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근와(槿瓦) 2015. 3. 26. 00:18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친보살(世親菩薩)지음

 

부처님(薄伽梵)께서 대략 설하신 바와 같이 다섯 가지 쌓임(五蘊)이란, 첫째 물질의 쌓임(色蘊)이고, 둘째 느낌의 쌓임(受蘊)이고, 셋째 생각의 쌓임(想蘊)이고, 넷째 지어감의 쌓임(行蘊)이고, 다섯째 의식의 쌓임(識蘊)이 그것이다.

 

어떤 것을 물질의 쌓임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네 가지 원소(四大種)와 또는 네 가지 원소의 조작하는 모든 물질이 그것이다. 이른바 네 가지 원소란 땅의 경계와 물의 경계와 불의 경계와 바람의 경계이니, 땅의 경계란, 이를테면 굳고 강한 성질이 그것이고, 물의 경계란, 이를테면 흐르고 젖어드는 성질이 그것이다. 불의 경계란, 이를테면 따스하고 마르는 성질이 그것이고, 바람의 경계란, 이를테면 가볍게 움직이는 성질이 그것이다.

 

그리고 네 가지 원소의 조작하는 모든 물질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눈의 감관(眼根)과 귀의 감관(耳根)과 코의 감관(鼻根)과 혀의 감관(舌根)과 몸의 감관(身根)에 대한 그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또는 닿는 바의 한 부분인 그 표시할 수 없는 사물(無表色)들이다.

 

이른바 눈의 감관이란, 그 빛이 대경이 되는 청정한 물질이고, 이른바 귀의 감관이란, 그 소리가 대경이 되는 청정한 물질이다.

이른바 코의 감관이란, 그 냄새가 대경이 되는 청정한 물질이고,

이른바 혀의 감관이란, 그 맛이 대경이 되는 청정한 물질이다.

이른바 몸의 감관이란, 그 닿는 것이 대경이 되는 청정한 물질이다.

빛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눈 경계에 나타나는 빛과 형색(形色)과 또는 표시할 수 있는 사물(表色)들이 그것이고,

소리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귀 경계가 받아들이는 원소의 원인인 소리이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원소의 원인인 소리이거나 모두 원소가 원인이 되는 소리이고,

냄새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코 경계에의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와 또는 그 밖의 다른 냄새이고,

맛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단맛 · 신맛 · 짠맛 · 매운맛 · 쓴맛 · 싱거운 맛 등이 그것이다.

닿는 바의 한 부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몸 경계에 네 가지 원소를 제외하고서 그 밖의 닿임을 조작하는 미끄러운 성질과 깔깔한 성질과 무거운 성질과 가벼운 성질과 차갑고 굶주리고 목마른 성질 등이 그것이다.

표시할 수 없는 사물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표시할 수 있는 업(有表業)과 또는 삼마디(三摩地)에서 생겨나는 물질 따위와 그 보이는 것도 없고 상대되는 것도 없는 것들이다.

 

다음 느낌의 쌓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받아들이어 감각하는 것이니, 첫째 괴로움이고, 둘째 즐거움이고, 셋째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는 것이다.

이른바 즐거움이란, 사라질 적에 화합의 욕망이 있는 것이고,

이른바 괴로움이란, 생겨날 적에 분리의 욕망이 있는 것이고,

이른바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이란, 이 두 가지 욕망이 없는 것이다.

 

다음 생각의 쌓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경계에 있어서 그 모든 상(相)을 취함이 그것이다.

다음 지어감의 쌓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느낌의 쌓임과 생각의 쌓임을 제외한 그 나머지 모든 마음의 법(心法)과 또는 마음이 상응하지 않는 지어감이다.

 

이른바 그 나머지 모든 마음의 법이란, 저 모든 법이 마음과 더불어 상응하는 것이니, 그것이 또 어떠한 것인가. 이를테면 닿임과 뜻 지음과 느낌과 상상과 생각과 욕망과 수승한 견해와 기억과 삼마디와 그 지혜와 믿음과 제 부끄러움과 남부끄러움과 탐욕이 없는 선근(善根)과 진심이 없는 선근과 우치가 없는 선근과 정진함과 경안(輕安)함과 방일하지 않음과 버림(捨)과 해치지 않음과, 또는 탐욕과 진심과 교만과 무명과 견(見)과 의혹과 분노와 원한과 덮음(蓋)과 괴롭힘과 질투와 인색함과 속임과 아첨함과 난체함과 해침과 제부끄러움이 없고 남부끄러움이 없음과 가라앉음과 들뜸과 믿지 않음과 게으름과 방일함과 기억을 잃음과 산란함과 바르게 알지 못함과 뉘우침과 수면(隨面)과 머트러운 생각과 세밀한 생각들이 그것이다.

 

이 모든 마음의 법에 있어서 다섯 가지 두루 행하는 것이고, 또 다섯 가지는 별도의 경계이고, 열 한 가지는 선한 것이고, 여섯 가지는 번뇌이고, 그 나머지는 수면의 번뇌이고, 네 가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어떤 것을 닿임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세 가지 화합의 분별로서 그 성품을 삼는 것이다.

어떤 것을 뜻 지음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능히 마음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것으로 그 성품을 삼는 것이다.

어떤 것을 생각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공덕과 과실과 또는 공덕과 과실의 서로 어긋나는 것에 대해 마음으로 하여금 뜻의 업(意業)을 조작하게 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욕망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사랑할만한 일에 대해 희망을 가지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수승한 견해라 하는가. 이를테면 결정된 일에 대해 곧 분명히 아는 바대로 인가(印可)하는 것으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기억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관습된 일에 대해 마음으로 하여금 잊지 않고 분명히 기억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삼마디라 하는가. 이를테면 관찰하는 일에 대해 마음으로 하여금 하나의 경계에 전일하여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지혜라 하는가. 이를테면 곧 저 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되, 혹은 진리대로를 인용하는 것이거나, 혹은 진리대로를 인용하지 아니하는 것이거나 혹은 다 인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믿음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업의 과보와 모든 이치의 진실 가운데 지극히 바르게 수순하여 마음이 청정한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제 부끄러움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자신의 증상(增上)함에 있어서나 또는 법의 증상함에 있어서 죄 짓는 것을 부끄럽게 여김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남 부끄러움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세간의 증상함에 있어서 죄 짓는 것을 부끄럽게 여김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탐욕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탐욕의 대치(對治)로선 깊이 싫어하고 걱정하고 집착하지 않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진심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진심의 대치로선 인자한 마음으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우치가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우치의 대치로선 그 진실대로 바르게 행하는 것으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정진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정진은 게으름의 대치이니, 마음을 선한 품(品)에 두어 용맹스럽고 힘차게 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경안(輕安)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경안은 추중(鹿重)한 것의 대치이니, 몸과 마음이 순조롭고 화창하여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방일하지 않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방일의 대치로선 곧 탐욕을 없애는 것과 또한 정진하는 것이니, 여기에 의지하기 때문에 선하지 않은 법을 버리게 되고, 또는 곧 방일을 대치하는 선한 법을 닦는 것이다.

버림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역시 탐욕을 없애는 것과 또한 정진하는 것이니, 여기에 의지하기 때문에 모든 마음의 평등한 성품과 마음의 정직한 성품과 마음의 발오(發悟)없는 성품을 얻게 되고, 또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이미 부정한 법을 제거하고서 그 부정한 법 가운데 더럽히거나 편히 머무는 일이 없다.

해치지 않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해치는 것의 대치로선 대비(大悲)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탐욕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다섯 가지 쌓임에 대해 더럽히고 사랑하고 더듬고 붙이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진심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유정(有情)들에게 손해 끼치는 일을 좋아하는 것으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교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일곱 가지 교만이 있다. 첫째는 그냥 교만한 것이고, 둘째는 지나치게 교만한 것이고, 셋째는 교만에서 또 지나치게 교만한 것이고, 넷째는 나(我)라는 교만이고, 다섯째는 더욱 훌륭한 체하는 교만이고, 여섯째는 비겁한 교만이고, 일곱째는 사뙨 교만이다.

그냥 교만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열등한 이에게 자기가 수승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동등한 이에게 자기 스스로가 동등하다고 생각하여 마음이 높이 부푼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지나치게 교만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동등한 이에게 자기가 수승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수승한 이에게 자기가 동등하다고 생각하여 마음이 높이 부푼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교만에서 또 지나치게 교만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수승한 이에게 자기가 보다더 수승하다고 생각하여 마음이 높이 부푸른 것으로 그 성품이 되며,

<나>라는 교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다섯 가지 쌓임을 관찰함에 따라 <나>라고 하거나, 혹은 <내 것(我所)>이라고 하여 마음이 높이 부푸른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더욱 훌륭한 체하는 교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아직 더 훌륭하고 수승한 법을 얻지 못했으면서도 증득할 법에 대하여 내가 이미 얻었다고 말하여, 마음이 높이 부푼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비겁한 교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월등히 수승한 이에게 자기의 조그마한 것을 계교하여 비열하게 마음이 높이 부푼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사뙨 교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실지 공덕이 없으면서 자기가 공덕이 있는 것으로 계교하여 마음이 높이 부푼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무명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업의 과보와 이치의 진실 가운데 지혜 없는 것이 그 성품이라, 이것이 또 두 가지이니, 이른바 함께 일어나거나 분별해 일어나는 것이고 또는 욕심이 얽매인 탐욕 · 진심과 욕심에 얽매인 무명이라, 이것을 세 가지 불선한 뿌리라 하나니, 이를테면 탐욕의 불선한 뿌리와 진심의 불선한 뿌리와 우치의 불선한 뿌리가 그것이다.

 

견(見)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다섯 가지 견이 있으니, 첫째 내 몸에 대한 견이고, 둘째 치우친 집착의 견이고, 셋째 사뙨 견이고, 넷째 자기의 소견을 고집하는 것이고, 다섯째 계금(戒禁)에 대한 그릇된 견이다.

어떤 것을 내 몸에 대한 견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다섯 가지 쌓임을 관찰함에 따라 <나(我)>라고 하거나 혹은 <내 것(我所)>이라고 하여 그 더러운 지혜로써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치우친 집착의 견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저 훌륭한 체하는 힘으로 말미암아 관찰함에 따라 항상 있는 것이라고 하거나, 혹은 또 아주 없는 것이라고 하여 그 더러운 지혜로써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사뙨 견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혹 인(因)을 비방하기도 하고, 혹 과(果)를 비방하기도 하고, 혹 작용(作用)을 비방하기도 하고, 혹 선한 일을 비방하기도 하여, 그 더러운 지혜로써 성품이 되는 것이다.

자기의 소견을 고집하는 견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앞의 세 가지 견과 또는 저 의지하는 모든 쌓임을 관찰함에 따라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고 지극한 것이라고 하여 그 더러운 지혜로써 성품이 되는 것이다.

계금에 대한 그릇된 견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계금과 또는 저 의지하는 모든 쌓임을 관찰함에 따라 청정하고 해탈하고 출리(出離)한 것이라고 하여, 그 더러운 지혜로써 성품이 되는 것이다. 의혹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진리에 대해 주저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된다. 모든 번뇌 가운데 뒤의 세 가지 견과 의혹은 분별로 일어남(分別起)이요, 그 밖에는 선천적으로 일어남(俱生起)과 분별로 일어남에 공통한다.

 

분노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현전에 요익(饒益)하지 않는 일을 만날 적에 마음이 손실되고 괴로워짐을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원한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맺은 원수를 버리지 못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덮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자신의 죄를 덮고 감춤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괴롭힘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나쁜 말을 폭발하여 나무래고 먹어듬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질투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남이 잘되는 일에 대해 마음에 투기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속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남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진실하지 않는 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아첨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자기 허물을 감추는 방편으로서 마음의 잘못을 섭수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난체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자신의 왕성한 일에 스스로가 도취되고 거만하여 마음에 믿게 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해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유정(有情)들에게 손상시키고 괴롭힘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제 부끄러움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자신의 지은 죄에 대해 스스로가 부끄럽게 여기지 않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남 부끄러움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죄를 지었는데도 남에게 부끄럽게 여기지 않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가라앉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마음이 순조롭고 화창하지 못함으로써 감당할 능력이 없어 멍청하고 어두움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들뜸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믿지 않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믿음으로 대치(對治)할 바이니, 업의 과보 등을 바르게 믿지 않음으로써 마음이 청정하지 않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으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정진으로 대치할 바이니, 모든 선한 품에 대해 마음이 용맹스럽지 않음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방일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곧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고 게으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를 마음이 방지하지 못하고, 모든 선한 품을 능히 닦지 못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기억을 잃어버림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부정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모든 선한 법을 분명히 기억하지 못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산란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탐욕과 진심과 우치가 마음을 분리시켜 유전하고 방탕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바르게 알지 못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몸과 입과 뜻이 현전에 행하는 가운데 바르지 못함을 의지해 머무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뉘우침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마음이 변하여 후회함을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수면(隨面)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자유로히 운전하지 못함으로써 마음이 지극히 멍청하고 단순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머트러운 생각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찾아 구하는 그 뜻과 말의 분별이나 생각과 지혜의 차별이 마음으로 하여금 거칠게 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세밀한 생각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세밀하게 살피는 그 뜻과 말의 분별이나 생각과 지혜의 차별이 마음으로 하여금 세밀하게 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이른바 마음이 상응하지 않는 지어감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물질과 마음과 마음 법의 한계와 위치에 의하여 다만 시설할 수 없는 결정적인 다른 성질과 다르지 않은 성질을 가정으로 세움이다.

저것이 또 어떠한 것인가. 이를테면 얻음(得)과 생각 없는 선정(無想等至)과 아무 것도 없는 선정(滅盡等至)과 생각 없는 하늘(無想所有)과 또는 생명의 뿌리(命根)와 중동분(衆同分)과 나기와 늙음과 머뭄과 그 덧없음과 명신(名身)과 구신(句身)과 문신(文身)과 범부의 성품(異生性) 이러한 등류들이다.

 

어떤 것을 얻음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획득한다거나 성취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또 세 가지이니, 이른바 종자라든가, 자유라든가, 현전(現前)에 응하는 바 그대로인 얻는 것이다.

어떤 것을 생각 없는 선정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이미 변정천(遍淨天)의 탐심은 여의었지만 아직 최상천(最上天)의 탐심을 여의지 못한 것이다. 벗어날 생각에의 뜻 지음을 먼저함으로 말미암아 항상 현행(現行)하지 않는 마음과 마음의 법이 없어짐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아무 것도 없는 선정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이미 아무 것도 없는 곳의 탐심까지를 여의고서 제 1의 존재(有)를 따라 다시 수승한 전진을 구하는 것이다. 지식(止息)할 생각에의 뜻 지음을 먼저함으로 말미암아 항상 현행하지 않거나 또는 항상 현행하는 조그마한 마음과 마음의 법도 다 없어짐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생각 없는 하늘이라 하는가. 이른바 생각 없는 선정의 결과로서 생각 없는 유정의 하늘 가운데 태어나면 항상 현행하지 않는 마음과 마음의 법이 없어지나니 이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의 뿌리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중동분 가운데 과거세의 업에 끌리어서 머무를 때가 결정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중동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중생들의 자기 등류와 서로 비슷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나기란 무엇인가. 이를테면 모든 지어감이 본래 없었지만 지금 있게 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늙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곧 이러한 모든 지어감이 서로 계속하여 변하고 달라짐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머뭄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곧 이러한 모든 지어감이 서로 계속하여 수시로 유전해감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덧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곧 이러한 모든 지어감이 서로 계속하여 없어져감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명신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법의 제 성품(自性)에 대해 말을 더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구신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법의 차별에 대해 말을 더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문신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문자로써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능히 앞의 두 가지를 표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하나니, 명신 · 구신의 의지가 되고 뜻을 나타내기 때문에 또한 자신(字身)이라고도 하나니, 차별문(差別門)의 변해 바꿔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범부의 성품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성인들의 법을 얻지 못함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등류로써 지어감의 쌓임을 이미 설하였다.

 

다음, 어떤 것을 의식의 쌓임이라 하는가. 이를테면 반연하는 바 경계를 분명히 분별하는 것으로써 그 성품이 됨이다. 한편 이것을 마음이라고도 하고 뜻이라고도 하나니, 마음으로 채집(採集)하기 때문이고, 뜻으로 섭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수승한 마음이란, 이른바 아뢰야식(阿賴耶識)이 그것이다. 왜냐 하면 이 아뢰야식 가운데 모든 지어감의 종자를 다 채집하기 때문이다. 또 이 지어감의 반연을 분명히 분별할 수 없는 것은 앞뒤로 동일한 종류가 서로 계속하여 유전하기 때문이다. 또 이 식으로 말미암아 아무 것도 없는 선정(滅盡等至)과 생각 없는 선정(無想等至)과 생각 없는 하늘(無想所)로부터 일어나는 그 분명히 분별된 경계를 이르되, 의식의 도로 나는 것이라고 하나니라. 이른바 반연하는 그 반연의 차별을 기다려 유전하기 때문이고, 자주자주 간단하다가도 다시 도로 유전하기 때문이며, 또 생사로 하여금 그 유전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아뢰야식이란, 이를테면 모든 종자를 거둬 간직하기 때문이고, 또 능히 내라는 교만(我慢)의 모양을 거둬 간직하기 때문이다. 또 몸은 반연하여 경계를 삼기 때문이니, 곧 이것을 아타나식(阿陀那識)이라고 하나니, 능히 몸을 잡아 간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수승한 뜻이란, 이른바 아뢰야식을 반연하여 경계를 삼음이니, 항상 나라는 어리석음(我癡)과 나라는 소견(我見)과 나라는 교만(我慢)과 나라는 애착(我愛)등 상응하는 의식과 더불어 앞뒤로 동일한 종류가 서로 계속하여 따라 유전하는 것이다. 다만 아라한의 과위(阿羅漢果)와 성인의 도와 아무 것도 없는 선정 등 현전의 지위를 제외하고서 말이다.

 

문) 무슨 뜻으로 쌓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답) 쌓아 모은다는 뜻으로써 쌓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세간에서 서로 계속되는 품류(品類)의 그 갈래와 처소와 차별된 물질 등을 통틀어 섭수하기 때문이다.

 

다시 열 두 가지 대경(十二處)이 있으니, 이를테면 눈의 대경이고 빛의 대경인 것과 귀의 대경이고 소리의 대경인 것과 코의 대경이고 냄새의 대경인 것과 혀의 대경이고 맛의 대경인 것과 몸의 대경이고 닿임의 대경인 것과 뜻의 대경이고 법의 대경이 그것이다.

눈 등 다섯 가지 대경과 빛 · 소리 · 냄새 · 맛의 대경은 앞서 이미 해석한 그대로이고,

닿임의 대경이란 아른바 네 가지 원소(四大)와 또는 앞에 설한 바 닿은 것의 한 부분이다.

뜻의 대경이란, 바로 이 의식의 쌓임이다.

법의 대경이란, 이른바 느끼고 생각하고 지어가는 쌓임의 표색(表色)없는 것들과 또는 함이 없는 것이다.

함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허공의 함이 없음과 비택멸(非擇滅)의 함이 없음과 택멸(擇滅)의 함이 없음과 진여의 함이 없음 따위이다.

 

어떤 것을 허공이라 하는가. 마치 허공이 모든 물질을 다 용납해 받아들이는 것과 같음이다.

어떤 것을 비택멸이라 하는가. 열반과 같고 얽매임을 여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또 무슨 말인가. 이를테면 번뇌의 대치(對治)를 여의어 모든 쌓임이 필경 나지 않기 때문이다.

택멸이란 어떤 것인가. 만약에 택멸이라면 이는 얽매임을 여의는 것이다.

이것이 또 무슨 말인가. 이를테면 번뇌를 대치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쌓임이 필경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여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모든 법과 법의 성품은 그 법이 <나>라는 성품이 없는 것이다.

 

문) 무슨 뜻으로 대경(處)이라고 합니까.

답) 모든 의식의 생장하는 문(門)이기 때문이니, 이것이 대경이란 뜻이다.

 

다시 열 여덟 가지 경계가 있으니,

이른바 눈의 경계이고,

빛의 경계이고,

눈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과 귀의 경계이고,

소리의 경계이고,

귀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과,

코의 경계이고,

냄새의 경계이고,

코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과,

혀의 경계이고,

맛의 경계이고,

혀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과,

몸의 경계이고,

닿임의 경계이고,

몸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과,

뜻의 경계이고,

법의 경계이고,

뜻 알음알이의 경계인 것이다.

 

눈 등 여러 경계와 빛 등 여러 경계는 대경 가운데 설한 바 그대로이고,

여섯 알음알이의 경계란, 이른바 눈 등 여러 감관이 빛 등 여러 경계를 반연하여 요별(了別)하는 것으로 그 성품이 되는 것이다.

뜻의 경계란, 이른바 저 알음알이가 간단되거나 소멸되지 않는 것이니, 여섯째의 뜻 알음알이를 나타내 보임과 동시에 널리 열 여덟 가지 경계를 성립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물질의 쌓임은 곧 열 가지 대경과 열 가지 경계와 또는 법의 대경과 법의 경계 한 부분이다. 의식의 쌓임은 곧 뜻의 대경과 또는 일곱 가지 마음 경계이다. 나머지 세 가지 쌓임과 물질 쌓임의 한 부분과 그 밖의 함이 없는 것은 곧 법의 대경이고 법의 경계인 것이다.

 

문) 무슨 뜻으로 경계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답) 작용하는 성품이 없는 제 모양을 지닌 뜻이기 때문에 경계라고 말하는 것이다.

 

문) 무슨 뜻으로 쌓임 따위라고 펼쳐 말하는 것입니까.

답) 세 가지 <아집(我集)>을 대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차례대로 세 가지 <아집>이란, 이를테면 성품의 <아집>과 느끼는 마음의 <아집>과 하는 일의 <아집>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열 여덟 가지 경계 가운데,

형상 있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열 가지 경계의 한 부분이 곧 물질 쌓임의 제 성품이다.

형상 없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그 나머지 경계이며,

견(見)이 있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하나의 물질 경계이다.

견이 없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그 나머지 경계이며,

상대 있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형상 있는 열 가지 경계이니, 이 대경에 장애가 있는 그것이 바로 상대가 있다는 뜻이다.

상대 없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그 나머지 경계이다.

번뇌가 있는 것에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열 다섯 가지 경계와 최후 세 가지 경계의 적은 부분이니, 이 대경으로 말미암아 번뇌가 일어나기 때문에 또는 지어감을 나타내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번뇌가 없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최후 세 가지 경계의 적은 부분이며,

욕심 세계에의 얽매임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일체의 것이며,

형상 세계에의 얽매임이 몇 가지인가 하면, 냄새 · 맛 · 코 · 혀의 알음알이를 제외한 이른바 열 네 가지이다.

무형 세계에의 얽매임이 몇 가지인가 하면, 최후 세 가지이다.

얽매이지 않은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저 번뇌 없는 경계가 바로 그것이다.

쌓임이 해당함이 몇 가지이냐 하면, 함이 없음(無爲)을 제외한 것이며,

잡음의 쌓임(取蘊)에 해당한 것이 몇 가지냐 하면, 샘이 있음(有漏)인 것이다.

 

선한 것이 몇 가지이고, 불선한 것이 몇 가지이고, 선하지도 불선하지도 않는 것(無記)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열 가지 경계는 이 세 가지에 공통되는 것이고, 일곱 가지 마음의 경계 · 빛 · 소리와 법의 경계, 이 여덟 가지는 선하지도 않고 불선하지도 않는 것이다.

또 안의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빛 · 소리 · 냄새 · 맛 · 닿임과 법의 경계를 제외한 그 나머지 열 두 가지 경계이고,

바깥의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제외된 여섯 가지가 곧 그것이다.

반연 있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일곱 가지 마음의 경계와 법의 경계 적은 부분과 또는 심소(心所)법이 그것이다.

반연 없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나머지 열 가지 경계와 법의 경계 적은 부분이 그것이다.

분별 있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뜻의 경계와 뜻 알음알이의 경계와 법의 경계 적은 부분이 그것이다.

착해 느끼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다섯 가지 안의 경계와 또는 빛 · 냄새 · 맛 · 닿임 등 네 가지 경계의 적은 부분이 그것이다.

집착해 느끼지 않는 것이 몇 가지인가 하면, 그 밖의 아홉 가지와 네 가지 경계의 적은 부분이 그것이다.

동분(同分)이 몇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다섯 가지 안의 형상 있는 경계이니, 제 알음알이 따위의 경계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저 동분이 몇 가지인가 하면, 곧 저 스스로의 알음알이가 <공>할 적에 자신과 더불어 그 유(類)가 동등하기 때문이다.

 

 

출전 : 대승오온론(유가부八,한글대장경135)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