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여러 종류의 여자

이 세상의 여러 종류의 여자

근와(槿瓦) 2014. 6. 23. 01:19

어느 날 말리 왕비는 세존을 기원 정사에서 찾아 뵙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여자는 추하고 가난하며 어떤 여자는 추하지만 부유하고, 어떤 여자는 아름답지만 가난하고 어떤 여자는 아름다운 데다가 부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떠한 까닭에 의한 것이옵니까?”

 

 

“왕비여, 어떤 여자는 잘 노하고 잘 낙담하고 화를 잘 내며, 토라져 증오의 빛을 나타내고 출가자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남의 이양(利養), 명예를 얻는 것을 보면 질투한다. 이 여자는 후세에 추하고 가난한 자로 태어나는 것이다.

 

 

또 어떤 여자는 역시 이 같은 악덕을 갖추고 있지만 출가자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고 남의 이양이나 명예를 얻는 것을 보고서도 질투하는 일이 없다. 이 여자는 내세에 태어나되 추하긴 하지만 부유하고 자유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또 어떤 여자는 마음이 넓고 커, 무슨 일에도 화를 내지 않고 토라지지 않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지만, 출가자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남의 명예나 이양에 대해서는 질투하는 마음이 있다. 이 여자는 내세에 용모는 아름답지만 가난한 집에 태어나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어떤 여자는 역시 이와 같은 아름다운 덕을 갖춘데다가 또한 출가자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고, 남의 이익이나 명예를 얻는 것을 보더라도 질투하는 일이 없다. 이 여자는 내세에 얼굴도 아름답고 부유하여 큰 세력있는 자로 태어나는 것이다. 왕비여, 이것이 이 세간에 여러 가지 종류의 여자가 있는 까닭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전생에 잘 노하고 비뚤어진 좁은 마음을 가진 여자였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추한 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출가자에게 공양하기를 좋아하고 남이 가진 물건에 대하여 질투심을 일으키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부유하고 자유를 누리는 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왕궁에서 수많은 시녀를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부드럽게 무슨 일에도 화를 내지 않고 삼가겠습니다. 또 출가자에게 공양하고, 남을 시기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리하여 왕비는 세존의 가르침을 기뻐하고 궁으로 돌아갔다.

참고

말리부인(末利夫人) : 중인도 사위국 성주 파사익왕의 부인. 말리부인은 본래 가비라국의 한 촌읍 知事

                            의 딸로 明月이라 불렸는데, 아버지가 죽은 뒤 용모가 예쁘고 총명하므로 가비라의

                            성주 마하남의 양녀가 되다.

                            항상 여러 가지 꽃으로 화만을 만들었다 하여 勝이라 했는데, 하루는 동산으로

                            던 길에 부처님의 行乞을 만나 밥을 공양하고 동산 가운데에 이르렀을 때, 사냥 가는

                            길에 잠시 동산에서 쉬고 있던 파사익왕을 만나다. 파사익왕은 승만의 재능과 지혜

                            가 수승함을 보고 제일 부인을 삼으니, 말리는 毘盧釋迦를 낳고 왕을 도와 나라를 번

                            영케 하며, 왕과 함께 祇園精舍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교법을 들었다고 함.

출전 : 불교학대사전 및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