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윤리

불교 윤리의 근본

근와(槿瓦) 2014. 10. 2. 01:56

불교 윤리의 근본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오늘 날 우리 사회는 과학 문명의 발달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 인간 생활의 편리함과 혜택을 가져왔지만, 그 역기능 또한 적지 않다. 자연 환경의 파괴,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비인간화 현상, 도덕 규범의 상실, 가치관의 부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지켜야 할 윤리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윤리란 바로 인간의 행동에 있어서 무엇이 善이고 무엇이 惡인지를 구분하여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도록 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 질서를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불교는 세속을 떠난 종교이기에 인간의 윤리에 대한 가르침이 적다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가르침을 펴고 있기 때문에 불교야말로 윤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說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윤리 사상은 善業과 惡業에 대한 가르침인 업설(業說)과 이 업설을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하는 계율 사상에 잘 나타나 있다. 업설이야말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가장 포괄적인 개념으로, 불교 윤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 업(業)은 인간의 의지적 작용과 행위를 말하며, 거기에는 반드시 과보(果報)가 따른다고 설하고 있다. 선업에는 즐거운 과보가 따르고, 악업에는 괴로운 과보가 따른다고 經典은 설하고 있다. 또한 선과 악의 판단 기준에서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중시하지만 그 판단에는 사회 윤리적 책임이 함께 부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나쁜 일을 저지르고도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착한 일만 하는 데도 불우한 일생을 보내는 이가 있는 등, 因果의 법칙에 어긋나 보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신론자들은 신의 뜻에서, 운명론자는 운명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들이 신의 뜻이나 운명에서 이루어진다면 인간의 자유 의지에 의한 노력과 극복이라는 개념은 설 자리가 없다.

 

 

불교에서는 三世 業報說로 그러한 현상들을 풀이하고 있다. 삼세란 前生과 現生, 來生을 말한다. 그래서 전생의 업에 따라 현생에서 과보를 받는 경우와, 현생의 업에 따라 내생에서 과보를 받는 경우 등을 들고 있다. 부처님은 “만일 고의로 업을 짓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그 과보를 받되, 현세에 받을 때도 있고 내세에 받을 때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윤회설이다.

이 윤회설에 의해 인간윤리의 대상은 현세의 테두리를 벗어나 무한한 시공 속에 펼쳐지게 된다. 즉, 금생만 살고 말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한 순간적인 환락, 자포 자기 등을 억제시키고 스스로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善을 행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미래 지향적인 불교의 인생관, 가치관, 사회 윤리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행복하게 살 것을 바라면서도 불행을 가져오는 악업을 일삼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

 

 

부처님은 이러한 악업을 열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몸(身)으로 세 가지 악업을 지으면 괴로운 보(報)를 받는다. 살생(殺生)과 도둑질(偸盜)과 사음(邪淫)이 그것이다.

입(口)으로 네 가지 악업을 지으면 괴로움을 받는다. 그것은 거짓말(妄語), 이간질하는 말(兩舌), 욕설(惡口), 아첨하는 말(綺語)이다.

뜻(意)으로 세 가지 악업을 지으면 괴로움을 받는다. 곧 욕심(貪愛), 성냄(瞋恚), 어리석음(癡暗)이다.”

 

 

이상의 열 가지 악업(十惡業)에 반대되는 것이 십선업(十善業)이다. 즉 불살생(不殺生) · 불투도(不偸盜) · 불사음(不邪淫) · 불망어(不妄語) · 불양설(不兩舌) · 불악구(不惡口) · 불기어(不綺語) · 무탐(無貪) · 무에(無恚) · 정견(正見)이 그것이다.

이 십업 중의 어느 하나도 인간의 사회 생활과 무관한 것은 없다. 거대한 댐이 작은 구멍 하나로 무너지듯이 사회라는 큰 틀도 개인의 변화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도시화되고 문명의 이기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있어 개인의 깨달음과 바른 삶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개인의 변화는 이 시대 개혁의 출발점이자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체에는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도덕과 최소한의 규범이 있다. 부처님께서 불자들이 지켜야 할 생활규범의 원칙으로 제시하신 것이 바로 이 열 가지이다. 이 열 가지 원칙들은 몸(身)과 입(口)과 생각(意)에 바탕을 둔 것으로, 몸과 관련된 것이 세 가지, 입은 네 가지, 생각과 관련된 것이 세 가지이다.

 

 

첫째로 몸과 관련된 규칙으로는, 산 목숨을 죽이지 말고 살려 줄 것(放生), 남의 것을 훔치기 보다는 남에게 베풀 것(布施), 다른 사람과 삿된(부정한, 잘못된) 관계를 갖지 말고 정숙한 생활을 할 것(梵行)을 강조하셨다. 이것은 자신에게도 해로울 뿐 아니라 다른 이를 고통에 빠뜨리는 근원이 된다.

 

둘째로 입으로는 먼저, 남에게 거짓말보다는 정직한 말을 해야 한다(眞實語).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을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러나 그것은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이나 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되어 거짓말에 쏟는 정열과 노력을 들여 정직하게 살아가야 함은 물론, 욕설보다는 부드러운 말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안온한 상태에서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愛語).

남을 속이는 일은 나를 속이는 일이고 이런 행동이 점점 심해지면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남을 속이는 행위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자의식은 언제나 잠재하고 있어 나중에는 스스로 항상 누가 나를 속이지나 않나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깊어지면 심리적 변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바른 말을 하여 신뢰의 바탕을 쌓아야 한다(直語).

우리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남이 잘되는 것을 못봐주는 의식에서 나온 속담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믿음보다는 불신이 심화될 것이다. 불자들은 진실한 말과 행동으로 남들을 이간시키거나 불신의 소지를 남겨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간질이 깊어지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진다. 그래서 이러한 이간질을 하지 말아야 한다(和合語).

 

셋째는 생각과 관련된 규칙들이다. 우리들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속에서 살아간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 뿐이다. 사실 잘못된 행동을 돌아보면 탐욕이 그 근원이다. 따라서 탐욕을 버리는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부처님께서는 늘 무욕의 경지를 설하셨다(無貪).

한편 잘못된 생각 한 번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되는 때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성냄이 그 으뜸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격을 잘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며, 그것은 수행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성냄이 없는 경지를 무에(無恚)라고 한다.

이러한 불교 윤리를 실천하고자 할 때에는 지혜와 자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혜와 자비로 이러한 잘못된 행동을 가져오는 어리석음을 없애고 진리의 입장에 서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행동이다(正見).

이러한 행동양식을 바탕으로 모든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서로 위해 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선을 추구하는 정도(正道)인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은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諸惡莫作)

모든 선을 힘써 행해 (衆善奉行)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自淨其意)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是諸佛敎)

 

 

이것을 칠불통계(七佛通戒)라고 한다. 이 가르침에 의해서 청정하고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 모든 더러운 생각이 사라진 마음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절대 평화와 자유의 경지인 해탈과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출전 : 불교입문(조계종 포교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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