도 하느니라. 자신이 죽었는지 여부를 알고 모르고와는 관계없이 빛나는 상태가 망자에게 찾아오게 되느니라.
이때에 이 천도가 망자에게 올바로 적용되기만 한다면 어머니격 진실법계와 자손격 진실법계와의 융합에 의하여 업력(業力)의 마성(魔性)은 망자의 영혼을 지배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니라. 마치 태양의 광명이 어둠의 장막을 지워 없애버리듯이 중음길에서의 눈부신 투휘광체- 진리의 정수적 지혜의 강력한 힘은 업력의 마성을 깨끗이 추방해 버리게 되는 것이니라.
중음길 제2단계는 「사고체(思考體)」에게 이상한 환각들이 차츰 뚜렷하게 보여지기 시작하느니라. 식심(識心·영혼)은 그 활동이 제약된 굴레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안에서만 방황하고 있느니라. 이때에 이 특별한 천도가 능률적으로 적용되기만 한다면 목적은 아마 성취될 것이니라.
카르마(業)가 빚어 만들어 내놓은 환각이 나타나기에는 아직은 이른 때인만큼, 망자는 해탈을 성취하겠다고 하는 그의 목적을 벗어나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니라.
출전 : 티베트 사자의 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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