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인(四法印)

인연,만유의 원리

근와(槿瓦) 2016. 8. 7. 01:06

인연,만유의 원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부처님은 모든 이질적인 요소가 집합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집합하는가 하는 원리가 없이 집합된다는 것은 독선이며 설득력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석존 스스로가 인연의 도리를 깨달으셨기 때문입니다. 인연(因緣)은 실로 만유제법의 원리인 동시에 현상의 제법, 나아가서 공존관계(共存關係)의 원리인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러한 인연의 작용을 연기(緣起)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남전장 상응부경(南傳藏相應部經)에 나타난 연기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하면 저것이 생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이 멸한다.

 

이를 분석하여 고찰해 보면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라는 것은 현상계의 제법이 공간적으로 동시에 병존(並存)한다는 연관성을 말한 것입니다. <이것이 생하면 저것이 생한다>는 것은 만유제법이 시간적으로 다른 시기에 발생한다는 관계성을 말한 것입니다.

 

<인연>이란 단어는 때때로 인() 또는 연()으로 따로 떼어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은 반드시 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이를 가리켜서 인과론(因果論)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여 만유제법은 서로간에 인()이 되고 과()가 되어 상부상조하여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의 관계는 쉽게 비유하여 한 장의 화선지와 그 위에 그려진 그림과의 관계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이 현상하는데는 시간적으로 상자상생(相資相生)하고 공간적으로는 상의상후(相依相侯)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인과론의 이론입니다.

 

즉 현상계의 제법은 모두가 인과관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공간적으로 본다면 A의 존재를 인()으로 하여 B의 과()가 존재할 수 있으며, B를 인()으로 한다면 C의 존재는 과()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시간적으로 볼 때는 A가 생하는데는 B가 인()이 되고, B가 생하는데는 C가 인()이 되고, C가 생산하는데는 C가 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온 우주의 모든 삼라만상은 어느 한 가지도 인과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이 인계(因界)의 무진한 관계에 난마처럼 얽혀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기설 다시 말하여 인과론도 초기에는 아주 단순한 원리였던 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로 이론화되어 육인(六因) · 사연(四緣) · 오과설(五果說)이 발생하여 복잡하고 다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인연설에 의하여 설립된 현상계의 일체제법의 실상 즉 진실한 상태는 무엇인가를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처님께서 각득(覺得)한 연기(緣起) 즉 인연(因緣)은 절대적입니다. 후세의 용수(龍樹)<미증유의 한 법이 있으니 이를 인연하여 생하지 않는 것이란 없다(未曾有一法 不從因緣生)라고 하였습니다. 용수는 이에 덧붙여 인연이 절대적인 것이지만 또한 유일한 것도 아니고 상주불변(常住不變)의 것도 아니며 공()한 것으로 무실체(無實體)의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공()한 원리가 어떻게 제법의 원리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극히 간단합니다. 그것이 공()하기에 제법의 원리가 될 수 있는 것이며, 만일 제법의 원리로서 성질을 소유하고 있고 어떤 독특한 성질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하여 제법의 원리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허공이 텅 비어 있으므로 능히 일체제법을 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인연의 원리도 바로 공()한 것이기에 제법의 원리가 되는 것입니다. 용수는 공()이 존재하므로 일체법을 얻을 수 있고 일체법이 성립되는 것이며 만일 이것이 없다면 일체법은 성립될 수 없다(以有空美故 一切法得成, 義者一切不則成)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인연의 원리에 의하여 현상된 일체제법의 진실한 상태는 과연 어떠한 것일까? 이에 대하여 석존께서는 2종의 명제(命題)를 내리셨으니 시간적 견지에서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공간적 견지에서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이 그것입니다.

 

 

출전 : 무심유심(서경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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