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와(槿瓦) 2018. 10. 4. 19:19

장아함경-125-2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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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는 것이 아니다.”

아난이 아뢰었다.

“그러면 어떤 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법을 받아 그 법을 잘 행하면 그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쌍수 사이에서 옆으로 누우니 마음이 어지럽지 않네. 마음 깨끗한 나무 신(神)이 부처 위에 꽃을 뿌렸네. 아난이 부처님에게 묻기를 어떤 것을 공양이라 합니까. 법을 받음과 법을 행함과 깨달음의 꽃을 공양이라 하느니라. 수레바퀴 만한 자금(紫金)의 꽃을 부처님께 뿌려도 공양 아니요 음(陰)ㆍ계(界)ㆍ입(入)[십팔계(十八界)]에 나[我]라는 것 없다 함이 바로 첫째가는 공양이 되느니라.


그 때 범마나(梵摩那)[Upavna이며, 비구의 이름이다.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시봉했던 사람 중 하나이다.]는 부처님 앞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물러가라. 내 앞에 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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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아난은 잠자코 있으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 범마나는 항상 부처님의 측근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왔다. 그는 반드시 여래를 존경하여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에 다다르셨다. 마땅히 그가 지켜보도록 해야 할텐데 물러가라 하시니 무슨 까닭일까?'

그래서 아난은 곧 옷을 가지런히 하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범마나는 언제나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을 뵈옵기 싫증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이십니다. 마땅히 그가 부처님을 지켜보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물러가라 명령하시니 무슨 까닭이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구시성 밖 12유순은 모두 대신천(大神天)들이 사는 집으로서 빈틈이 전혀 없다. 이 모든 대신(大神)들이 이 비구가 내 앞에 서 있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왜냐 하면 '지금은 부처님께서 최후를 맞이하여 곧 멸도에 드시려 하고 있으니 우리들 모든 신은 부처님을 한 번 뵈옵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구는 큰 위엄과 덕이 있어 그 광명이 눈부셔 우리들이 부처님을 친근하고 예배하고 공양할 수 없게 하는구나' 라고 말하고들 있기 때문이다. 아난아, 이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명령하여 물러가라고 한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거룩한 비구는 원래 어떤 덕을 쌓았고 어떤 행을 닦았기에, 지금 그런 위엄과 덕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오랜 과거 91겁 전에 이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비바시였다. 그 때 이 비구는 환희심으로 손수 풀로 횃불을 만들어서 그 탑을 비추었다. 이 인연으로 지금 그의 위엄 있는 광명이 위로 28천(天)에 사무치고, 모든 하늘 신의 광명이 미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보잘것없이 작은 성, 거칠고 허물어진 땅에서 멸도하지 마소서. 왜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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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보다 큰 나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첨파(瞻婆)대국ㆍ비사리국ㆍ왕사성(王舍城)ㆍ바기(婆祇:跋祇)국ㆍ사위(舍衛)국ㆍ가유라위(迦維羅衛)국[탄생하신 곳으로 가비라위(迦毘羅衛)ㆍ가비라바소도(迦毘羅婆蘇都)ㆍ가비라(迦毘羅)라고도 하고, 황두거처(黃頭居處)ㆍ묘덕(妙德)ㆍ창색(蒼色)이라고 한역한다.]ㆍ바라나국 등이 있습니다. 그 땅에는 백성들도 많고 불법을 즐겨 믿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반드시 그 사리를 잘 공경하고 공양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그런 생각을 가지지 말라. 이 땅을 보잘것없는 곳이라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옛날 이 나라에 대선견(大善見)이라는 왕이 있었다. 이 성은 당시 이름이 구사바제(拘舍婆提)였고 대왕의 도성(都城)으로서 길이는 480리 너비는 280리였다. 그 당시 천하게 여길 정도로 쌀과 곡식이 풍성했고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하였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고 성을 둘러싼 난간도 또한 일곱 겹이며, 무늬를 아로새기고 조각[刻]하고 사이사이마다 보배 방울을 달았다. 그 성은 기초의 깊이가 세 길에 높이는 열두 길이었다. 성 위의 누각은 높이 열두 길에 기둥 둘레는 세 길이었다. 금성(金城)에는 은문(銀門), 은성에는 금문, 유리성에는 수정문, 수정성에는 유리문을 달았다. 그 성 주위는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고 사이사이마다 난간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금다락에는 은방울을 은다락에는 금방울을 달았다. 보배 참호[寶★]도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우발라화ㆍ발두마화ㆍ구물두화ㆍ분다리화 등의 연꽃이 피어 있었고, 밑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으며, 사잇길 양쪽에는 다린(多隣)[tla이며, 고송수(高竦樹)라고 한역하는데 즉 패엽(貝葉:貝多羅葉)을 말한다.]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금나무에는 은잎과 은꽃과 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과 금꽃과 금열매며, 수정나무에는 유리꽃과 유리 열매요, 유리나무에는 수정꽃과 수정열매가 열렸다. 다린나무 사이에는 여러 욕지(浴池)가 있었는데 그 물은 맑고 깊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었고, 네 가지 보배 벽돌로써 그 가장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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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 놓았다. 금사다리에는 은발판, 은사다리에는 금발판, 유리 사다리의 층계는 수정으로 발판을 만들고, 수정 사다리의 층계는 유리로 발판을 만들었다. 에워싼 난간은 빙 둘러 서로 이어져 있었고, 그 성의 곳곳에는 다린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며, 수정 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 열매요, 유리 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열매가 열렸다. 나무 사이에는 또 네 가지 보배 못이 있는데 네 가지 꽃이 피어 있었다. 거리와 골목은 잘 정돈되어 줄이 서로 맞았고, 바람이 불면 온갖 꽃들이 길가에 어지럽게 흩날렸다. 실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보배 나무에 불어 오면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 나왔는데 마치 하늘 음악 같았다. 그 나라 사람들은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서로 더불어 그 나무 사이에서 놀면서 스스로 즐겼다. 그 나라에는 언제나 열 가지 소리가 있었으니 고동소리ㆍ북소리ㆍ소고소리ㆍ노래소리ㆍ춤소리ㆍ악기소리ㆍ코끼리소리ㆍ말소리ㆍ수레소리, 음식을 먹으면서 장난하고 웃는 소리가 그것이었다.그 때에 대선견왕에게는 7보(寶)가 갖추어져 있었고, 또 왕은 4덕(德)이 있어 4천하(天下)의 주인이었다. 어떤 것을 7보라 하는가? 첫 번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두 번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세 번째는 감마보(紺馬寶)이고, 네 번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 번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 번째는 거사보(居士寶)이며, 일곱 번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선견대왕은 금륜보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왕은 언제나 보름날 달이 밝을 때면 향탕(香湯)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에워싸여 있는데 저절로 윤보(輪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고 광택이 구족했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었다. 순금으로 되어 있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었다. 대선견왕은 가만히 생각했다. '나는 일찍이 덕이 높은 노장에게서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머리에 물을 부어 새로이 왕이 된 찰리족(刹利族)의 왕이 보름날 달이 밝을 때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이 둘러싸고 금륜(金輪)이 스스로 갑자기 앞에 나타난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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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광택이 난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며, 순금으로 되어 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이와 같으면 곧 그를 전륜성왕이라 한다.) 이제 이 바퀴가 나타난 것도 그런 일이 아닐까? 이제 나는 이 윤보(輪寶)를 시험해 보리라.' 그 때 대선견왕은 곧 4병(兵)[거느리는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말한다.]을 모으고, 금륜보(金輪寶)를 향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 금륜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너는 동방을 향해 법답게 굴러 항상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 수레바퀴는 곧 동으로 굴렀다. 그 때 선견왕은 곧 4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랐고, 금륜보 앞에서는 네 신(神)이 인도하였다. 수레바퀴가 멈출 때에는 왕도 곧 수레를 멈추었다. 그 때에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발우에는 은곡식을 담고 은발우에는 금곡식을 담아 왕에게 찾아 와서 머리숙여 절하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방의 토지는 기름지고 풍성하며 백성들도 불꽃같이 왕성합니다. 백성들은 성질이 어질고 온화하며 자애롭고 효성스러우며 충성스럽고 유순합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여기서 나라를 다스려 주십시오. 저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모시며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러자 선견대왕은 그들 작은 나라 왕들에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제현(諸賢)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나를 공양해 마쳤소. 다만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되,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며, 온 나라 안에 법답지 못한 일이 없게 하시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내가 다스리는 법이라오.'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대왕을 따라 여러 나라를 돌아 다니다가 동쪽 바닷가에 이르렀다. 이렇게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수레바퀴가 가는 곳마다 모든 국왕들이 각각 그 국토를 바치는 것이 동방의 여러 작은 왕들과 같았다. 이 때에 선견왕...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