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병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화두참구할때 너무 성급하면 나타나
조용히 포행하거나 수식관법 등 효과
화두참구(話頭參究)를 너무 급하게 또는 억지로 하거나
자세가 나쁘면 나타날 수 있는 병이 상기(上氣)다.
상기란 기운이 오르는 것, 열이 오르는 것을 말하는데
가슴과 머리로 기가 몰려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픈 상태이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뼈마디와 내장 곳곳에서 불이 일어나는 듯 하고,
선정(禪定)에서 나올 때면 머리가 아프고, 혈맥이 수축하며,
눈이 붉고 귀가 멍멍해진다고 한다.
이런 상태가 되면 화두를 들고 싶어도 너무 고통스러워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상기는 현대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으로
특별한 약도 없고 쉬이 치료도 되지 않아
화두를 드는 수행자에게는 치명적인 병으로 통한다.
심하면 구토까지 하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기도 한다.
따라서 화두를 들 때 상기의 원인인 성급한 마음을 먹어서는 안된다.
남보다 더 빨리 깨우쳐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욕심은
황금알에 눈이 멀어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과 같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조건이 성숙하지 않았는데도
무작정 이루겠다는 마음은 매사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그로 인해 성취가 더디어 질 때는 화를 불러들여
몸속에 열기를 만들어낸다.
또 열기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는데도
이를 제어하지 않고 다시 성급히 이루겠다는 마음을 재발동하면
열기는 순환하거나 내려가지 않고 머리에 머물게 되어
상기병이 생기는 것이다.
선방(禪房)에서는 이를
찬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더운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수승화강(水乘火降)이 안 되어 생긴다고 말한다.
만약 상기 증세가 나타난다면 화두참구를 그만두고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기(氣)를 내리는 포행(布行)을 한다.
신선한 바람을 쐬며 하체를 움직여 기를 내려 주는 것이다.
그래도 상기가 올라 머리가 아프면 새벽시간을 이용, 호흡법을 한다.
이를 수식관(數息觀) 또는 안반념법(安般念法)이라 한다.
수식관은 모든 생각을 떨쳐버리고
조용히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응시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초보자는 집중이 되지 않고
잡념이 끊임없이 떠오르기 때문에,
나가는 숨을 하나부터 500 또는 1000까지 숫자를 센다.
호흡은 숨을 단전까지 끌어내리는 단전호흡이다.
이 방법이 잘 되면 하나부터 10까지 세고
다시 처음부터 10까지 세는 것을 반복한다.
〈안반수의경(安般守意俓)〉에 의하면
수식관의 완전한 방법은 호흡에 마음이 집중되고
거기에 하나가 되어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호흡하는 것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펴서 자세를 바르게 하여
화두를 참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허리를 곧게 하면 호흡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져 상기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호흡에만 집중한다면
이는 화두참구가 아닌 곁가지로 빠질 우려가 높으니 조심해야 한다.
상기병이 악화되어 도저히 화두를 들 수 없을 때는
방편으로 절 수행을 하는 것도 치료법이다.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절을 하다보면
마음이 가라앉아 수승화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오체투지(五體投地)는 발을 비롯한 하체를 자극해
기혈을 정상적으로 만든다.
절은 엎드리는 과정에서 발뒤꿈치를 올리면 혈액이 발로 내려오고,
발바닥의 용천혈(湧泉穴)이 강하게 자극되어 뜨거운 기운은 발로 오고 차가운 기운은 머리로 올라가는 수승화강이 이루어진다.
그래도 상기가 심해진다면 경험있는 선지식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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