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235-47
장아함경-235-4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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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요, 넷째는 신주보(神珠寶)며,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요, 여섯째는 거사보(居士寶)요, 일곱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왕에겐 천 명의 아들이 있어 용맹하고 웅렬(雄烈)하여 능히 외적을 물리칠 것이고 사방에서 공경하고 순종하여 무기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태평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성왕은 큰 보당(寶幢)을 세우리니, 둘레는 16심(尋)이요, 높이는 1천 심(尋)이나 되며 천 종류의 온갖 색깔로 그 깃대를 장엄하게 꾸밀 것이다. 그 깃대에는 백 개의 고(觚)가 있고 한 고에 백 개의 수술[枝]이 있는데, 보배 실로 짜서 만들고 여러 보물을 사이사이 껴 넣을 것이다. 여기서 성왕은 그 깃대를 부수어 사문 바라문과 온 나라 안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고 그런 다음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 위없는 행[無上行]을 닦아 현재 세계에서 몸소 진리를 깨달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을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서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쳐 뒷세상의 목숨[後有]을 받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선행(善行)을 부지런히 닦으라. 선행을 닦음으로써 곧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은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할 것이요, 또 재보(財寶)는 풍요롭고 위력을 구족할 것이다. 마치 모든 왕이 전륜성왕의 옛 법을 따라 행하여 곧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은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하고, 또 재보는 풍요롭고 위력을 구족한 것과 같을 것이다. 비구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마땅히 선법을 닦으면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이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할 것이요, 또 재보는 풍요롭고 위력을 구족할 것이다. 비구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이렇게 비구가 욕정(欲定)을 닦아 익히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멸(滅)의 행을 성취함으로써 신족(神足)을 닦는 것이다. 다음에는 정진정(精進定)ㆍ의정(意定)ㆍ사유정(思惟定)을 닦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멸의 행을 성취함으로써 신족(神足)을 닦는 것이니, 이것을 수명의 늘어남이라 한다. 비구의 안색이 좋아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여기서 비구는 계율을 구족하고 위의를 성취하며 조그마한 죄를 보고도 큰 두려움을 느끼고 모든 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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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골고루 배워 두루 채우고 모두 갖추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 안색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한다. 또 어떤 것을 비구의 안온과 쾌락이라 하는가? 여기서 비구는 음욕(淫欲)을 끊고 불선법(不善法)을 제거하고,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離生喜樂]이 있는 제1선(禪)을 행한다. 다음에는 각과 관을 없애고 안으로 믿어[內心] 기쁘고 즐거우며 생각을 거둬 전일(專一)하게 하여 각도 없고 관도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定生喜樂]이 있는 제2선을 행한다. 다음에는 기쁨을 버리고 평정[護:捨], 마음을 오로지 하여 산란하지 않으며, 스스로 몸에 즐거움[身樂]을 알고 성현이 구하는 바인 평정[護]ㆍ기억[念]ㆍ즐거움[樂]으로 제3선을 행한다. 다음에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버려 멸하는데, 걱정과 기쁨은 이미 멸하였으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護]ㆍ기억[念]ㆍ청정(淸淨)으로 제4선을 행한다. 이것을 비구의 안온과 쾌락이라고 한다.비구의 재보(財寶)가 풍요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여기서 비구는 자비심을 닦아 익혀 한 세계[方]에 가득 채우고 다른 세계에도 또한 그렇게 하며 넓게 두루 하여 둘도 없고 한량도 없다. 모든 번뇌와 원한이 없어지고 마음에는 질투와 미움이 없으며 고요하고 잠잠하고 유순한 경지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느낀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버리는 마음도 또한 이와 같다. 이것을 비구의 재보가 풍요롭다고 하는 것이다. 비구 위력이 구족하다는 말은 어떤 것인가? 여기서 비구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習聖諦:集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盡聖諦:滅諦]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道聖諦]도 사실 그대로 안다. 이것을 비구가 위력을 구족한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모든 힘있는 자를 두루 관찰해 보아도 악마의 힘을 넘어설 이가 없으나, 번뇌[漏]를 끊어 없앤 비구의 힘이라야 능히 그들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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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장아함경 제7권
후진 홍시 연간에 불타야사ㆍ축불념 한역
[제2분] ②
7. 폐숙경(弊宿經)[경의 이역 경전으로는 송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대정구왕경(大正句王經)』이 있으며, 『중아함경』 제16권 71번째 소경인 『비사경(蜱肆經)』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때 동녀(童女) 가섭(迦葉)은 5백 비구와 함께 구살라국(拘薩羅國)을 유행(遊行)하다가 점차로 사파혜(斯波醯) 바라문촌에 이르렀다. 그 때 동녀 가섭은 사파혜촌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숲[尸舍婆林]에 머물렀다. 그 때 폐숙(弊宿)이라는 바라문이 사파혜촌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 마을은 풍요롭고 살기 좋아 백성들이 많이 살았으며 수목도 무성했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따로 이 마을을 떼어 바라문 폐숙에게 주어 범분(梵分)[왕(王)이 내린 영토로서 영구히 세금이 면제된 지역을 말함.]으로 만들었다. 폐숙 바라문은 항상 이견(異見)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요, 또 다시 태어난다는 것[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다.”
그 때 사파혜촌 사람들은 동녀 가섭이 5백 명의 비구와 함께 구살라국에서 이곳 시사바숲으로 가까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들 말하였다.
“이 동녀 가섭은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었으며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솜씨[辯才]는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고 들었다. 그러니 이제 만나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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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또한 좋지 않을까?” 이 때 그 마을 사람들은 날마다 차례로 가섭을 찾아보았다. 그 때 폐숙은 높은 누각 위에서 그 마을 사람들이 떼지어 가는 것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이 가는 곳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곧 측근에서 일산[蓋]을 들고 있는 시자(侍者)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떼지어 가는가?”
시자가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는 동녀 가섭이 5백 비구를 거느리고 구살라국을 유행하며 시사바 숲으로 왔는데 또한 듣기에 그는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어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말솜씨가 뛰어나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떼지어 가는 것은 그 가섭을 만나고자 해서입니다.”
그 때 폐숙 바라문은 곧 시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저 사람들에게 가서, 잠깐 기다렸다가 함께 가서 만나자고 말하라. 왜냐 하면, 저 가섭은 어리석고 미혹하여 세상 사람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生]이 있으며 선악의 과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는 것이다.”
그 때 시자는 명령을 받자마자 곧 사파혜촌 사람들에게 가서 말했다.
“바라문께서 당신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좀 기다렸다가 같이 가서 만나자'고 하셨다.” 마을 사람들이 대답했다. “좋다, 좋다. 만일 올 수 있다면 마땅히 같이 갈 것이다.” 시자는 돌아와 자세히 말했다. “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실 수 있으면 가십시오.”
그 때 바라문은 곧 높은 누각에서 내려와 시자에게 명령하여 가마[駕]를 준비시켰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함께 시사바숲으로 가서 수레에서 내렸다. 걸어서 가섭에게로 나아가 인사를 나눈 뒤 한쪽에 앉았다. 그 마을 사람들 중 바라문이나 거사(居士)들은 가섭에게 예배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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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는 자도 있고 인사를 나눈 뒤에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자기 이름만 댄 뒤에 앉는 자도 있고 합장하고 나서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잠자코 앉는 자도 있었다.
그 때 폐숙 바라문은 동녀 가섭에게 말했다.
“지금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 틈을 내어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가섭이 대답했다.
“당신이 묻는 바를 따라 들을 것이니 그렇게 알라.”
바라문이 말했다.
“지금 내 주장은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도 없는 것이며 죄와 복의 과보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가섭이 대답했다.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그대의 생각대로 대답하라. 지금 위에 있는 해와 달은 이 세상인가, 다른 세상인가? 사람인가, 하늘인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해와 달은 다른 세상이요, 이 세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늘이요, 사람이 아닙니다.”
가섭이 대답했다.
“이것으로써 알 수 있나니, 반드시 다른 세상은 있는 것이요, 또한 다시 태어남도 있고 선악의 과보도 있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비록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도 있으며 선악의 과보도 있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모두 없는 것입니다.”
가섭이 물었다.
“자못 어떤 이유[因緣]로 다른 세상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도 없으며 선악의 과보가 없는 줄로 아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연유가 있습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연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고 하는가?” ...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